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 이원묵 건양대 총장 “자율적 혁신 가속화… 대학교육의 질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
[심층대담] 이원묵 건양대 총장 “자율적 혁신 가속화… 대학교육의 질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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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학내 위기 상황 소통과 리더십으로 내부 분열·갈등 치유
‘전국 20위권 일류대학 도약’ 비전 선포… 인성·창의성 갖춘 인재 양성 앞장
CLD(Creative Learning by Doing) 교육 도입… ‘혁신교육’으로 애플 ADS 선정
‘대학교육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건양대는 이원묵 총장의 취임 이후 소통을 앞세우는 리더십을 보이면서 자율적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대학교육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건양대는 이원묵 총장의 취임 이후 소통을 앞세우는 리더십을 보이면서 자율적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대학가에서 건양대는 ‘대학교육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인성·실용교육 강화’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과 학사제도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며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줘서다. 그 결과 건양대는 교육부의 ‘ACE’, ‘LINC’, ‘CK’, ‘PRIME’ 등 주요 국책사업에서 재정지원을 따냈다. 이뿐만 아니다. 취업률에서도 80% 안팎을 유지하며 지난 10여 년간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왔다. 지난해 8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정원감축 대상인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 당시 정연주 총장은 취임 11개월 만에 돌연 석연치 않은 사퇴를 하게 되고, 다시 리더십의 위기를 맞았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가 이원묵 전 한밭대 총장이다. 당시 그는 건양사이버대 총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건양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 총장은 곧바로 대학경영의 위기와 학내 혼란을 조기 수습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이후 건양대는 어떻게 바뀌었고, 얼마나 나아졌을까. 이 총장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 정연주 전임 총장 사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역량강화대학 지정) 이후 고비를 잘 넘기고 있는 모습이다. 취임한 지 반년도 채 안 됐는데 어떤 노력을 했나.

“건양대는 1991년 설립 이후 30년도 채 안 돼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독점적인 리더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한계에 다다랐고 그 결과 리더십의 위기가 왔다. 학교 설립자이자 전 총장인 김희수 이사장의 리더십은 ‘나를 따르라’는 식이었으나 이러한 리더십은 시대에 맞춰 변해야 했다. 이제는 톱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닌 바텀업(Bottom Up) 방식으로 바뀌었다. 컨센서스(Consensus)를 만들고 자율적인 책임이 따르는 리더십을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시대로 변했다. 처음 노조가 생기면서 많은 내부적인 분열과 갈등이 분출됐는데 이제 그런 것들은 거의 해소된 상태다. 사실 취임 이후 매일같이 직원들과 식사도 하고 교수들과 개별적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소통을 강화했다. 이제는 재단과 학교 구성원들이 공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총장으로서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자율적 혁신에 초점을 맞추겠다.”   

- 지난해 8월 취임사에서 ‘국내 20위권 대학 도약’을 천명했다. 어떤 의미인가. 

“사실 ‘서열화’, ‘줄 세우기’를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20위권 대학의 일류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사에서 언급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20위권에 대한 함의는 모든 학과별 교육의 질적 수준이 20위 안에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QS 등 전문 평가기관이나 언론사 평가 등에서 실시하는 객관적인 평가에서 20위권 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교육의 질적 향상이 되지 않고서는 대학의 브랜드를 아무리 높인다고 해도 교육의 실효성이 없다. 즉,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내 20위권 수준이 되면 입학생 모집이나 졸업생 취업 걱정도 안 하게 되지 않겠나. 결국 교육 혁신은 교육의 질적 경쟁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는 게 제 지론이다.”    

- 국립대 총장, 사이버대 총장을 두루 역임했다. 이 같은 경력이 대학 경영을 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

“대학 교단에 오래 있었고 일반대·사이버대 총장 등을 경험한 것이 건양대 총장으로 와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 대학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고, 대한민국 교육과 우리 학생들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몸소 체험해왔기 때문에 현재 건양대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명확히 방향키를 설정할 수 있게 됐다.”

- ‘특성화에 강한 대학’ ‘잘 가르치는 대학’ ‘산학협력 잘하는 대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우리 대학은 국내에서 특성화를 가장 잘하고 있는 대학 중 하나다. 대전 메디컬캠퍼스는 일찌감치 보건의료계열 학과로 특성화해 운영해왔으며, 향후 ‘첨단의료기술’을 선도하는 특성화 캠퍼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료융합기술 연구원을 만들어 캠퍼스 자체를 연구중심대학으로 끌고 가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협력해 의료 관련 기술 연구센터를 건립하려고 한다. 여기에서는 특히 유전자와 줄기세포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의료기술의 첨단연구단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 밖에 건양대와 건양대병원이 같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대형 R&D센터를 조성해 의료 관련 기술 개발, 창업, 기술이전, 사업화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논산 창의융합캠퍼스 또한 창의융합적 인재를 키워내는 CLD(Creative Learning by Doing) 교육을 도입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해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자기주도형 학습을 실천할 수 있는 방향으로 특성화된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각종 글로벌 공모전 수상 등 학생들의 다양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 지역에 위치한 대학으로서 지역산업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지역대학은 그 지역의 흥망성쇠와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대학이 문을 닫으면 지역이 타격을 입고 반대로 지역이 쇠퇴하면 지역대학도 힘을 잃는다. 특히 지역대학으로서 산학협력은 학생에 대한 교육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지역사회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이 경제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내 지역발전을 이루고 이를 통해 다시 대학이 새로운 산학협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건양대는 CLD(Creative Learning by Doing) 교육을 도입하는 등 ‘혁신교육’으로 애플 ADS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화제가 됐다.[사진=한명섭 기자]
건양대는 CLD(Creative Learning by Doing) 교육을 도입하는 등 ‘혁신교육’으로 애플 ADS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화제가 됐다.[사진=한명섭 기자]

- 건양대는 혁신 교육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최근에는 국내 명문대를 제치고 미국 애플사로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돼 화제가 됐다. 

“지난해 말 건양대 PRIME창의융합대학이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선정하는 ADS(Apple Distinguished School)에 선정됐다. ADS는 애플의 다양한 IT기기를 활용해 창의성과 협동성, 비판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교육기관으로서 혁신과 리더십, 교육적 성과에 있어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교육의 혁신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단과대학을 구상했고, 2012년 국내 최초의 융합전문 단과대학인 창의융합대학을 설립했다. 1년 10학기제, 프로젝트식 수업을 선보이며 학생들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 건양대가 추구하는 교육에서 ‘인성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대학이 학생들 교육에서 모토(motto)로 내세우는 게 ‘참된 인성’이다. ‘정직’과 ‘도전정신’의 가치도 굉장히 강조한다. 설립 초기부터 참된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과 학사제도 운영에서도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 건전한 캠퍼스 문화를 위해 실시해오고 있는 ‘무감독시험’은 지금까지 잘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 인성 관련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취업할 때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인성을 갖춘 인재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건양대 졸업생이 굉장히 정직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 강사법이 8월부터 시행되면 재정난에 몰린 대학들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대학과 시간강사의 상생 방안은 없는지. 

“대학마다 시간강사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도 마찬가지다. 4대 보험 가입은 물론 방학에도 학기 중과 동일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강사법 시행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대학 강의의 다양성과 시의성 있는 교육을 위해 강사들은 꼭 필요하고 이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강사를 수업에 투입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열악했던 강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모든 대학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처우개선을 위한 재정지원책 마련이 관건이다. 하지만 단지 재정적인 측면만 고려해 강사를 대폭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교육의 질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으나 강사법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재원 마련이 필수라는 점에서 볼 때 이제는 정부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강사법을 제정한 것으로 역할이 끝난 게 아니다.”   

- 건양대의 재정 상황은 어떤가. 

“재정 문제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재정이 많을수록 좋다. 설립자가 학교를 운영해오면서 재정 관리를 잘했다. 대학법인의 빚이 제로(0)다. 학교 재정을 알뜰히 챙겨서 적립금을 만들어놨고 병원 수익금 100%를 대학에 투입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우리 대학의 등록금은 타 대학에 비해 굉장히 싼 편이다. 국립대보다 조금 높은 300만원대 초반쯤 되는 수준이다.”      

-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보면 초·중·고 교육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등교육의 경쟁력 강화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저도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초·중·고에서는 교부금 제도가 오래전에 만들어져 국가 예산과 연결돼 예산이 자동적으로 확보된다. 초·중·고 교육환경이 대학교 교육환경보다 훨씬 더 좋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 한정된 내부 경쟁에 치중하는 대학 상황에서 이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잘 아시겠지만 교육 예산 70조원 가운데 고등교육분야 예산은 10%밖에 안 된다. 대학 교육의 비중이 ‘이거밖에 안 되나’ 하고 정책 담당자들에게 묻고 싶다. 대학 교육이 질적으로 발전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어떤 학생들이 지원했으면 좋겠나.  

“우리 대학은 지역을 기반으로 둔 대학이기 때문에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지역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이른바 스카이(SKY)대학 학생과 성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지역 학생들은 잠재적 능력이 대단히 우수하다. 이러한 학생들을 데려다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양성하는 게 우리 대학의 역할이다. 한 가지 더 바라는 점은 우수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놓았으니 성실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을 다하고 싶다.”     

- 평소 교육 신념이 궁금하다.

“평소 학생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실패’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 실패는 학습의 연장이지, 패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뭐든지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막상 여유가 생기고 생물학적 나이가 들수록 도전정신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게 사람의 본성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보면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노력해서 자신의 꿈을 이뤄내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이러한 끈기와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포텐셜(potential)을 키워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 재임 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급격한 변혁을 겪고 있으며, 대학환경 역시 큰 굴곡점을 지나고 있다. 건양대가 지금까지 혁신교육의 아이콘으로 성장해왔지만 이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건양대 2.0’을 만들어야 할 시기다. 총장 재임 기간 동안 건양대의 완전한 체질 개선과 새로운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왼쪽)이 이원묵 건양대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왼쪽)이 이원묵 건양대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이원묵 총장은…

충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화학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한밭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임용돼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한밭대 제6대 총장을 역임했다. 201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건양사이버대 제3대 총장직을 수행하며 2018년 8월 건양대 제10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이인원 회장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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