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권위'를 버리고 직접 강단으로 나와 신입생들과 마주했다. 4일 오후 4시 서울대 사회대의 한 강의실에는 신입생 15명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첫 대학강의를 기다렸다. 곧이어 강의실에 들어선 교수는 올 해부터 도입된 신입생 세미나 67개 강좌 가운데 한 과목을 맡은 정 총장. 현직 서울대 총장이 강의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2002년 '화폐금융론'을 끝으로 강의를 중단하고 총장에 취임한 이래 2년반만에 강단으로 돌아온 정 총장은 1학기 동안 '나와 경제학'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 정 총장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오랜만에 강의에 나왔는데 66학번인 저보다 39년 후배인 여러분을 만나고 보니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여러분을 만나니 목소리가 떨린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내가 그랬듯 여러분도 대학에 처음 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할 수가 있다"며 "옆으로 여러분을 만나서 딱딱한 공부보다는 주로 대화를 통해 어떻게 인생을 설계할지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입생 윤서진군은 "예전부터 정총장님의 칼럼과 인터뷰 등을 많이 봐 왔다. 경제학에서 주관이 뚜렷한 분으로 느껴져 이런 분에게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었다"며 수강신청 배경을 밝혔다. 1시간반동안 진행된 첫 강의에서 정 총장은 대학에 진학할 때 경제학을 전공으로 택했던 사연을 비롯해 자신의 유학생활과 학문연구 과정 등을 회고하고 학생들의 자기소개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정 총장은 앞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수상소감을 모은 책을 교재로 삼아 매주 목요일 신입생 수강생들과 함께 '나의 대학시절', '교수로서의 나', '세계속의 한국경제' 등을 주제로 강의할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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