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조 극단 ‘시간’ 대표(군장대학교 뮤지컬방송연기계열 졸업)

극단 '시간' 배우들이 연극 '테레즈 라캥' 상연을 위해 연습하는 모습.(사진=극단 '시간' 제공)
극단 '시간' 배우들이 연극 '테레즈 라캥' 상연을 위해 연습하는 모습.(사진=극단 '시간'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졸업을 하고 나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무대에 서고 싶은데 불러주는 이는 없었죠. 사실 소위 말하는 ‘힘도 돈도 빽도 없는’ 것이 제 상황이었거든요. 정보도 부족했어요. 발로 뛰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요. 그래서 스스로 무대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졸업생, 재학생을 연결해서 극단을 창단하고 창단 작품까지 상연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7월 18일 창단한 극단 ‘시간’은 군장대학교 뮤지컬방송연기계열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12월에는 1일부터 2일까지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창단 작품으로 ‘테레즈 라캥’을 상연했다.

“이 작품이 자연주의 계열 작품인데, 표현이 어려워요. 그렇지만 배우로서 발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죠.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공연을 하는 것이었던 만큼 이 작품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테레즈 라캥’ 상연은 대학로의 1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이뤄졌다. 오픈 리허설까지 5번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은 늘 만석이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남주인공 역할을 한 배우와 여주인공 역할을 한 배우는 이후 다른 작품에도 합류하게 됐다. 빠듯한 준비기간에 비해 성공적인 성과였다.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김금조 대표
김금조 대표

“본격적인 연습 기간은 3주뿐이었습니다. 공연을 보신 분들이 그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작품을 만들었냐며 감탄을 많이 하셨죠. 많이 부족했는데도 좋게 말해주시니 감사하면서도 부끄럽더라고요. 배우들에게 ‘어린 나이에 저런 감정을 표현하다니 대단하다’ ‘감정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목소리가 좋고 연기를 잘했다’는 평가도 해주셨습니다. 연출을 맡아주신 군장대학교의 서민희 교수님의 연출력이 아니었다면 3주 안에 해내기 힘들었을 거예요. 또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액팅 코치님께서 배우들 연기에 큰 도움을 주셨어요. 이진숙 기획자님은 우리 극단이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포스터 디자인부터 하나하나 도와주셨고, 덕분에 저렴한 제작비로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운 좋게 연이 닿아 DA테크놀로지라는 기업에서 제작비 1000만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큰돈이었지만 무대 제작과 의상비로 사용하니 공연 전 일주일간 쓸 식비 정도만 남았다. 연습을 위해 모일 때면 김금조 대표는 놀이공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두었던 돈을 털어 동료들을 위해 간식을 샀다. 배우들도 생계를 위해 일과 연습을 병행했다.

“아침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하고 연습에 참여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준비하면서 우리가 참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많았는데, 액팅 코치님이 잘 한다고 격려해주시면서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셨고, 그게 배우들의 열정과 시너지를 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울컥했어요. 살아 숨 쉬는 느낌이었죠.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꿈이라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배우가 하고 싶어서 모인 거였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진행되는 연극의 감정의 흐름과 에너지에 매료돼 연기 인생을 시작한 김 대표는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 2기 공연을 계획 중이다.

“하반기에 공연을 상연할 생각인데, 창작극이나 각색 작품으로 방향을 잡고 준비 작업 중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예술지원사업에 신청했는데, 선정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서 배우들이 배고프지 않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라 꼭 따내고 싶어요. 선정되지 않더라도 공연은 올리려고 하고요. 배우들은 캐스팅되기 위해 프로필을 제출하는데, 졸업한 지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은 경력이 없거든요. 그 경력을 쌓고 우리끼리 경험을 쌓아보자는 의미로 계속 도전하려고 합니다. 극단 1기 7명의 배우로 연극을 올렸는데 지금은 2기 멤버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원들과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 ‘이 멤버, 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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