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박람회'에 1천2백명이 몰려 취업난 실감

8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제2회 서울대 우수 인재 채용박람회'에는 개막 첫날부터 내년 학부 졸업예정자 수의 3분의 1 수준인 1천2백명이 몰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취업난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서울대(총장 정운찬)는 지난해 채용박람회 참여 자격을 서울대생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구직자들에게 개방했으나 올해는 서울대 졸업예정자와 신규졸업자들로부터만 사전 등록을 받았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 벤처기업, 외국계 기업 등 50여개 회사가 참여해 구직자들과 상담을 하고 기업별 설명회를 열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대학본부 및 진로취업센터 관계자들에게"만일 필요하다면 총장인 내가 진로취업센터장을 맡을 생각도 있다"며 학생 진로 지도와 취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또 "현재 인건비를 제외하고 7천만원 수준인 진로취업센터 예산을 내년에는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총장과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통해 기업 채용 담당자들 및 학생 대표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취업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학생 대표 중 이정은(농산업교육4)씨는 "산학연계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전문대 위주로 돼 있어 일반 대학생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으며 교내 취업동아리 'AIESEC' 소속 김유니씨는 "해외 인턴십에 대한 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LG텔레콤 인사팀 채용담당자 최훈씨는 "채용 문제에 대해 기업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KT 인사팀 채용담당 공준서씨는 "기업이 요구하는 것은 '우수 인재'가 아니라 '적합한 인재'"라며 "산학협력을 통해 상시 인턴십 프로그램과 이에 대한 학점인정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취업에 있어) 서울대생들에게 설사 다소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매우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작동하며 전체적으로 미약하다"며 "서울대생들도 재학 당시부터 방학을 활용해 다양한 취업기회를 알아보는 등 적극적으로 취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제 혜택 부여는 다른 것과 연관된 문제라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다. 당분간 기업은 기존의 인턴 사원에 대한 지원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대학은 산학연계 인턴십 등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장은 "대학은 특정 기업에 딱 맞는 사람을 내놓는 곳이 아니고 폭넓게 기초를 가르쳐 장기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곳"이라며 "학기중 인턴십에 대해 학점을 부여하는 것 등은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기업과 대학 사이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일은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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