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곳 중 1곳은 직원 반이 비정규직…한국교원대 등 계약직 없는 대학도
“대학 운영 질 담보 위해 직원 확충과 처우 개선 이뤄져야”

2013~2018년  대학 직원  직종별  현황
2013~2018년 대학 직원 직종별 현황 (자료= 대교연)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대학 직원들의 비정규직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10명 중 4명은 계약직 직원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직원의 80%가 계약직인 대학도 있다. 한국교원대·광주가톨릭대 등 계약직이 단 한명도 없는 대학도 존재했다.

15일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가 대학알리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대학 직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학 직원 수는 총 4만2593명으로 이 중 36.6%인 1만5590명이 계약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내 직종별로 보면 일반직에 가장 많은 직원이 종사한다. 전체 직원 총 4만2593명 중 1만7821명(41.8%)이 일반직에 종사했다. 다음으로 △계약직 직원 1만5590명(36.6%) △기술직 4682명(11.0%) △대학회계직 (2014년 이전 국・공립대학 기성회계직) 1864명(4.4%) △기능직 1632명(3.8%) 순이었다.

4년제 국·공·사립 183개 대학 중 직원 50% 이상을 비정규직으로 뽑은 곳도 30곳에 달했다. 대학 6곳 중 1곳은 직원 절반 이상이 계약직인 셈이다. 을지대는 계약직 비율이 77%로 대부분 실무 직원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반면 한국교원대와 장로회신학대·광주가톨릭대·영산선학대·영남신학대는 계약직 0%로 비정규직 형태로는 고용하지 않았다. 서울시립대(1.8%)·인천대(2.2%)·전북대(2.3%)·한성대(8.7%) 등도 계약직 직원 비율이 적은 대학에 꼽힌다.

국·공립대 계약직 직원은 2013년 2516명에서 2017년 2396까지 줄었다가 2018년 3804명으로 크게 늘었다. 1년 만에 1408명이 증가한 것. 2017년 7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대학들이 파견·용역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결과로 보인다.

사립대학은 2018년 일반직 직원이 1만3586명(45.4%), 계약직 직원이 1만1786명(39.3%)으로 두 직종이 전체 85%에 달했다. 두 직종 종사 직원 수도 최근 6년간 증가 추세다.

다만 계약직 직원 비율을 통해 대학의 고용안정성과 노동자 처우를 단정 짓긴 어렵다. 처우는 열악하지만 고용안정성은 보장되는 무기계약직도 계약직에 포함되며 현재 파견·용역노동자는 대학알리미 직원 통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국공립대는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에 따라 파견·용역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계약직비율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임은희 대교연 연구원은 “그럼에도 계약직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일반직 등에 비해 임금, 근무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직원이 많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 전환 후에도 임금 등 처우 면에서 용역노동자일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며 농성을 벌인 것이 사례다.

임 연구원은 “직원은 교육 연구 등 대학 제반 활동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기 때문에 원활한 대학 운영과 대학교육 질을 담보하려면 기본적으로 직원을 충분히 채용해야 한다”며 “대학 직원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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