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달 예명대학원대학교 사무처장

기해년의 새봄을 맞는 입춘지절(立春之節)이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 어둡고 긴 겨울이 끝나고 희망의 새봄을 맞는 날이다. 기해년은 60갑자 중 36번째 해에 해당하며, 황금돼지라는 뜻에 따라 2019년 올해는 재물이 많이 따르고 큰 복이 오는 해라고 한다. 특히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과 ‘돼지’가 함께 어우러진 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행운의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더욱 풍요로운 삶을 소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침체됐던 시장 경기가 되살아나 취업 준비생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가 마련되는 올 한 해를 꿈꿔본다. 우리의 대학가도 새 학기 개강을 위한 새로운 학사일정 등을 위한 준비로 캠퍼스마다 구성원 모두가 활기 넘치는 일상을 연출하길 희망한다. 우리의 대학가 2월은 2019학년도 교육과정 운영 계획 및 교비회계 세입세출 예산 책정을 위한 등록금심의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법인이사회 준비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일본과 중국이 이웃해 있다. 그리고 미국은 오랜 혈맹으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 갈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 하겠다.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보면 간방(艮方)으로 심장과 같은 매우 중요한 우방국으로서 우리의 안보를 굳건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군사적으로 서로 협력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 일본은 근세에 와서 서양 문명을 일찍 도입해 우리나라보다 10여 년 앞선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우리보다 앞선 선진기술을 갖고 있어 우리는 이를 배우고 익히는 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은 덩샤오핑 체제 이후 서구 문명을 적극 도입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고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의 제품생산 기술 등은 우리보다 10여 년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이웃에 거대시장인 중국시장이 있어 이를 상대로 상거래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우리 경제가 동북아경제권을 넘어 세계경제권의 중심이 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최근 지인이 일본을 다녀온 후 일본문화와 우리 문화의 차이점을 메모해 이메일로 보내준 것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한국인은 좋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으로 알지만, 일본인은 평범한 근무복이나 작업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한국인은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것을 성공으로 알지만 일본인은 공기밥 1사발, 단무지 3개, 김 3장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한국인은 크고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것을 자랑으로 알지만 일본인은 성공한 사람이라도 20여 평 정도 집에서 사는 것을 자족(自足)으로 알고 만족해한다. 한국인은 비싼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자랑으로 알지만, 일본인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한다. 한국인은 탈세(脫稅), 감세(減稅) 신고가 다반사인데, 일본인은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 정직하게 살려고 한다. 한국인은 조금만 알면 더 이상 배우지 않으려는 꽉 찬 물병인데, 일본인은 아무리 알아도 또 공부하고 노력하는 빈 항아리다. 한국인은 자기를 높이고 과시하며 상대방을 깔보려 하는데, 일본인은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려 한다. 한국인은 수단 방법 불문하고 내가 출세해야 자손이 잘 산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인은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절약해야 자손이 잘 산다며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의 문화 중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이를 반드시 배워야 하며, 기해년에는 이를 꼭 실행하기를 희망한다.

필자는 지난 연말에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소재 명문고교인 선화고교를 방문했다. 본관 건물 중앙 로비에 이 학교 교육목표인 ‘誠信嬴天下(성신영천하)-성실과 신의가 천하를 얻는다’ 현판이 게시된 것을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다. 경전(經典)에서 본 글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성(誠)과 신(信)이 천하(天下)를 얻는다, 즉 성실과 신의가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을 넘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 통용되는 것이구나! 이를 보고 다시 한 번 필자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과 신이 일상화 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게 됐다. 그리고 이를 기해년 입춘지절에 지인들께 메신저와 SNS로 송부했다. 특히 대학가 지인들께 많이 송부했다. 적령학생 수 감소로 신입생 충원율이 감소하고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재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등 재학생 충원율 감소로 경영 여건이 어려운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직원들은 여러 가지로 대학 학사관리에 어려움이 많으리라 예견된다. 2019학년도엔 대학 구성원 모두가 대학구조조정, 대학특성화, 대학평가, 외국인유학생 유치 등 현안사항을 술술 풀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성과 신의 경전 속의 지혜와 덕을 체득해 이를 적극 활용해 보길 권유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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