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교양교육 혁신을 위한 정책제언 ⑤]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교양교육은 ‘문제해결 능력 향상’에 초점
[전문대학 교양교육 혁신을 위한 정책제언 ⑤]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교양교육은 ‘문제해결 능력 향상’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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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은 대전보건대학교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교육의 필요성과 함께 기본 핵심역량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양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전공교육과 교양교육 사이에서 비중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등은 저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거기에 지난해 9월 강사법 개정안으로 대학들이 시행에 대비해 졸업학점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어 교양교육에 얼마나 시수를 할애할 수 있을지는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됐다. 이에 본지는 전문대학이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전문 직업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 교양교육 혁신을 위한 정책제언 시리즈’를 7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전문대학 교양교육의 현황과 과제
② 전문대학 교양교육 확대의 필요성
③ 전문대학 교양교육의 정체성과 방향
④ NCS와 전문대학 교양교육
⑤ 해외사례로 본 직업교육에서의 교양교육
⑥ 교양교육 질 제고를 위한 방안
⑦ 전문대학 교양교육 혁신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 

 

신동은 교수
신동은 교수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대학교육의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고 있다. 전문대학도 전문기술뿐 아니라 융‧복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혁신의 방향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양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짧은 수업연한과 직업교육기관이라는 정체성하에서 전문대학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교양교육을 운영할 것인지 명확한 방향을 아직 설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개괄적으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수 학점 중 대략 15%를 차지하는 전문대학 교양교육은 직업기초능력, 창업교육, 인성교과의 비중이 높아 대학 평가지표에 좌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어나 컴퓨터 등 실용성 높은 교과에 치중해 종합적 사고능력을 키워주지 못하고 있다.

본고는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의 교양교육 운영 사례를 검토함으로써 전문대학 교양교육의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것은 미국의 경우 영미권 국가들 중에서 별도의 교양과정이 운영되기 때문에 그 특징을 쉽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학사 취득자의 노동시장 불안정성이 대두되면서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는 직업교육과정에서 교양교육의 필수요건들을 강화하고 조정해왔기 때문이다.

미국대학교육협의회(AAC&U)는 대학의 교양교육을 두 개의 차원에서 제시하고 있다. ‘liberal education’은 대학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목표로서 교양교육(이하 ‘목표로서 교양교육’)을, ‘general education’은 대학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부분으로서 교양교육(이하 ‘교양교육 과정’)을 뜻한다.

목표로서 교양교육(liberal education)은 현대 사회의 복잡성, 다양성, 변화에 대응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으로서, 대학은 전공 뿐 아니라 과학·문화·사회의 광범위한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 지적 기술(의사소통, 문제해결, 분석적 기술 등), 지식과 기술을 실제에 적용하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의 교양교육은 대상, 내용, 방법의 측면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확대됐는데, 그 변화의 특징은 <표 1>과 같다.

이처럼 목표로서 교양교육은 특수한 부류의 대학생을 위한 일부 과정이었던 것으로부터, 모든 학생들에게 모든 교육과정을 통해 제공돼야 하는 교육으로 변화됐다. 따라서 교양교육 과정(general education)은 전공 이외의 다양한 학문 지식을 통해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미국대학교육협의회는 목표로서의 교양교육(liberal education)이 포괄해야 하는 학습의 범위를 ‘문화, 물리 및 자연 세계 지식’ ‘지적 실제적 기술’ ‘개인적 사회적 책임’ ‘통합적 응용적 학습’이라는 4가지 차원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체는 이러한 광범위한 범위의 대학교육을 매우 지지하고 있으며, 2016년 기준 미국 고등교육기관 중 대략 80%의 기관이 이를 반영해 교육하고 있다.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캐스캐디아 커뮤니티 칼리지(Cascadia Community College: 이하 캐스캐디아 대학)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캐스캐디아 대학은 워싱턴 주의 보델(Bothell) 지역에 위치한 대학으로서 편입준비 전문학사(Associate of Science), 직업준비 전문학사(Associate of Applied Science), 실용중심 학사(Bachelor of applied science), 기초 교육, 성인 대상의 ESL 프로그램, 비학점 코스와 직업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캐스캐디아 대학은 학생들의 학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대학의 조직, 교육과정, 학습경험을 조정한 학습대학(learning college)으로서, 커뮤니티 칼리지 혁신 연맹(League for Innovation in the Community College)에서 우수 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캐스캐디아 대학 모델은 대학의 모든 교육 활동이 대학이 정의한 4개의 학습성과를 중심으로 짜여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대학은 ‘활동적으로 학습하기’ ‘비판적·창의적·반성적으로 생각하기’ ‘명료하고 독창적으로 의사소통하기’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상호작용하기’를 포함해 교육의 목표를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그림 1> 참고).

[그림1] 캐스캐디아 대학 학습성과 (출처: 대학 홈페이지)
[그림1] 캐스캐디아 대학 학습성과
(출처: 대학 홈페이지)

한편, 캐스캐디아 대학의 교양교육 과정은 학생들이 적극적인 평생학습자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 <표 2>와 같이 구성돼 있다.

이와 같이 교양교과는 핵심영역(core)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화적 지식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대학의 핵심영역은 “모든 학생들이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문제해결과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교과로 구성됐다. 핵심영역 중 ‘대학생활 성공전략’은 학생들이 아카데믹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개발됐다. 또한 의사소통 및 사고역량은 다양한 관점의 이해·분석·종합·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글쓰기 교과로 구성됐으며, 양적 추론 영역은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요구되는 양적 추론 능력을 길러주고 있다. 캐스캐디아 대학의 학과별 교양 이수 사항은 <표 3>과 같다.

이와 같이 교양교과의 이수학점 비율은 학과별로 25∼50%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편입준비 과정이 직업준비 과정보다 높다. 또한 모든 학과가 핵심 영역(core) 중 양적 추론과 글쓰기 교과를 포함하며, 2개 이상의 기타 영역 교과를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캐스캐디아 대학 교육의 특기할 만한 사항은 교과별 학습성과가 대학의 학습성과에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그 예를 많은 학과에서 교양교과로 선정하고 있는 <사회속의 수학> 교과를 통해 살펴보면 <표 4>와 같다.

캐스캐디아 대학의 모든 교과는 이와 같이 대학에서 제시한 4개의 학습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교과 담당자들은 학습내용의 전달 및 평가, 평가를 위한 학습경험의 설계과정에서 대학의 학습 성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유념해야 한다. 즉 대학의 학습 성과는 대학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학습 경험을 조직하는 바로미터로서, 학생들은 교과의 학습 내용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수행,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의 분석과 상호작용, 도출한 결론의 의사소통 활동에 참여할 것이 요구된다.

이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의 교양교육은 우리 전문대학의 교양교육 위상과 적잖이 상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 말, 특정 직업 준비에 주력하는 직업교육은 학생의 평생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직무중심의 교육과 함께 광범위한 능력을 향상시킬 것을 강조했고, 커뮤니티 칼리지 교육의 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라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경험하는 지금, 전문대학도 직업교육의 내용과 운영 방법의 개혁을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에 필자는 교양교육 운영에 대한 시사점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문대학의 교양교육은 변화하는 사회에서 대응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는 과정으로 정립돼야 한다. 이러한 요구는 연구중심 대학뿐 아니라 직업중심 교육에서도 중요하다. 둘째, 전문대학 교양 과정은 정보 분석 능력, 종합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길러줄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교과로 편성될 필요가 있다. 셋째, 전문대학 교양교과는 학습내용을 기반으로 역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즉, 교양교육은 내용전달에서 더 나아가, 관련 문제를 찾고 답을 찾는 과정에 학생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직업교육의 더 큰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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