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자 지음 《청정 율사 경산 스님의 삶과 가르침》

‘청정 수좌의 표상’ ‘정화불사淨化佛事의 기수’ ‘무처무시선無處無時禪의 수행자’

이는 모두 학월 경산鶴月京山(1917~1979) 대종사의 삶을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청정 율사 경산 스님의 삶과 가르침》은 평생 불교 중흥의 원력을 실천하고 정화불사의 완성과 종단 화합의 성취를 위해 앞장서며, 수행자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경산 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이다.

1장 〈출가와 수행〉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나라를 빼앗긴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불교에서 그 출구를 발견하고 출가를 결심한 후 제방의 내로라하는 선지식들을 모시고 정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2장 〈한국불교의 정화불사 현장에서〉는 ‘정화불사’라는 시대적 과제를 접하자, 그 험난한 파도에 온몸을 던져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장·종회의장 등의 행정 수반으로서 종단의 발전을 위해 일로매진했던 시기의 이야기다.

3장 〈무문관 수행〉은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 천축사 무문관에서 4년간 정진한 후 회향하기까지의 내용을 전하고 있다.

4장 〈종단의 화합과 포교불사〉는 무문관 회향 후 다시 총무원장으로 복귀해 정화의 완성과 종단의 안정을 발원하던 현장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입적하기까지를 담고 있다.

경산 스님은 1917년 6월에 함경남도 풍산군 안산면 황수원에서 태어났다. 스무 살이던 1936년, 금강산 유점사로 출가했다. 유점사 불교 전문 강원에서 대교과를 수료하고, 금강산 마하연사에서 정진을 시작, 정혜사 만공 선사·칠불암 석우 선사·통도사 경봉 선사·상원사 한암 선사·범어사 동산 선사·미래사 효봉 선사를 모시고 안거를 나며 정진했다. 1954년, 비구종단의 정화가 시작되자 정진처를 떠나 입적할 때까지 대한불교조계종 정화불사의 기수로 불리며 종단과 교단의 발전에 헌신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대와 9대 총무원장과 동국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동국대에 역경원을 개설하고, 1975년, 불교계의 숙원사업이던 ‘부처님 오신 날’ 공휴일 제정을 성취하는 데도 크게 공헌했다. 1979년 12월 25일, 법랍 44세이며 세수 예순셋에 입적했다.

여러 선지식의 책들을 기획·정리하고 엮은 바 있는 박원자 작가가 경산 스님이 생전에 일생을 회고한 이야기를 담은 테이프를 기초자료로 삼아 쓴 책이어서 스님의 목소리를 생생하고 진솔하게 느낄 수 있다.(동국대학교 출판부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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