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미리내(19)] 국내 이공계 대학원 인기 회복의 필요조건
[ESC미리내(19)] 국내 이공계 대학원 인기 회복의 필요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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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서울연구원 산업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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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국내 이공계 대학교수가 학생들이 지도교수를 선택할 때 인건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출퇴근 시간 등 근무여건을 고려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칼럼을 게재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수년간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의 입학 경쟁률이 내려가고 지난해에는 서울대 개교 후 처음으로 석사, 박사, 석·박사 통합 과정이 모두 정원 미달됐다면서 정부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필자는 국내 이공계 대학원 교수들이 정부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기에 앞서 스스로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봤는데 해결되지 않으니 정부가 도와달라는 것인지, 본인들은 바뀔 생각이 없으니 정부라도 도와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선 필자는 석·박사 학위의 가치하락과 학생들의 높아진 눈높이가 국내 이공계 대학원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쉬운 예로 국내 공대 특정 분야 박사가 10∼20년 전에는 서울 소재 대학에 임용됐다면, 요즘은 국내 어느 대학 교수로도 임용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부출연 연구소나 민간 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해외 유명 이공계 대학원 출신 졸업생은 느는 반면 국내 대학 및 정부출연 연구소의 정규직 채용은 줄어드는 것에 기인하고 있어, 수요공급의 법칙상 당분간 석·박사 학위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규정 위반, 갑질 등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대한 학생들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져, 국내 이공계 대학원의 인기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10년 전에는 국내 이공계 대학원 생활이 조금은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이어도 높은 가치의 석·박사 학위를 얻기 위해 힘든 대학원 생활을 참고 견뎠지만, 이제는 석·박사 학위의 가치도 떨어지고 불합리한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세대로 바뀐 것이다. 그럼 국내 이공계 대학원의 인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먼저 일탈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은 학교 보고 가고 대학원은 지도교수 보고 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제 식구 감싸기로 일탈 교수들을 그대로 둬서는 대학원의 인기를 회복할 수 없다. 규정·계약·연구윤리 위반뿐만 아니라 갑질, 공사(公私) 혼동 등 그동안 이공계 대학원의 병폐로 지적된 사항들에 대한 엄중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포함한 교원 처벌 규정 강화, 외부 인사나 학생을 포함하는 징계위원회 구성 등 교수의 일탈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일탈 교수는 즉시 퇴출시키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다음으로 대학원생들을 과도한 행정 업무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학생들이 복잡한 행정 규정을 익히고 본인 연구과 관련 없는 행정 업무를 하느라 연구 시간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 연구관리 간소화, 행정직원 채용 등을 통해 학생들이 본연의 연구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 밖에도 다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 산업계와의 활발한 교류, 토론 문화 정착, 탈권위 등도 이공계 대학원 인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지금은 최소한의 시대적 요구부터 이행해야 할 듯하다. 강화된 음주운전 처벌기준처럼 국민들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교수평가 사이트, 익명 사이트 등으로 상호 평가가 일반화되면서 더 이상 사탕발림이나 눈속임은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됐다. 바뀐 현실을 인정하고 남 탓, 사회 탓에 앞서, 변화된 시대에 발맞춰 함께 변화하는 국내 이공계 대학원을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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