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전자저널 구독 환경 ‘위기’…“국가 차원 지원 시급”
대학 전자저널 구독 환경 ‘위기’…“국가 차원 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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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협상체제 개선’ 두고 7일 국회서 토론회 개최
“서비스 고도화 절실…4차산업혁명시대 연구 경쟁력 관건”
구독료, 국가 R&D예산 1% 수준인 2000억 규모…국가예산안엔 쏙빠져
7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구역량 고도화를 위한 전자저널 구독 협상체제 선진화와 재정지원에 대한 국민 대토론회’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 이현진 기자)
7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구역량 고도화를 위한 전자저널 구독 협상체제 선진화와 재정지원에 대한 국민 대토론회’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 이현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전자저널 서비스 구독료가 매년 인상되고 대학 도서관 지원은 급격히 감소해 전자저널을 선별적으로 공급하거나 급기야 구독을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연구경쟁력의 핵심인 전자저널 서비스가 위축돼 대학경쟁력, 나아가 국가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7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구역량 고도화를 위한 전자저널 구독 협상체제 선진화와 재정지원에 대한 국민 대토론회’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신기남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서형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이종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구독료 상승과 협상의 어려움으로 차질이 빚고 있는 전자저널 서비스의 고도화와 이에 대한 범정부적인 지원 정책 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오갔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도서관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핫플레스이고, 전자저널은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밀도 높은 지식을 담는 매체”라며 “전자저널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전자저널 구입비 상승과 재원확충 문제로 전자저널 열람서비스가 차질을 겪는다면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환경은 심각하게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전자저널 구독료 13년간 10배 ‘껑충’…대학 예산은 ‘축소’ = 전자저널 구독료 인상과 관련해 최근 대학들은 신규 저널뿐만 아니라 기존 전자저널 구독중지를 포함한 전자저널 공급 서비스 중단 위기에 직면해있다. 토론자로 나선 서정욱 전 서울대 의과대학 도서관장은 “지난 13년 동안 전자저널(학술지) 구독비가 무려 10배 올라 학술지 시장에 과다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전자저널 구입에 쓰일 재정은 날로 줄어드는 실정이다.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등의 여파로 대학 재정상황이 어려워지며 대학의 도서관 지원이 심각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우찬제 대학도서관연합회장은 “대학의 재정 상황 어려워지면 일차적 긴축 타겟은 도서관”이라며 “대부분 대학에서 도서관 자료 구입비가 동결·삭감됐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작 필요한 전자저널의 신규구독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기존 전자저널 구독까지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저널 공급사들이 절대 우위 속에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재성 사립대학교 도서관협의회장은 “해외 공급사들이 대규모 M&A를 통해 독점적 지휘로 대체 불가능적 성격에 가까워지면서 전자저널 수요자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끼워팔기, 구독료 과도한 인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차원 컨트롤타워 필요 = 전자저널의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 지원 요청이 이어졌다.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500여 개에 이르는 대학도서관과 공공연구기관은 각 기관별 개별협상을 하지 않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통합해 국가적 컨소시엄 협상체제를 구축해 협상하고 있다. 그러나 컨소시엄 협상체제는 잠시 과학기술부 주도의 KESLI협상체제를 거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주도의 KCUE협상체제와 전자 자료의 국가라이센서를 담당한 교육부의 KERIS 협상으로 분리돼 이분화된 형태로 3년째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전자저널 구독협상체제가 뚜렷한 이유 없이 분리돼 협상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게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이다. 우찬제 회장도 “이같은 협상단, 협상지원체계 등의 문제에서 지속성과 안정성을 가질 수 없어 결과적으로 불리한 협상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큰 상태”라며 “전자정보 저널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상시적으로 분석 연구하는 시스템이 국가차원에서 연구되고 그 데이터를 협상단들이 협상할 때 실시간적으로 능동적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자저널 구독을 위한 분산된 협상체제를 기재부-교육부-과기정통부 간의 부처 협력을 기초로 통합된 체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서정욱 서울대 교수는 “전자저널 수요자의 수평적 역할분담은 결국 업계를 독식한 해외 공급사에게 힘을 싣는 결과를 낸다”며 “정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현재의 실무단 협상 이상의 전문적 협상단을 꾸려 수직적인 역할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도 “실무협상단의 교육훈련, 조정위원회, 협상전문가 지원 등에 재정지원을 통한 협상능력 고도화, 그리고 국가적 로드맵을 포함한 중장기 발전방향 수립이 실현돼야 하며 대학 재정 상태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필수 전자저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라이선스 증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일부 나라에서는 국가라이센스로 모든 국민이 전자저널을 이용하도록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네덜란드다. 우리나라와 연구 규모가 가장 비슷한 나라로 꼽히는 네덜란드는 이미 저자가 아닌 국가 연구비로 구독료를 전부 해결한다. 오픈액세스(OA)방식이다. 오스트리아도 2025년까지 100% OA 저널로 전환하는 국가적 로드맵을 만들어 발표한 상태다.

■ 국가 예산 증액 필요…대학 자구 노력도= 이를 위해서는 관련 국가 예산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데 중지가 모였다. 현재 전자저널 구독료는 국가 R&D 예산 2조원의 1% 규모인 2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 금액이 대학이 아닌 국가예산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기남 위원장은 “전자저널 구독을 위한 국가라이센스 예산 20억원을 KERIS에서 내년 예산안으로 올렸다가 결국 좌초됐다”며 “2000억원 규모 전자저널 구독료 부담은 대학이 할 게 아니라 국가예산으로 돼야한다”고 토로했다.

윤소영 교육부 학술진흥과 과장도 “지난 2015년 대학도서관진흥법이 제정됐고 진흥법 이전에도 정부는 학술진흥법에 의거해 학술 진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그 성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책무가 있음에도 오늘의 전자저널 뿐 아니라 대학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지원노력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자체적인 도서관 지원과 관심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윤 과장은 “도서관 지원이 대학자원 배분에서 최후로 밀린다는 게 큰 문제”라며 “특히 내년부터는 일부를 제외한 대학 재정지원이 대학혁신사업으로 이뤄지며 정부에서 지원받은 예산을 자체적으로 중장기적으로 꾸려나가는 만큼 대학도서관에 대한 포션을 나눠 대학의 본질적 기능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향우 기획재정부 제도기획과 과장도 “대학이나 교육당국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대학재정지원이 일괄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며 “대학이 사업 우선순위나 중요도에 따라 재원을 분배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연구하도록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국민대토론회는 서이종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이 사회를, 우찬제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회장,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과학기술데이터본부 본부장이 발표, 박홍석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수석연구원이 발표를, 기획재정부, 교육부, 과기정통부 등 정부 부처 담당자와 전자저널 관련 전문가들이 토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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