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한서대, 광주대 등 학생들 다수 등단
강민희 대구한의대 교수, 평론 부문 당선

한예종 장희원, 이병현, 김혜지씨(왼쪽부터)
왼쪽부터 한예종 장희원, 이병현, 김혜지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새해 맞아 2019 신춘문예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대학가도 소설, 평론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매년 다수의 신예 작가가 문단에 등단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는 올해도 3명이 단편소설과 평론 부문에서 당선됐다. 주인공은 장희원·이병현씨, 김혜지 졸업생이다.

연극원 극작가 서사창작전공인 장희원씨는 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폐차’로 당선됐다. ‘폐차’는 폐차 직전의 고물차에 치인 고라니를 통해 무고한 약자와 피해자들을 이야기한 내용으로, 심사위원 오정희·성석제 소설가는 “동토의 한파 속에서 별빛처럼 희미하게 빛나는 형제애와 부자의 결속,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의 온기가 삭막한 이 시대의 희망처럼 읽힌다”고 평했다.

장씨는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무한한 심연과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때로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고 있다”며 “언어라는 불완전한 것으로 한 사람의 마음을 잠깐이나마 둔중하게 울리는 일이 내가 가진 단 하나의 꿈”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영상원 영상이론과 이병현씨는 ‘0과 1이 된 링컨과 릴리언 기쉬’로 2019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이씨의 평론은 대중영화에서 영화사의 흔적을 읽어내며 참신한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 ‘무방비도시’ ‘인사동스캔들’ 시나리오 각색 작가인 영상원 영화과 졸업생 김혜지씨는 2019 매일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꽃’으로 당선됐다. ‘꽃’은 현재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생 폭력 이야기로, 김씨는 “연일 참혹한 뉴스가 쏱아지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 가슴아프다”며 “현실이 픽션보다 무참할 때 픽션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며 썼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서대 최보윤, 광주대 김애경, 이수윤, 대구한의대 강민희 교수
​왼쪽부터 한서대 최보윤, 광주대 김애경·이수윤, 대구한의대 강민희 교수

한서대도 2019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당선자를 배출해냈다. 주인공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최보윤씨로, 최씨는 ‘돌들은 재의 꿈을’ 이라는 제목으로 시조 부문에 당선됐다.

지난 8년간 신춘문예에 투고해왔다는 최씨는 “형체 없이 허물어져 내리던 시들이 정형적 율격 속에서 온전해지고 안락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씨는 이번 당선 외에도 ‘한서문학상’ 시 부문과 희곡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한국작가협회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 희곡 부문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다.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졸업생들도 2019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강애영씨는 ‘한밤중에 민서는’이라는 작품으로 광주일보 소설 부문에, 이수윤씨는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라는 작품으로 불교신문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이수윤씨 작품을 심사한 방민호 작가는 “풍뎅이는 살충제 때문에 가족들을 잃어버렸고 거저리는 사람들에게 사육되는 처지”라며 “이렇게 말하면 살벌하게 느껴지지만 이야기는 쉽고도 간결해서 따라 읽기 좋다. 우화의 이점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당선 이유를 밝혔다.

강민희 대구한의대 기초교양대학 교수도 ‘편의점이란 이름의 토포스’라는 작품으로 2019 광남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전남대 국문과 교수인 장일구 평론가는 “개개 텍스트를 해석하는 역량을 진전시켜 문학·예술의 장을 조망하고 전망할 줄 아는 너른 시야를 보여 주는 것이 등단작의 제일 미덕”이라며 “오늘날의 문화적 지형을 읽을 이정표로 편의점이라는 표지를 세우고 이를 구심으로 이 시대의 경관을 조망하는 안목이 미더움을 자아낸다”라고 평가했다. 강민희 교수는 이번 신춘문예 등단 이전에도 글쓰기교육, 스토리텔링 등을 꾸준히 연구해왔으며 2018년 한국연구재단 우수논문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왼쪽부터 우석대 김나비·김영주, 전남대 최류빈
왼쪽부터 우석대 김나비·김영주, 전남대 최류빈

매년 문학 신인 당선자를 배출해 온 우석대도 올해 신춘문예 당선자 1명과 신인문학상 1명을 배출했다.

김나비씨(본명 김희숙,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석사)는 부산일보 신춘문예에서 ‘MPD(다중인격장애)’라는 작품으로 시조 부문에서 당선됐다.  또 경영행정문화대학원 문예창작전공 석사인 김영주씨는 ‘가족사진’이라는 작품으로 동양일보 동화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장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치열함과 날카로운 토론 문화 그리고 교수진의 예리하고 자상한 시선이 어우러진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남대 생물공학과에 재학 중인 최류빈씨도 ‘새 놀이’로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됐다. ‘새 놀이’는 새를 통해 아이들의 동심을 표현한 시로, 최씨는 어린 조카가 이 시를 들을 때마다 즐거워했던 표정을 떠올리며 새처럼 아이들도 세상으로 힘차게 날기를 소망했다.

동시 부문 심사위원인 하청호 시인은 “새를 통한 동심의 상상력이 돋보였다. 그 상상력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고 생동감이 있다”며 “동시가 앞으로 열어가야 할 새로운 방향은 상상의 힘을 독자에게 길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최씨는 "시와 동시를 모두 쓰는 특장(特長)을 잘 살려, 중간지점인 청소년 문학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신춘문예라는 커다란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절차탁마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우씨
정성우씨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과 정성우씨도 ‘끌쟁이’로 무등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끌쟁이'는 글을 모르는 어머님께 바치는 원단을 소재로 처연한 이들의 삶을 표현한 단편 소설로, 심사위원으로부터 “‘끌쟁이’는 문장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어휘력도 좋았다”는 평을 받았다. 

정씨는 "글 모르는 어머니께 자식이 바치는 첫 증명이자 선물"이라며 “소설가, 시인 등의 교수님들에게 실제 글쓰기를 배우고 오프라인 소모임을 하며 작가의 꿈을 이뤘다" 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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