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과 6일 양일간 제주한라대학교서 열려
교육과정‧조직문화‧정부 지원‧직업교육 체제 등 전 분야 혁신 요구돼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가 5일 제주한라대학교에서 동계 연찬회를 개최했다. 연찬회는 6일까지 진행된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가 5일 제주한라대학교에서 동계 연찬회를 개최했다. 연찬회는 6일까지 진행된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문대학이 처한 대‧내적 교육 환경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입학자원 감소, 진학률 감소로 고졸자가 대입정원보다 적은 상황이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재상이 변화하면서 교육 역시 이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회장 박주희, 삼육보건대학교 기획처장)는 그 답이 혁신에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한 방안을 연구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고등교육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고 정책 변화와 총장의 리더십, 특성화를 기반으로 한 현장중심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혁신기술과 기존 전공의 융합, 과정평가형 자격 운영 확대 등의 방안도 제시됐다.

전문대기획실‧처장협의회는 5일 제주한라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사람중심 인재양성, 전문대학이 선도한다’를 주제로 동계 연찬회를 열고 전문대 혁신의 방안을 연구했다.

이번 동계 연찬회에는 전국 전문대학의 기획실‧처장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이기우 회장과 황보은 사무총장, 최용섭 본지 발행인, 안수미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장 등 고등직업교육 관계자들과 김록환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장, 오승균 미래융합연구원 원장 등 전문가들도 함께 논의를 진행했다.

5일 '대학발전과 혁신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주제로 진행된 일정에서는 먼저 혁신의 방향을 설정할 때 필요한 기본 요소가 되는 정부의 지원 방안을 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안수미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정부안을 중심으로 2019년 전문대학 재정지원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2019년 전문대학 재정지원 정부안의 특징은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SCK)사업이 일반재정사업인 전문대학 혁신지원 사업으로 개편되고 예산이 400억원 증액된 것이다.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도 54억원 규모로 전문대까지 확대한다. 단, 정부안에는 전문대학 우수장학금이 포함되지 않았다.

안수미 과장은 전문대학 혁신지원 사업의 기본 방향에 대해 “대학 자체적으로 혁신과제를 수립하고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도 대학에서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자율성을,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성과지표를 통한 성과관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책무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전문대학 혁신지원 사업 예산 수립을 전문대학정책과에서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기우 회장은 “전문대학을 책임지는 곳에서 재정도 다뤄야 한다. 전문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수립은 결과적으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이를 줄곧 주장해왔다”며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 관계자들을 향해 “공식적으로 요청드린다. 유은혜 부총리께도 보고해 달라”고 발언했다.

자격 과정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안됐다. 김록환 지사장은 인증된 교육기관에서 일정 과정을 이수하고 중간 평가를 통과하면 자격기준을 인정해주는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에 대해 설명하고 “과정평가형 자격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과정평가형 자격에 대한 산업체와 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전문대에서 과정평가형 자격 운영을 늘리면 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균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대학의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연결과 융합, 플랫폼이라 분석하고 “대학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대학 자체적인 플랫폼에 대한 계획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을 파악해 담아야 한다”면서 “대학의 특성과 여건, 외부 환경, 4차 산업의 특징 등을 분석하고 각 대학의 실정과 맞는 핵심 키워드를 통해 혁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과 간 융합을 넘어 기존 학과와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을 융합한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오 원장은 “교육과정 운영의 형태는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는 방법, 기존 학과 내에 융합전공을 만드는 방법,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대학 내 ‘스쿨’이나 ‘아카데미’ 형태로 운영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고 이야기했다.

전문대 혁신을 위해 참고할만한 해외의 혁신 사례도 소개됐다. 최용섭 발행인은 ‘고등교육 환경의 변화와 전문대학의 선택’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올해 UCN 프레지던트 서밋의 일환으로 진행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 탐방과 도쿄 콘퍼런스 결과를 발표했다.

최용섭 발행인은 ASU가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에 주목했다. 그는 총장의 리더십과 조직 내 리더 양성을 혁신의 동력으로 꼽았다. 최 발행인은 “ASU 구성원 모두가 무엇을 설명하든 학교의 미션을 언급하더라. 이는 단계적인 리더양성 프로그램을 갖추고 혁신 문화를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 발행인은 고등직업교육의 혁신을 꾀하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한국 전문대가 처한 현실에 던지는 시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 55년만에 학교교육법을 개정을 단행해 전문직대학 및 전문직 단기대학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아시아 직업교육의 메카를 꿈꾸는 일본 정부의 고등직업교육 개혁 의지가 매우 뜨겁다. 이것이 일본이 교육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황보은 사무총장은 ‘영국의 직업교육 혁신’을 주제로 특강했다. 황보 사무총장은 영국의 △도제세 도입 등 도제교육 지원 △기초능력 향상‧강화 △고숙련 전문가 양성 정책 △평가 전문기관을 통한 대학 평가 등을 주목할 만한 혁신 사례로 들었다.

황보 사무총장은 “영국의 직업교육은 실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도입됐다”면서 “우리 전문대학이 혁신 방향을 정할 때 참고할만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만찬 순서에서는 전 전문대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형민 수성대학교 부총장과 협의회 로고를 제작한 정수아 오산대학교 기획처장에게 공로상이 수여됐다.

6일은 ‘함께하는 포용국가를 향해’를 주제로 진행되며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 원장의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 개관 및 제도 개선’ 발표와 전문대학 현안 토론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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