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2월 10일까지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홍보람 미술작가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26일부터 ‘붉고 푸른 당신과 나 사이’ 전시회를 연다.

홍보람 작가는 주변의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들과 작품으로 소통하고자 2003년부터 핀란드, 후쿠오카, 홍대, 대학로 등에서 ‘마음의 지도’ 프로젝트를 펼쳐왔다. ‘마음의 지도’는 소중한 장소에 대한 기억을 매개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프로젝트다.

‘붉고 푸른 당신과 나 사이’ 전시회도 마음의 지도 프로젝트 일환으로 기획됐다. 홍 작가는 2011년부터 제주 강정마을에서 지내며 해군기지 문제를 겪고 있는 제주 강정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로 하고 여러 작가들과 함께 글, 그림, 사진, 소리로 표현한 작품 전시회를 기획했다.

전시회는 홍보람 작가를 비롯해 홍임정 글작가, 인민승 사진작가, 박채영 사운드작가, 박이령 진행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홍임정 작가는 2015년 탈북자 인터뷰집인 《붉고 푸른 당신과 나 사이(파우스트)》를 펴내기도 했다.

각 작가들은 제주도에 살고 있는 2명의 남자, 3명의 여성 탈북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가슴 속에 있던 이야기를 전시회에 담아냈다.

탈북자 박용국씨 이야기_빛의 나비
탈북자 박용국씨 이야기_빛의 나비

그림 ‘빛의 나비’는 2007년 탈북한 남성 탈북자 박용국씨의 이야기로, 박씨는 첫 탈북에 실패 후 교화소 감옥에 갇혀 있다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탈북에 성공한다.

현재는 제주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필리핀 아내와 결혼해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북한 감옥에 있었을 때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이 무척 감사했다”며 “현재의 삶은 100점 만점에 90점으로 무척 만족한다”고 말했다.

끝없는 강
탈북자 홍인선(가명)씨 이야기_끝없는 강
탈북자 김은희(가명)씨 이야기_아버지와 나
탈북자 김은희(가명)씨 이야기_아버지와 나

그림 ‘끝없는 강’은 2010년 탈북한 홍인선(가명)씨의 이야기로, 홍씨는 부모를 잃고 중국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 제주도로 탈북해 장어양식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림 ‘아버지와 나’는 2009년 탈북한 김은희(가명)씨의 이야기로, 김씨는 북한에서 7년간 근무하다 함경북도 무산 남자와 결혼했으나 일찍 사별 후 탈북했다. 현재는 제주에서 만난 탈북자와 재혼해 살고 있다. 김씨는 작가들이 요청한 북한 그림에 평양대극장, 대성산 유원지, 제1백화점 등을 그리며 아버지와 함께 갔었던 장소에 대한 기억을 드러냈다,

탈북자 황길선(가명)씨 이야기_아리랑 고개로 넘어가 보자
탈북자 황길선(가명)씨 이야기_아리랑 고개로 넘어가 보자
탈북자 김정선씨 이야기_내 살던 고향집에는 바다가 너른 게 있었지
탈북자 김정선씨 이야기_내 살던 고향집에는 바다가 너른 게 있었지

그림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 보자’는 2015년 탈북한 황길선(가명)씨의 이야기로, 그녀는 남편의 학대, 여성편력 등이 싫어 탈북했다. 처음에는 친정으로 돌아갔다가 이후 다시 시집으로 돌아갔지만 변하지 않는 남편에 시달리다가 결국 중국으로 넘어가 한국에까지 오게 됐다.

그녀는 “가정과 자식을 버리고 탈북하는 여성들은 모두 나와 같을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고향에 남겨두고 온 90세 시어머니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림 ‘내 살던 고향집에는 바다가 너른 게 있었지’는 2001년 탈북한 84세 김정선 할머니의 이야기로, 김정선씨는 정부가 배정해 준 아파트에서 손녀들과 함께 살고 있다. 바닷가에 살았던 김정선 할머니는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에 지내면서 고향의 바다를 그리워하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한편 전시회는 26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하기로 했으나 높은 흥행으로 2월 10일까지 연장됐다. 전시 시간은 휴관일없이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다. 전시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 및 문의 갤러리 아트링크 홈페이지(http://www.artlink.co.kr) 또는 전화(02-738-0738)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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