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 동원해 경쟁률 높인 대입 허수지원 적발
'아는 사람' 동원해 경쟁률 높인 대입 허수지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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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만 허수지원 실패…특별전형 경쟁률 비공개 방침 ‘주효’
최초적발 중앙대, 결격 처리로 마무리…홍익대 경찰에 수사의뢰
특별전형 겨냥한 허수지원, 해결방법 없어…유일한 대안 ‘경쟁률 비공개’
대학에 가기 위해 정시모집에서 친구와 선·후배 등 지인들을 동원, 허위로 원서를 접수하는 '허수 지원'이 중앙대와 홍익대를 대상으로 벌어졌다. 이 지원자는 한양대에도 원서를 접수했지만, 경쟁률을 비공개하고 있어 허수 지원을 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대학에 가기 위해 정시모집에서 친구와 선·후배 등 지인들을 동원, 허위로 원서를 접수하는 '허수 지원'이 중앙대와 홍익대를 대상으로 벌어졌다. 이 지원자는 한양대에도 원서를 접수했지만, 경쟁률을 비공개하고 있어 허수 지원을 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대학에 가기 위해 정시모집에서 친구와 선·후배 등 지인들을 동원, 허위로 원서를 접수함으로써 경쟁률을 높이는 방식을 쓴 ‘허수 지원자’가 중앙대와 홍익대, 한양대에 원서를 접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이 수험생은 중앙대와 홍익대에만 허수 지원을 하는 데 성공했고, 한양대에는 허수지원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양대는 특별전형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허수 지원’을 펼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수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을 겨냥한 ‘허수 지원’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는 가운데 ‘경쟁률 비공개’ 외에는 뾰족한 방법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13일 경찰과 대학가에 따르면 허위 지원자를 만들어 경쟁률을 높임으로써 대학 합격을 도모한 수험생이 정시모집에서 중앙대와 홍익대, 한양대에 원서를 넣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학생의 허수 지원 여부를 최초 적발한 것은 중앙대다. 중앙대는 지난달 초 정시모집 평가를 위해 수능성적을 평가원으로부터 넘겨받은 결과 수능 100%로 선발하는 다군 고른기회전형에서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거 지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거주지가 비슷하면서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이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중앙대는 이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허수 지원 정황을 포착했고, 결국 주동자인 A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인인 선·후배와 친구 등의 명의를 빌려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지인의 명의를 빌려 허위지원에 나선 것은 경쟁률을 높임으로써 합격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심산에서다. 특별전형인 고른기회전형은 모집인원이 적어 허수 지원을 통해 경쟁률을 높임으로써 다른 지원자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 이는 곧 합격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중앙대는 허수지원을 주도한 A씨와 지인 6명을 전원 결격 처리하는 선에서 해당 사태를 마무리했다. 실제 합격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성적 평가 과정에서 적발해 결격 처리 했기에 허수 지원한 수험생이 합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자체 결격 처리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중앙대는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지원한 대학을 확인했다. 총 3번 원서접수를 할 수 있는 정시모집에서 A씨는 한양대와 홍익대에도 지원한 상태였다. 중앙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 대학에도 해당 사실을 알렸다.

홍익대는 조사결과 고른기회전형 경제학부에 5명이 지원한 사실을 파악했고, 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수사 의뢰를 받은 마포경찰서는 A씨의 거주지 관할인 수원중부경찰서로 사건을 이관한 상태다.

중앙대·홍익대와 달리 A씨가 지원한 또 다른 대학인 한양대는 허수 지원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전형의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지인을 동원하더라도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해당 학생의 허위 지원 여부를 조사했지만, 우리 대학은 해당 사실이 없었다. 특별전형에 한해서는 경쟁률을 일체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위 ‘작전’을 펼칠 수가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인원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에 ‘허수 지원’ 위험성은 항상 남아 있다. 교육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허위 지원을 걸러낼 방법은 마땅치 않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특정 자격을 필요로 하는 특별전형의 성격에 맞춰 원서접수 전 단계에서 지원자격을 예비 검증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여유롭지 않은 대입전형 일정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봐야 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현 대입전형 일정을 고려했을 때 사전 어렵다. 일선 대학이 아닌 교육부 차원에서 이를 검토해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라고 했다.

유일한 대안은 이번에 유일하게 허수 지원을 피한 한양대처럼 특별전형에 한해서는 ‘경쟁률 비공개’를 실시하는 것밖에 없다. 한양대와 연세대 등 일부 주요대학이 특별전형 경쟁률을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도 허위 지원과 관련이 깊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특별전형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서울권 주요대학으로는 연세대와 한양대가 있다. 이들 대학은 몇 년 전 허위 지원으로 인해 홍역을 앓았던 곳이다. 당시 교육부가 재발방지대책을 주문했고,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해법을 정했다”며 “현 상황에서 허수 지원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 외에는 없다. 물론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특별전형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방법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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