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중 순위 상승폭 가장 커…국제화 국내 1위

경희대 전경.
경희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경희대학교가 세계 최고 권위 대학평가기관 ‘Times Higher Education(THE)’이 주관하는 2019년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에서 50위권에 첫 진입했다.

경희대는 국제화(International Outlook)에서 국내 대학 1위에 올랐고, 연구의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피인용과 산학협력 점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 힘입어 전년 대비 10단계 상승, 45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 중 가장 큰 순위 상승폭을 보였다. 국내 종합대학 순위에서는 서울대,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에서 경희대는 국제화 부문에서 10.4점으로 가장 많이 올랐고, 교육 여건 5.6점, 산학협력 4.7점, 논문 피인용 4.3점, 연구 실적 1.8점 등 전 영역에서 지표가 상승했다. 교육과 연구, 실천으로 수렴되는 대학의 핵심가치 강화를 통해 구성원이 만족하는 대학, 사회로부터 존중받는 대학을 이뤄내기 위해 구성원과 소통·화합하며 대학 혁신을 추진한 결과다.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로 이뤄낸 성취

올해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 결과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연구의 질적 성장’과 ‘산학협력 활성화’다. 논문당 피인용, 교원당 연구비 수입, 교원당 대학 수입, 산업체 연구비 수입 등 관련 세부 지표가 크게 향상됐다.

이는 관련 지표의 최근 몇 년간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전임교원 논문당 피인용은 1.7배, 국제 공동 연구 비율은 1.4배 상승했다(Web of Science DB 기준, 아래 그래프 참조). 연구의 질적 성장과 산학협력 활성화에 힘입어 기술 이전 수입은 같은 기간 4배 가까이 늘었다(대학정보공시 기준).

교육 및 연구 역량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과와 교수가 늘어나고 있다. 경희대는 ‘2018 상해교통대 세계대학 학문 분야 평가’에서 호텔관광 분야 세계 8위, 국내 1위로 최정상권에 올랐다. 세계 10위권에 학문 분야를 올린 국내 종합대학은 경희대가 유일하다. 이 평가에서 경희대는 평가 대상 54개 중 28개 학문 분야에서 순위권에 진입했다.

일반대학원 정서영 나노의약생명과학과 교수, 임종환 식품영양학과 교수, 박은정 동서의학대학원 융합건강과학과 교수 등 3명의 교수는 2017년에 이어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s, HCR)’에 선정됐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일반대학원 생명공학원 김대옥 교수가 HCR에 선정된 바 있다. HCR은 논문 피인용 횟수가 ‘세계 상위 1%’에 해당하는 연구자를 말한다.

교수진의 연구 탁월성, 교육으로 이어져

경희대가 세계적인 연구자를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학술진흥 문화’가 있다. 경희대는 대학의 핵심가치 강화에 주력해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교수들이 석학, 대가, 거장의 꿈을 추구하는 학술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에미넌트스칼라(Eminent Scholar, ES)와 인터내셔널스칼라(International Scholar, IS) 제도를 도입, 세계적인 석학 육성 및 초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석학 육성을 통해 정서영 교수와 김대옥 교수가 세계적인 연구자로 성장했다. 석학 초빙은 대학의 전략적 학문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 분석 등을 고려해 추진하고 있다. 김대옥 교수와 같은 연구 분야(농업과학)에서 임종환 교수를 영입한 데 이어 정서영 교수와 같은 분야(‘약리학 ‧ 독성학) 분야에서 박은정 교수를 초빙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희대 교수들이 석학, 거장, 대가의 꿈을 추구하는 학술문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교수진의 탁월한 연구 성취가 탁월한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평판도, 교원당 박사 배출 수 등을 고려하는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 교육 영역에서 점수가 전년 대비 5.6점 크게 오른 것도 이를 입증한다.

일반대학원 나노의약생명과학과 정서영 교수, 식품영양학과 임종환 교수, 동서의학대학원 융합건강학과 박은정 교수(사진 좌측부터)는 2017년에서 이어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 HCR)에 선정됐다.
일반대학원 나노의약생명과학과 정서영 교수, 식품영양학과 임종환 교수, 동서의학대학원 융합건강학과 박은정 교수(사진 좌측부터)는 2017년에서 이어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 HCR)에 선정됐다.

경희대 교육 탁월성은 또 다른 평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THE가 발표한 ‘동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대학(The 10 most beautiful universities in East Asia)’에 경희대가 선정된 것. THE는 동아시아 대학이 교육과 학습에 탁월하며 최근 정부 지원이 확대되면서 좋은 유학지가 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10대 대학을 선정해 발표했다. 학생들이 마음껏 배우고, 마음껏 꿈꾸고,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새삼 인정받은 것이다.

경희대는 학생들이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해 ‘더 많은 미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에서 학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 전공교육, 사회진출 교육을 연계하는 한편, ‘독립연구’, ‘독립심화학습’, ‘전환21’, ‘꿈도전장학’ 등 학생이 과제를 설정하고 지도교수와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캠퍼스 종합개발사업 ‘Space21’ 추진으로 학습 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교육 여건은 교육부가 올해부터 3년간 추진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선정으로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희대는 교육부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교육, 연구, 산학협력 분야 등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에 부합하는 혁신 과제를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68억원을 가배정 받았다. 

국제 공동 연구 통해 세계적인 연구 성취 거둬

이번 평가에서 경희대는 그동안 강세를 보여 온 국제화에서도 그 역량을 입증받았다.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는 외국인 교원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국제 공동 연구 등을 고려해 국제화 영역을 평가한다. 따라서 국제화 점수가 높다는 것은 외국 학생과 국제 학계의 인지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영역에서 경희대가 국내 대학 최고점을 받은 것이다.

경희대는 전 세계 대학 및 국제기구와의 교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해외 대학과 교환학생, 전공연수, 단기연수, 복수학위 등 다양한 상호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교류 협력 수준을 심화하고 있다.

슬라보예 지젝(슬로베니아 루블라냐대학), 존 아이켄베리(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 등을 초빙, 학생들에게 세계 지성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세계 석학과의 공동 연구·교육도 활성화하고 있다. 활발한 국제 교류로 많은 외국인 학생이 경희대를 찾고 있다. 경희대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3800여 명(학위과정생, 2018년 4월 1일 기준)에 달한다.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서는 세계적인 연구 성취를 거두고 있다. 선종호 우주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해 12월 우주로 발사된 천리안 2A호의 우주기상탑재체를 개발했고, 이정은 우주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폭발하는 태아별을 관측한 후 복합유기분자를 분해 검출, 지구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 미세먼지, 식량 문제, 에너지 문제 등 지구적 난제와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개발된 기술들은 2017년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선정을 계기로 시제품 제작, 산학 공동 기술 개발 등 산학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학협력 활성화는 이번 평가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산학협력 평가 지표인 산업체 연구비 수입이 늘었고, 그 규모는 올해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 국내 10위권 대학 중 여섯 번째로 많다.

THE는 세계에서 가장 공정하고 권위 있는 대학평가기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매년 세계 대학평가, 아시아 대학평가,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 학문 분야별 대학평가 등을 발표한다.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는 한국,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 13개국 소재 대학을 대상으로 한다. 평가는 △논문 피인용 30% △연구 실적 30% △교육 여건 25% △국제화 7.5% △산학협력 7.5% 등 5개 영역, 13개 세부 지표를 통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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