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여 개 대학 행복기숙사 운영…여전히 학생 인권 보호는 미흡
서울시와 사학진흥재단, ‘학생 인권 친화적 가이드라인’ 마련할 계획

지난 2014년 8월 문을 연 홍제동 대학생 연합기숙사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 중 서울시 대학 기숙사 인권실태조사 결과와 무관합니다. (사진=한국사학진흥재단)
지난 2014년 8월 문을 연 홍제동 대학생 연합기숙사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 중 서울시 대학 기숙사 인권실태조사 결과와 무관합니다. (사진=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20.2%이며, 사립대학은 18.8%에 불과합니다. 수도권의 사립 전문대 현황을 보면 더 심각하죠. 서울·경기권의 사립 전문대 수용률은 6.3%에 그칩니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통학하는 시간에 대부분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기숙사비도 천차만별입니다. 사립대 민자기숙사 평균 기숙사비는 33만2000원, 사립대 직영기숙사 비용은 19만9000원 수준입니다.”

대학 기숙사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서도 2가지 관련 공약이 들어 있다. 국토교통부의 ‘청년 임대주택 약 30만 실 공급’과 교육부의 ‘대학 등록금 및 주거부담 경감’ 등 2건이다.

대학생의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행복기숙사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도 개선과 규제 개혁을 통해 기숙사 확충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행복기숙사는 국토부와 교육부,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이 공동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건립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학생 기숙사다. 현재 30여 개 대학들이 행복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대학 가운데에서는 지난 2014년 서영대학교와 충북보건과학대학교가 처음으로 행복기숙사 운영에 들어갔으며, 강릉영동대학교, 대경대학교, 영남이공대학교, 원광보건대학교, 전주비전대학교, 제주관광대학교 등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인천재능대학교도 인천 송도에서 행복기숙사 문을 열었다. 수성대학교와 대전보건대학교도 행복기숙사 착공에 들어가며 참여 대학은 앞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김인종 원광보건대학교 총장은 “행복생활관은 학술과 스포츠, 어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외국인 학생들도 다수 입주해 있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문화가 서로 융합된 글로벌 학생생활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종 총장은 이어 “입학자원 수급 관점에서 전라북도뿐 아니라 국외 지역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의 장려 속에서 대학들의 기숙사 신축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적 확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시설 안전과 학생들의 인권 보호 등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때라고 조언한다.

실제 행복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몇몇 대학의 경우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벌점규정을 두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A대학 행복기숙사의 경우 온라인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할 시 벌점 12점(즉시퇴사)을 부과하고 있다. 경기권의 B대학 행복기숙사의 경우에도 비도덕적인 게시물을 등록할 경우 벌점 조치를 내린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역시 기숙사 인권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학생들은 기숙사 출입·외박 통제(26.5%)와 과도한 벌점제도(13.2%)를 가장 심각한 인권 문제로 지적했다. 오창원 서울시 인권정책팀장은 “여전히 기숙사생을 자기결정권이 있는 인격체보다는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생활규칙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인권실태조사를 기반으로 ‘인권 친화적 공동생활 가이드 라인’을 다음달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성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경영지원팀장(전 기숙사운영지원팀장) 역시 “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행복 연합기숙사의 경우, 사생규칙과 상·벌점 규정 개정, 기숙사비 인상에 대한 사항들을 사생대표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민주적 의사 참여를 보장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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