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육부, 대학을 ‘통보’아닌 ‘소통’의 대상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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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대학 총장들은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사립대는 강사에 대한 재정을 확대하고 있다” “강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의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등의 요구가 쏟아졌다. 심지어 “가난한 토양에서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절박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시간강사를 축소하고, 교육과목을 줄이거나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는 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시간강사에게 강의를 배정하지 않기로 공식화한 대학도 있다. 전반적인 수업의 질 하락과 학습권 침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는 예견된 일이다. 대학은 지난 10년 동안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해왔다. 적립금도 대부분 특수목적용 기금이어서 경상비나 강사 급여로 마음대로 쓸 수 없다. 이날 총회에서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대학재정 확보방안'을 발표한 이정미 충북대 교수는 "학생 1명당 고등교육비가 OECD 평균의 60% 수준"이라며 "강사법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증가하고, 국제화와 온라인콘텐츠·플랫폼 구축으로 비용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대학의 호소에 귀를 닫고, 눈을 감았다. 2011년 법안이 통과된 이후 시행이 거듭 유예될 동안,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취재할 때마다 교육부에 건의사항이 없냐고 물으면 대학 관계자들은 “아무리 말해도 바뀌지 않는데 무슨 소용인가. 벽에다 얘기하는 꼴”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곤 했다. 

강사법의 연착륙을 위해서 대학의 협조가 필요하기에, 지금이라도 대학과 소통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마침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소통을 강조하며 ‘교육부‧대교협 고등교육정책 공동 TF’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TF에서는 단순히 듣고 그치는 것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대학이 하는 말은 한결같다. 근본적으로 재정난과 각종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대학이 후퇴할 것이란 말이다.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시기에 강사대량 해고로 교육의 질이 위협을 받아선 안 된다. 총회에서 한 총장은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강을 건너려면 과감히 규제를 철폐하고 대학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대학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즉, 일방적인 통보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뜻이 통하고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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