[사람과 생각] “데이터와 사회과학을 접목해 재미있는 스토리를 풀어내고 싶다”
[사람과 생각] “데이터와 사회과학을 접목해 재미있는 스토리를 풀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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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영 씨(서강대 사회학과 14학번)
강태영 씨(서강대 사회학과 14학번)
강태영 씨(서강대 사회학과 14학번)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가짜뉴스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가짜뉴스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그런 만큼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전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가짜뉴스 현황, 유형, 특징, 사회적 영향력 등 자유 주제로 논문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태영 씨(서강대 사회학과 14학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 씨가 어떤 성격의 캐릭터인지, 어떤 유형의 삶을 살고 있는지 등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논문에 대한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우선 논문의 제목을 봤더니, ‘필터버블은 출처에 따른 뉴스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였다. 생각보다 어려운 주제였다. “‘필터 버블’은 무슨 의미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정확한 뜻을 찾기 위해 구글링을 해봤다. ‘필터 버블(filter bubble)’은 쉽게 말해 제공된 뉴스만 보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검색 결과에 따르면 검색엔진이나 인터넷 제공업체들이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은 필터링(추천)된 정보만을 받아들이게 된다.

필터 버블의 의미를 이해했으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논문의 주요 내용을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 씨는 논문의 핵심 내용이 담긴 PPT를 보여주면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필터 버블이 상시 존재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과연 특정한 컨텐츠의 인기는 출처에 따른 디지털 컨텐츠의 표현 형식과 어떠한 관계를 맺는지’를 알아보고자 했어요. 또 하나는 ‘만약 출처가 불분명한 컨텐츠의 인기가 불가피한 현상이라면, 과연 필터 버블의 완화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를 다뤘어요.” 

이를 위해 강 씨는 정치적 성향이 명확하고 필터 버블 효과가 강력한 온라인 공간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 대한 계량적 분석을 실시했다.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로 알려진 일베(http://ilbe.com)는 청장년층이 합성 사진과 정치 유머 컨텐츠를 게재하는 ‘짤방 게시판’과 중노년층의 정치 토론 공간인 ‘정치 게시판’으로 양분돼 있으며, 특히 후자의 게시판에서는 진실 여부를 판별할 수 없는 획일적 정보들, 가짜 뉴스들, 편향적 기사들이 자주 게재되고 있어서다.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총 7개월에 걸쳐 업로드 된 1만 5000여 개 게시물을 수집했고 이를 크롤링해 회귀분석을 진행했어요. 연구를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해야했는데 설문에 필요한 비용 문제를 비롯해 샘플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나름 정확성을 기하려고 노력했죠. 관찰연구를 할 수 없으니까 실험방식 연구를 시도했어요.” 이에 따라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인문사회계 1전공생 100명(인문계 11%, 사회계 80%, 상경계 5%, 이공계 4%)을 대상으로 두 번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과성 판단을 위한 실험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이렇다. 일베저장소 정치 게시판 내에서는 외부 컨텐츠를 공유하거나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독자 컨텐츠일수록 추천 수가 평균 약 7~8개 더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실험 설문 연구를 통해서는 필터 버블이 완화된 집단에서 뉴스 형태 컨텐츠의 신뢰도가 평균 8%pt 가량 더 높다는 점 역시 알 수 있었다. 강 씨는 연구 방법론 과정에서 전공 외에 수강했던 다른 과목을 들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경영학, 경제학, 수학, 컴퓨터공학, 국제한국학 교과목을 수강하면서 응용경영통계, 선형대수학, 경영환경에서의 시계열 예측과 분석, 데이터 마이닝, 한국학 빅데이터 분석,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론, 고급데이터 분석 등을 공부했죠. 이 과정에서 R, Python, Stata, Java, LaTeX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룰 수 있게 됐어요.” 강 씨는 인터뷰 말미에 틈틈이 시간을 내 지인들과 함께 작업 중인 콘텐츠 프로젝트를 살짝 공개했다. 학술 지식 큐레이팅 미디어를 표방하는 사이트(http://underscore.kr)를 운영하고 있는 것. 여기에는 학술적인 내용을 누구나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카드뉴스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레터와 강연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이제 졸업을 몇 개월 앞둔 강 씨는 취업 대신 대학원을 선택했다. 내년 2월부터 카이스트 경영공학(Management Engineering) 대학원에 입학해 새로운 학문 세계를 탐구하게 된다. “석사 때는 학부 때와는 다른 영역의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데이터 분석이 강조되는 상황과 최근 제 관심사인 딥러닝이나 머신러닝 등 최신 알고리즘을 사회과학연구에 접목시키는 공부를 할 계획이에요. 학창 시절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을 무척 좋아한 적이 있어요. 철학, 문화비평, 현대사회에 대한 소재를 잘 엮어 인사이트를 줬고 도발적이고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 철학자였죠. 저는 데이터를 갖고 사회과학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풀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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