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 전문대학의 담대한 전쟁
[수요논단] 전문대학의 담대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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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 서정대학교 교수
조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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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고 문명학자로 손꼽히는 유발하라리는 원래 옥스퍼드 대학에서 중세전쟁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다. 그가 《호모사피엔스》 《호모데우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역작을 내놓기 전 저술한 책 중의 하나가 전쟁문화사를 다룬 극한의 경험(Ultimate Experience)이다. 하라리는 이 책에서 인간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경험’을 통해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심오한 깨달음을 얻는 ‘계시체험’과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경험자의 권위’를 얻는다고 설명한다.

전문대학에 있어서 2019년은 전례가 없는 극한의 경험으로 들어가는 원년이 될 것이다. 전문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본격적인 생존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보다 현저히 줄어가는 대입학령인구, 인공지능, 5G,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의 출발점, 그리고 디지털 정보와 관계망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학습자와 아날로그 세대 교수자들의 격차 등이 본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극한의 경험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는가? 2018년 11월 발표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 IMD의 ‘세계인재보고서(IMD World Talent Ranking)’에 따르면 한국의 인재경쟁력 순위는 조사대상국 60개 국가 중 33위에 머물고 있다. 세계 12대 경제대국의 위상 치고는 인재경쟁력 지수가 초라하기 그지없다. 더 큰 문제는 미래사회를 위한 ‘대학교육의 준비도’는 10점 만점에 4.84점으로 전체 대상국가 중 49위를 차지하고 있어 거의 최악의 수준이다. 4년제 일반대학을 포함한 수치이니 전문대학에 국한한다면 60개 조사대상국 중 거의 최하수준이라고 판단된다.

스마트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만들어 등록·공유하는 플랫폼과 함께 성장한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유튜브로 촉발된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최대 소비자면서 최대 생산자로 등장했다. 인공지능과 플랫폼의 발달로 현재의 콘텐츠는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개발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겐 기존의 아날로그식 교수학습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선학습 후토론의 플립트 러닝, 1대1 맞춤형 어댑티브 러닝, 그리고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블렌디드 러닝과 같은 새로운 교수학습방법론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새로운 교수학습방법론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 즉각 반응한다. 인공지능과 5G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이 적용된 학습체험과 경험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블록체인은 개인 학습자들의 교육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 가능하게 만들 원천 기술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새로운 ‘극한의 경험’은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개별대학들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저마다 새로운 공장을 짓고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지는 전쟁의 수고로움을 줄 뿐이다.

마켓플레이스, 폴랫폼, 커넥트, 앱스토어 등은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는 기업들의 키워드들이다. 제품생산에서 플랫폼 전략으로 바꾸면서 아마존은 최근 10년간 매년 25~30%의 성장을 이뤘고, 페이스북 유저는 5000만 명에서 10억 명으로 증가했다. 메리어드 호텔이 1년 동안 3만 개의 방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에어비엔비는 2주 만에 그 정도의 객실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결과 공유의 힘이다.

이제 전문대학도 이 ‘극한의 경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결과 공유를 실천할 때가 온 것이다. 시대가 바뀔 때 기존의 게임의 룰에만 집착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전문대학은 하라리가 또 하나의 저서인 《대담한 작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규전’이 아닌 전문대학만의 강점을 살린 ‘특수전’을 통해 이 극한의 경험 속에서 생존할 담대한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 담대한 전쟁의 필승전략은 ‘연결과 공유’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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