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교육인증원, ‘제2회 경영교육혁신 포럼’ 개최
경영학회 및 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뜻 모아 공동주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MBA 교육혁신 주제로 종합토론

한국경영교육인증원, 한국경영학회,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가 공동으로 '제2회 경영교육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창업과 산학협력에 초점을 맞춘 교육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을 두지 않았다. [사진=황정일 기자]
한국경영교육인증원, 한국경영학회,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가 공동으로 '제2회 경영교육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창업과 산학협력에 초점을 맞춘 교육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을 두지 않았다. [사진=황정일 기자]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경영교육 인증사업으로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온 사단법인 한국경영교육인증원(원장 박영렬, 이하 경인원)이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경영교육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MBA 교육 혁신'을 주제로 한 제2회 경영교육혁신 포럼은 경영대학원장, 교무처장, 원로교수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9일 서울 연세대 상남경영원에서 개최됐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경영교육혁신 포럼은 경인원과 함께 한국경영학회,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가 뜻을 모아 공동주최해 의미를 더했다. 세 기관은 지난 8월 경영교육 발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포럼이 MOU 체결 이후 공동주최한 첫 번째 행사다. 이날 포럼에서 세 기관은 향후 월례 세미나 등 다각적인 스킨십을 통해 가시적인 결실을 맺어갈 것을 다짐했다.

제2회 경영교육혁신 포럼은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됐다. 먼저 윤성수 고려대 교수가 '한국경영교육의 대혁신'을 주제로, 장영균 서강대 교수가 '한국MBA교육의 대혁신'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어 김남국 동아비즈니스리뷰 편집장, 노원명 매일경제 논설위원, 박호환 아주대 교수(경영대학원장), 이상용 한양대 교수(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이성호 경인원 인증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김해룡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이사장(울산대 경영대학원장)의 주재하에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이성호 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지난해는 경인원에서 주관해 행사를 했는데 올해는 경영학회, 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경인원 등이 협약을 맺고 협력하기로 했다. 경영교육에 관한 논의가 지속화되면 좋겠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3개 기관이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인사말을 밝혔다.

정구현 경인원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경영교육의 사회적 수요가 많아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됐지만, 지금은 경영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설득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교육혁신을 얘기한 지 오래됐으나 이렇다 할 행동이 없었다. 이제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을 해야 할 때다. 경영교육 위기의 현실을 짚어보고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경영교육의 대혁신'에 대해 주제발표한 윤성수 고려대 교수 [사진=황정일 기자]
'한국경영교육의 대혁신'에 대해 주제발표한 윤성수 고려대 교수 [사진=황정일 기자]

대기업 중심에서 디지털 및 창업 중심으로창업자에 초점 둔 경영교육 필요 = 정구현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MBA 응시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경영학에 대한 부전공 및 복수전공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 2년 과정이 1년특화과정이나 야간과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 등을 경영교육 위기론에 대한 현실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1960년대부터 수십 년 동안 노동과 자본, 대기업 중심의 요소투입형 경제성장을 하다가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기술혁신 중심의 생산성 향상을 중심으로 한 혁신형 경제성장으로 전환, 경영교육이 아닌 이공계열이 기업경영을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10대 기업가 리스트를 나열하라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스티브 잡스 애플사 창업자,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이사 사장 등인데 이들을 보면 경영학 전공자가 없다"면서 "대학을 안 나온 사람도 많고 대기업 지배구조에서 디지털 혁명, 창업가 시대가 온 것이며, 이에 맞춰 교수들이 경영교육을 혁신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인센티브 개선을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윤성수 고려대 교수는 '한국경영교육의 대혁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많은 대학의 경영학과에서 산학협력과 관련된 커리큘럼들을 이미 운영하고 있지만 교수에게 주는 혜택이 별로 없어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산학협력 프로젝트 커리큘럼 진행보다 톱 저널에 실릴 논문을 쓰는데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한 대학의 사례를 들었다. 이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실험실습 기반의 커리큘럼을 만들고 프로젝트 학기제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제안서를 만들고 평가위원회에서 심사를 하는 전일제 프로젝트성 랩 과정이다. 그러나 교수에게 주는 혜택이 없고 학생들도 다른 교과에 비해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투자해야 하다 보니 참여도가 낮았다.

윤 교수는 산업현장 수요 파악을 위한 교수의 사기업 파견 취업현장에서 경영학 인증을 통한 산학협력강의 이수실적 우대 장학금, 인턴, 교환학생 선발 시 산학협력강의 참여도 평가 등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한국MBA교육의 대혁신'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은 장영균 서강대 교수는 "최근 국내 34개 MBA 프로그램 중 38%에 해당하는 13개 과정이 정원미달을 기록했다"고 실질적인 위기상황을 전했다. 장 교수는 최근의 경영실무와 맞물리지 않는 경영교육 학부 경영교육과 차별화되지 않은 콘텐츠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경영교육이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적 모델'이 아니라 경제학자, 물리학자 등의 '과학적 모델'을 수용해 왔기에 괴리감이 있는 것"이라며 "MBA 목표가 '지식전달'에서 '역량개발'로 바뀌어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종합토론에서는 '한국MBA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노원명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업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경영대학원에서도 창업에 필요한 노하우와 오너십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상용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은 "이공계 출신 인재들이 MBA 과정을 들었을 때 만족도가 가장 높다. 예술경영MBA, 의료경영MBA 등 특화된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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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영렬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원장 "글로벌 경쟁 시대, 공유 통한 교육플랫폼으로 아시아 스탠더드 MBA 구축"

박영렬 원장 [사진제공=한국경영교육인증원]
박영렬 원장 [사진제공=한국경영교육인증원]

경영교육이 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 박영렬 경인원 원장은 경영학회, 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등 세 기관이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뉴 패러다임에 나온 어젠다 중 실현 가능한 부분을 먼저 하나씩 실천하자는 것. 박 원장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메스틱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 마음을 열고 교육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움을 찾고 의미를 만들어가야 한다. 미국과 유럽에 각각 다른 유형의 MBA가 있는 것처럼 아시아형 MBA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혁신에 방점을 찍고 중국과 함께 우리만의 특성을 가지도록 아시아 스탠더드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 경영교육 혁신을 위해 세 기관이 힘을 모았다.

"지난 8월 통합학술대회를 개최, 우리 경인원과 한국경영학회,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등 세 단체가 MOU를 체결했다. 경영학의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경영교육을 혁신하고 대내외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최근 경영학회에서 경영교육 뉴 패러다임이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에 담긴 여러 가지 교수법, 방향 등에 대해 경인원에서 워크숍, 세미나 등을 주관해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아직까지 구체화된 사안은 없으나 매월 3개 기관의 이름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교수님들에게 새로운 교수법과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경영교육혁신센터를 설립하는 등 연속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 있는가.

"맞춤형 교육, 학습혁명이 기본적인 화두다. 학생의 능력에 맞춰 학습수준에 따라 인공지능(AI) 데이터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이 실제로 교육을 받은 후 사회에 나가서 쓰임새가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이나 역량을 만들어내는 맞춤형 교육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기업관계자들을 모시고 연 2~3회 자문회의를 하는데 명칭변경을 고민 중이다. 기업체, 교수들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논의하는 '산학협력위원회'로 바꿀까 한다. 산학협력의 결과물로서 중요한 것이 취업인 만큼 학생들이 성공적인 취업을 할 수 있게끔 지역단위 산학협력 클러스터 형성, 인턴십, 기업 프로젝트 수업 등을 만들어갈 것이다. 학창시절부터 해당 지역기업과 가까이하고 여러 가지 경영이슈를 생각할 기회를 주며 인턴십을 통한 취업연결까지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 향후 계획은.

"경영대 입장에서는 산학협력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듯하다. 의학·치학 등 다른 분야의 인증원에서는 라이선스를 주니까 힘이 있는데 경인원은 그렇지 않아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산업체들과 연계해서 힘을 갖춰가고자 한다. 산학협력이 잘 이뤄진 분야가 공학인 만큼 공학 분야를 벤치마킹해 경인원에서는 새로운 경영 프로그램을 산학협력에 맞춰 체계적인 학습혁명을 이뤄나갈 계획이다. 또 그간 인증 중심의 운영을 해 왔다면 향후 경영교육의 질 향상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의 변화, 프로그램 혁신, 협업체계 구축 등을 해나갈 것이다. 특히 재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회원을 모집해 발전기금 형태의 회비를 운영해 변화와 혁신을 유도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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