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이해도 높일 계기…학생부종합전형 평가방법 등 상세내용 총망라

서울대가 최근 웹진 ‘아로리’에 ‘2018(년)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연수 자료집’을 탑재했다.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사 연수 등의 내용을 모았다는 점에서 학종 이해도를 높일 좋은 계기로 보인다. (사진=2018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연수 자료집)
서울대가 최근 웹진 ‘아로리’에 ‘2018(년)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연수 자료집’을 탑재했다.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사 연수 등의 내용을 모았다는 점에서 학종 이해도를 높일 좋은 계기로 보인다. (사진=2018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연수 자료집)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주요대학 입시의 중심축인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일 수 있는 자료가 서울대학교로부터 나왔다. 서울대가 최근 웹진 ‘아로리’에 게시한 ‘2018(년)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연수 자료집’이 그 주인공이다.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2018년 실시한 교사연수 등에 활용한 자료와 내용을 책자 형태로 정리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9학년 입시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자료집이지만, 2020학년 대입을 치를 수험생들도 참고하기에 무리가 없다. 2019학년과 2020학년 서울대 입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는 전년 대비 가장 변동이 없는 대학 중 하나”라며 “수시와 정시 모두 전형의 틀과 모집인원 비율이 전년도와 동일하다”고 했다. 

물론 2019학년과 2020학년 서울대 입시에서 바뀐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종전에는 평가요소별 배점 없이 종합평가를 하던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 별도 배점이 생긴 차이가 있다. 

서울대는 2020학년부터 미대·음대를 제외한 일반 모집단위의 경우 서류평가 70%와 면접 30%를 각각 반영할 예정이다. 미대와 음대(작곡, 이론)는 서류평가 40%, 면접 30%, 실기평가 30%, 음대(작곡·이론 제외)는 서류평가 50%, 면접 10%, 실기평가 40%로 합격생을 선발한다. 

다만, 이 같은 변화를 수험생이 직접적으로 체감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별도 배점이 생겼을 뿐 서류평가와 면접방법은 물론이고 학종의 취지와 근간이 바뀐 것은 아니기에 큰 차이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자료집의 주 타깃은 고교 교사지만, 수험생도 필히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한층 수준 높은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다. 학종을 처음 만든 대학으로 현재도 수시 모든 전형을 학종으로 선발하는 서울대가 직접 제시한 자료들은 학종 전반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집은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인 ‘아로리(http://snuarori.snu.ac.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입학안내-자료창고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서울대는 매년 ‘지식인’을 뜻하는 아로리를 지속적으로 발간, 학생부종합전형 관련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 발간 시기는 4월에서 5월경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6개 호가 나왔다.

■어떤 내용 담겼나…주요사항부터 학종 취지와 평가방법 등 상세내용까지 = 이번에 발표한 자료집은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입학전형 주요 사항 △학생부종합전형 △질문·답변으로 이해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순서다. 

자료집의 첫 머리를 장식한 주요 사항은 지난해 4월30일 발표한 ‘2020학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주요사항’을 조금 더 상세히 풀어냈다. 모집인원과 전형의 취지, 전형방법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으므로 주요사항과 함께 본다면 올해 치러질 2020학년 서울대 입시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학생부종합전형 항목은 수험생들이 특히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다. 학종은 어떠한 전형이며, 왜 도입됐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등에 더해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방법, 평가요소 등을 상세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집을 통해 서울대는 학종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종선발을 실시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먼저 서울대는 “점수 위주의 선발 방식은 간단하고 편리하지만, 창의적 인재를 필요로 하는 대학·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인지 의문이다. 미래사회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역량을 지닌 인재를 필요로 한다”며 학종 도입이 필요한 시대상을 소개했다.

이어 “이를 위해 서울대는 학업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면밀히 평가하기 위해 수치의 단순한 합산을 넘어서는 평가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학생부 내용을 토대로 하는 종합적이고 다면적인 평가’를 도입하게 됐다. 학생이 지닌 자질·발전가능성은 모두 다르다. 단편적 기록으로는 역량을 파악할 수 없으며, 교육적 환경과 학업 동기·의지, 열정·노력 등의 요소도 반영할 수 없다”며 “학종은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학업능력 뿐만 아니라 노력·의지·열정·적극성·도전정신·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고교에서 이뤄진 교육활동과 노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기에 고교 교육을 통해 성장한 학생이 대학의 교육과정으로 연계돼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학종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 수시의 양대 축인 일반전형과 지균은 추천을 통한 지원자격 획득 여부와 단계별 선발 실시 여부, 면접방식 등에 있어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기반 서류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서울대 서류평가는 6단계를 거치도록 구성돼 있다. 평가를 위한 장기간의 교육과 사전 모의평가, 세미나 데이터 분석, 간담회, 공동연구 등의 준비단계를 거치면 두 단계에 걸친 전임임학사정관의 평가가 실시된다. 수험생이 제출한 서류는 서로 독립적인 전임입학사정관의 1단계, 2단계 평가를 거치고, 평가 결과에 대한 검토·조정 단계까지 밟게 된다. 이후 모집단위별 교수들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평가를 다시 시행한 뒤 입학본부와 단과대별 평가책임자가 모인 평가위원회의 최종평가로 서류평가 절차가 마무리된다. 

서울대 수시에서 서류평가의 중요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높다. 지균의 경우 서류평가 비중이 매우 높고, 일반전형도 서류평가에서 2배수 내에 들지 못하면 면접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자료집에는 이처럼 중요한 서류평가 관련 내용도 담겼다. 서울대는 “한 종류의 서류나 항목이 아닌 제출된 학생부·자소서·추천서 내용을 모두 반영해 종합 평가한다. 종합 평가는 서류 내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역량을 확인하고 판단한다는 의미”라며 예시를 덧붙였다. “예를 들어 적극적 학업태도를 갖춘 학생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학생부에 기재된 수업참여 태도, 교육과정 이수 현황, 교내 프로그램 참여, 학업 관련 학내활동 참여 등에 더해 자소서·추천서에 드러난 지적 호기심 해결을 위한 노력 등 관련 내용을 모두 검토한다는 의미다. 한 묶음의 자료로 사용하기에 서류별 반영비율이라는 개념이 없다.”

서울대가 서류평가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은 △학업능력, 지적성취 △지적 호기심, 자기 주도성, 적극성, 열정 △개인적 특성, 학업 외 소양의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중 학업능력, 지적성취는 ‘많은 지식을 깊이 있게 갖췄는지’와 ‘주어진 여건에서 수행한 교과·학업 활동에서 우수한 역량이 고르게 나타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지적 호기심과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정은 ‘스스로 알고자 하는 호기심·도전의 태도’에 더해 ‘자기주도적 학습경험을 통해 열정·적극성 등이 충분히 드러나는지’ 등에 주목한다. 개인 특성과 학업 외 소양은 바른 인성과 리더십·공동체의식·책임감 등을 갖추려 행한 노력을 집중 평가한다.

서울대는 “학종 평가 기준과 세부 평가요소는 고교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와 동일하다”며 “고교 교육을 통해 우수한 역량을 함양한 학생이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라고 했다.

서류평가의 근간이 되는 학생부·자소서·추천서 가운데 자소서와 추천서에 대한 조언도 자료집은 소개하고 있다. 두 서류 모두 학생부 내용 가운데 결과 위주 기록을 보완하는 자료라는 점은 같지만, 자소서는 ‘글로 하는 면접’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라는 게 서울대가 남긴 조언이다. 특히 책 세 권을 작성하도록 하는 4번 질문의 경우 줄거리·감상만을 적거나 충분한 독서 없이 기술하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교사들이 작성 주체인 추천서의 경우 지원자가 볼 수 없는 서류이므로 면접에 활용되지 않는다며, 가정 형편 상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이 있다면 짧게라도 언급해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마지막 항목인 ‘질문과 답변으로 이해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는 교사연수에서 실제 나온 질문과 답변 등이 수록됐다. 질문의 수는 교육과정 운영과 고교 학점제, 대입전형별 특징과 평가요소 등 모두 6개다. 서울대는 “일반고·자공고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내용을 가감 없이 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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