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취임식, 인재상·연구 중요성, 변화와 도전 강조

오세정 서울대학교 제27대 총장의 취임식이 8일 오전11시 관악캠퍼스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오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인재상·연구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와 도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오세정 서울대학교 제27대 총장의 취임식이 8일 오전11시 관악캠퍼스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오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인재상·연구 중요성을 강조하며, 변화와 도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오세정 서울대학교 제27대 총장의 취임식이 8일 오전11시 관악캠퍼스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전임 총장과 학장·원장·교수 등 교원, 학생, 직원 등 250여 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이날 취임식은 국민의례에 이은 약력소개, 총장 취임사, 이현재 전 총장, 신수정 총동창회장의 축사, 교가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오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학의 혁신과 공공성 강화 △지성의 회복 △한국 사회와 인류의 당면과제 해결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인재 육성 △장기적 전망 속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연구 수행 등 서울대 발전방향 전반을 제시했다. 

오 총장은 가장 먼저 ‘서울대 위기론’을 들며, 향후 서울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 위기론을 말한다. 근본적 원인은 서울대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 여건을 탓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자성이 먼저 필요하다”고 문제를 진단한 오 총장은 “새로운 미래를 여는 대학으로 거듭나려면 관행을 좇는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의 대표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변화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서울대가 강조해 온 ‘선한 인재’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짚는 발언도 취임사를 통해 나왔다. “압축 성장 시대에 적절했던 선진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교육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독창성과 사유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 학문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함, 넓은 시야와 따뜻한 마음, 협동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가고 함께 갈 줄 아는 인재’가 돼야 한다”는 것이 오 총장이 밝힌 서울대가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상이다.

‘선발’이 아닌 ‘교육’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잘 준비된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 간 경쟁이라는 현재 교육 풍토에서 벗어나 입학한 학생들을 잘 가르치라는 국민 염원에 부응하겠다. 좋은 대학이란 뛰어난 학생을 잘 뽑는 대학이 아니라 ‘잘 가르쳐 뛰어난 인재’를 만드는 대학이다.”

장기적인 연구의 중요성도 짚었다. 오 총장은 “서울대의 연구 수준은 양적으로는 세계 어떤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 질적으로 탁월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며 “논문의 숫자나 인용횟수를 세는 계량적인 평가의 틀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근본적인 혁신을 하겠다는 각오를 구성원 모두가 다져야 한다. 변화는 낯섦과 불편함을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서울대가 다시금 신뢰와 인정을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진취적인 자세 속에서 낯섦과 불편함은 발전을 위한 자극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이 오 총장의 당부다. 

오 총장은 “구성원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학, 국민이 자랑스러워 하는 대학, 세계가 존경하는 대학이 되는 길로 나아가는 일은 임기 내 완성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는 일이기에 오늘부터 시작하려 한다. 앞으로 4년간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서울대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기약하자”는 말로 취임사를 끝맺었다. 

오늘 취임식을 가진 오 총장은 총장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발전의 핵심 목표로 △학부교육 혁신 △정책연구 싱크탱크 △법인화 관련 문제 해결 △글로벌 멀티캠과 대학도시 △행정시스템 수준 향상 △단과대학 자율성 보장 등을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오 총장은 △서울대 공공성 강화 △학부교육 개선 △연구환경 구축 △법인화법 개정 △복지여건 개선 △멀티캠 네트워크와 열린 대학도시 조성 △행정 혁신 △재정자립 기반 마련 등을 세부공약으로 내걸었다.

1일부터 시작된 오 총장의 임기는 4년이다. 1953년생인 오 총장은 경기고를 거쳐 1975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美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자연과학대학 학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기초과학연구원 원장, 한국과학기술단체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과학기술부문 최고 석학들이 모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기도 하다. 2016년 바른미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제27대 서울대 총장 재선거가 열리는 2018년 10월경까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