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흔히 대학 조직은 변화에 둔감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제는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에 탄력으로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홍보팀 조직은 더욱 그렇다. 통상 대학의 대내외 홍보 창구 역할을 하는 부서를 홍보팀(실/처/센터)이라고 명명한다. 대학별로 홍보팀을 지칭하는 방식은 약간씩 차이가 있다. 가령 단순히 홍보팀이라고 부르는 것을 비롯해 대외협력홍보팀, 기획홍보팀, 발전협력홍보팀, 입학홍보팀 등 명칭이 다양하다. 이는 조직의 업무나 인력 운영 상황에 따라 네이밍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다. 

그런데 홍보부서 조직 가운데 눈에 띄는 부서명을 가진 대학들이 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타이틀을 홍보부서 전면에 내세운 대학들이다. 대표적으로 경희대 커뮤니케이션센터, 고려대 커뮤니케이션팀, 숙명여대 커뮤니케이션팀, 아주대 커뮤니케이션팀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 대학들은 조직 규모나 인력 운영 상황에 따라 센터로 단독 운영되거나 실(처/센터) 산하 팀으로 운영된다는 차이가 있다. 가령 고려대는 미래전략실 산하에 커뮤니케이션팀과 전략기획팀으로, 숙명여대는 대외협력본부 산하에 커뮤니케이션팀과 발전협력팀으로, 아주대는 대외협력실 산하에 커뮤니케이션팀과 대학발전팀으로 나눠져 있다. 한양대 같은 경우에는 총장 직속 기구로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화된 ‘미디어전략센터’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한양대는 효과적인 대학의 브랜딩과 홍보를 위해 멀티미디어 중심의 콘텐츠 전략을 펼쳐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홍보부서를 운영하는 데 있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외부적 관점에서 보면 기업 사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홍보팀’이라는 부서를 두지 않으면서 기관의 소식이나 정보를 알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대내외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내부기관을 두는 기업들이 꽤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포스코, CJ ENM 등 몇몇 대기업을 시작으로 ‘커뮤니케이션실’이나 ‘커뮤니케이션팀’이라는 이름으로 홍보실을 개편하기 시작한 것. 내부적 관점에서 보면 업무의 중복성을 줄이고 유관 부서 간 협업이 쉬워지도록 하는 조직적·기능적 재배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홍보실’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적엔 기자들을 접대하고 돈을 쓰는 부서라고 생각했기에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대학들도 ‘홍보’라는 이름을 버리게 됐다. 대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과감히 변신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일단 이렇게 바뀌어 나가니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직원들 간 커뮤니케이션 생산성이 향상됐다. 게다가 대내외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특히 콘텐츠 생산 조직으로 재편되면서 대학에서 자체 기획·제작하고 유통·확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희대 커뮤니케이션센터 관계자는 “커뮤니케이션센터로 운영되기 전에는 홍보팀과 출판팀에서 비슷한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홍보팀과 출판팀이 합쳐져 콘텐츠를 생산하는 조직이 된 이후에는 똑같은 기사를 사진용이나 영상용으로 따로 제작해 매체 홍보에 활용하면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센터 산하에 소통팀, 멀티미디어팀, 출판팀, 디자인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니까 대화도 잘 되고 관계성이 향상되다보니 자연히 업무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짚어야 할 문제는 있다. 최신 트렌드에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기존 업무의 관행에서 벗어나 홍보 업무의 혁신을 우선적으로 꾀해야 한다. 또 하나는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무늬만 ‘커뮤니케이션팀’이라고 한다면 조직개편을 아니 한만 못하다는 얘기다. 빠르게 변화하는 홍보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해, 입학 자원 감소에 따른 대학의 성장동력을 커뮤니케이션력(力)에서 찾는 것도 묘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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