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직업교육 차별 국가가 해소해야
[대학로] 직업교육 차별 국가가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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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동의과학대학교 교수)
이병규 연구위원
이병규 연구위원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에서 직업교육은 일반교육에 비해 경시돼 왔다. 이는 뿌리 깊은 학력주의에 기인한 면이 있다. 특히 학력주의에 따른 수직적 진로 선택 앞에서는 정부의 그 어떤 직업교육 정책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직업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낮은 인식과 차별적 대우는 최종적으로는 국가가 해결해야 하며, 이는 헌법이 국가에 부여한 의무다. 우리 헌법은 제31조에서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교육은 일반교육과 직업교육을 모두 포함한다. 그렇다면 헌법 제31조는 국민의 ‘직업교육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는 직업교육의 헌법적 근거가 된다.

또한 교육기본법은 제21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하여 직업에 대한 소양과 능력을 계발하기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과 공공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러한 직업교육의 상위법상 근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직업교육 관련법은 직업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 규정 없이 교육과 훈련 영역에서 제각각 운용됨으로써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산학협력법>은 ‘산업교육’이라고 하고,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은 ‘직업능력개발훈련’이라고 하며, <직업능력개발 촉진법>은 ‘직업교육훈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유사 개념이 혼재돼 있는 것이다.

또한 1997년 제정된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은 당초 직업교육과 직업훈련 영역의 연계‧통합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 그러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최근 외국의 직업교육은 놀라울 만큼 혁신적이다. 대만은 2013년 기술‧직업교육법 제정을 통해 생애주기별 직업교육 내용을 명확히 했다. 일본은 2017년 학교교육법을 개정하고 고등교육 수요가 다양해지는 현실에 대비해 ‘전문직대학’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대학을 제도화했다.

또한 영국은 2017년 ‘Post-16 Skills Plan’을 통해 의무교육 후의 교육 트랙을 고등교육 진학(academic option)과 직업교육(technical option)으로 이원화하면서 양자의 등가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2018년 교육과 노동의 유기적 연계를 위한 방안으로 교육부와 노동부를 통합한 교육‧노동부(Department of Education and the Workforce)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모름지기 국가의 정책과 의지는 법으로 표현돼야 한다. 직업교육에 관한 정책도 법제 마련과 함께 추진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제4조는 국가의 직업교육훈련기본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직업교육 관련 정책은 이 기본계획에 따라 수립‧추진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고용 상황의 악화로 청년실업률(7.9%)은 전체 실업률보다 2배 이상 높고, 2017년 12월 기준 대졸 취업률은 전년도보다 1.5% 낮아진 66.2%에 그쳤다. 청년 실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내놓는 정부의 단기 정책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정부의 헌법적 책무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제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오늘날 모든 교육은 종국적으로 직업으로 귀결되고, 또한 해당 직업에 종사하기 위한 직업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때, 직업교육은 그 자체가 목적이자 수단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이다. 직업교육 선택자의 성장경로가 마련되고, 직업교육이 일반교육과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직업교육 관련 법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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