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차이나 포비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시론] ‘차이나 포비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호숙 본지 논설위원/ 사이버한국외대 학장
윤호숙 사이버한국외대 학장
윤호숙 사이버한국외대 학장

‘차이나 포비아(China Phobia, 중국 혐오·공포증)’가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첨단기술 및 이와 관련된 교육 분야에서 이 현상은 두드러진다. MIT에서는 지난해 사전입학 전형에서 중국 출신 학생을 한 명도 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 특정 분야를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의 비자 기한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강력 추진 중이다. 이들 분야는 중국 정부가 핵심 산업으로 중점 육성하는 것들이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미·중 관계를 연구하는 일부 중국인 학자들에게 발급한 10년 기한의 복수비자를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사회주의 통제국가인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 자국의 첨단기술을 탈취하는 잠재적 스파이로 의심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기술 탈취 사건이 매년 40여 건씩 적발되고 있는데 얼마 전 중국 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첨단 OLED 기술을 빼내려다가 발각된 일이 있었다. 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IT 등 한국의 주력산업 분야에서 기술 탈취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2018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이 6만8537명으로 고등교육기관의 전체 외국인 유학생(14만2205명) 중 48.2%에 달한다. 심지어 서울 소재 어느 유수대학의 경우에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거의 70%에 육박하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에 접어든 21세기 초에 ITC, 바이오, 우주항공 분야 등 자연과학의 영역에서 국가 간의 치열한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국가 간 경쟁의 승패는 최첨단 기술력을 둘러싼 우수한 ‘두뇌 확보’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대학들은 이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우리 대학들은 시련의 계절을 겪고 있다.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르는 입학정원의 축소, 이에 따르는 심각한 재정난, 온라인과 SNS를 통한 정보 습득이 일상화 된 정보화 혁명 물결 속에서 강의실 위주의 전통적 수업 방식의 한계 노출, 신산업 환경에 걸맞은 인재공급 능력 결여 등의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대학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수요자가 요구하는 ‘인재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그 해결책 가운데 하나가 해외분교 설치를 통한 해외인재 양성 및 획득이다. 이미 우리 대학의 연구, 지식 경쟁력은 선진국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특히 온라인 교육의 경우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자랑하고 있다고 감히 자부할 수 있다. 온라인 교육기관의 해외 진출에는 그다지 많은 투자비용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서 교육받고 양성된 해외인재들을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글로벌 기업들에 공급하는 산학협력의 혁신형 모델로서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물론 이에 따르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책도 강구해 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재 활용에 있어서 중국식 행태 때문에 빚어지는 마찰도 피할 수가 있다. 뭔가를 ‘좋아한다’는 필리아(Philila)는 ‘공포’ 혹은 ‘혐오’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포비아의 반대 개념의 말이다. 우리 대학교육의 해외진출과 결합한 우리 글로벌 기업의 해외인재 활용으로 일정 부분의 성과를 얻어낸다면 코리아 필리아(Korea Philila, 한국 호감)가 높아져서 우리의 국격도 그만큼 상승할 것임에 틀림없다.

<한국대학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