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대학교 수석졸업한 박은경(46)씨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은 박은경씨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은 박은경씨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8일 열린 구미대학교(총장 정창주) 졸업식에서 단연 모자(母子) 졸업생이 화제를 모았다.

어머니는 이날 전공심화 전체 수석으로 식장에 올라 재단이사장상을 받았고, 아들은 공군부사관으로 지난해 조기 임관했다.

주인공은 박은경(46·산업경영학과)씨와 아들 김정곤(21·헬기정비과) 씨. 아들은 군복무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씨가 마흔을 넘겨 구미대학교 산업경영과를 진학한 동기와 열정은 남달랐다. 1남1녀를 둔 전업 주부로 생활하다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면서 경영에 애로를 느껴 학업을 결심하게 됐다.

낮에는 대학생으로 저녁에는 학원 교사로, 밤에는 주부이자 늦깍이 대학생으로서의 보충 공부에 열심을 다했다. 젊은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다시는 없을 학업의 기회를 놓치기 싫어 하루 2~3시간 잠을 자는 일과들이 반복됐다. 이즈음 친정 아버지의 병환으로 병 간호도 빼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학업에 대한 열정은 탄력을 받아 전공심화과정 야간반으로 3,4학년 과정을 무사히 마쳤고, 4년간 전 과목 A+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전체 수석 졸업이라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재단이사장 상을 받고 잇는 박은경씨
재단이사장 상을 받고 있는 박은경씨

2년 전 박씨가 전공심화를 시작할 때 아들이 구미대 헬기정비과에 입학했다. 직업군인이 꿈인 아들을 위해 전국 부사관 학과를 모두 조사·분석하고 이 학과를 적극 추천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달에 석사과정으로 금오공대 일반대학원 경영학과에 입학한다. “많이 알아야 이룰 수 있는 꿈이기에 더 배우려고 합니다”

재능기부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는 박씨. “평생 쌓아올린 자신의 재능을 아깝게 묻혀두고 계신 분들이 사회에 많습니다. 이 분들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이 사회는 한층 밝아지고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학원 운영과 공무원인 남편의 정년퇴직을 감안해 10년 뒤에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말했다.

“기회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는 박씨는 “나이가 많아 학업의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해보면 인생의 선물과도 같은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자투리 시간을 모아 자산관리사, 전산회계 1급, 정보관리사 생산 1급 등 자격증도 따놓았다. 학교에서 다양한 장학금제도와 자격증 특강, 해외연수 등 도전과 성취의 기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는 박씨는 남편과 함께 재능기부단체를 운영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가족이 제일 고맙다고 말하는 박은경씨.
가족이 제일 고맙다고 말하는 박은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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