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이 바로서야 대학이 산다⑦] 우수한 고등직업교육, 전문대학 재정 확충 선행돼야
[재정이 바로서야 대학이 산다⑦] 우수한 고등직업교육, 전문대학 재정 확충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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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정부는 반값등록금 정책을 추진해 오면서 2009년부터 10년 동안 대학등록금을 동결했고, 설상가상으로 입학금 폐지 및 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 개정까지 추진함으로써 대학의 재정압박은 전례 없이 심각한 실정이다. 재정압박에 따른 대학의 긴축 재정 운용으로 인해 교육의 부실, 대학경쟁력 저하,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모든 대학이 겪고 있지만 국고 재정지원 수혜여부, 등록금 수준, 대학의 규모 등 대학의 유형에 따라 재정압박 정도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일반대에 비해 국고 재정지원이 적고 등록금 수준이 낮아 재정압박이 더욱 심각한 전문대학에 대해 대학 유형별 긴축 재정 운용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한다. <편집자 주>

①전문대학의 재정운용 실태와 문제점
②반값등록금 정책의 목적과 취지, 추진현황, 문제점 및 개선방안
③강사법 개정 현황과 문제점 및 개선방안
④전문대학의 국고 재정지원 규모는 적절한가
⑤전문대학 기본역량진단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⑥선진 외국의 재정지원 현황과 시사점
⑦전문대학 재정 확보 방안
⑧전문가 좌담회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한국사학진흥재단 재정알리미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사립전문대학 재정수입 총액은 4조7640억원으로 2008년 4조2006억원과 비교하면 총 5634억원(13.4%)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9.6%를 고려하면 2588억원이 실질 감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 기간 일반대학의 재정수입 증가율은 27.4%로 동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8%p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의 재정여건의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립전문대학 재정수입구조 변화
사립전문대학 재정수입구조 변화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사립전문대학 재정 수입 추정치1) 각 년도 총 수입 추정치 = (전년도 총 수입 추정)+(전년도 총 수입 추정)×(당해년도 물가상승률)2) 물가상승률은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 ‘연도별 소비자 물가 등락률’ 활용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사립전문대학 재정 수입 추정치1) 각 년도 총 수입 추정치 = (전년도 총 수입 추정)+(전년도 총 수입 추정)×(당해년도 물가상승률)2) 물가상승률은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 ‘연도별 소비자 물가 등락률’ 활용

전문대학의 재정구조가 열악한 것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보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문대학에서 지출하는 연간 학생 1인당 교육비는 5817달러로 일반대학 1만1310달러의 51.4% 수준이며, 고등학교에서 지출하는 학생 1인당 교육비 1만3247달러의 43.9% 수준으로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난다.

교육단계별 연간 학생 1인당 공교육비(2015년 기준)공교육비=정부재원+민간재원+해외재원자료 : OECD. (2018). Education at a Glance 2018. p.256.
교육단계별 연간 학생 1인당 공교육비(2015년 기준)공교육비=정부재원+민간재원+해외재원자료 : OECD. (2018). Education at a Glance 2018. p.256.

전문대학 재정여건이 악화된 요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나 크게 전문대학 재정수입, 지출, 정부재정지원정책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다. 수입구조 측면에서는 2011년부터 등록금이 동결되었고, 동 기간 5만2000여 명의 학생 수가 감소했으며, 2018년부터 입학금의 연차적 폐지로 등록금 수입의 지속적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전문대 재정여건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출측면에서는 지속적 물가상승,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장학금의 대폭확대, 실험실습 중심이 되는 고비용구조의 직업교육 특성 등을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수입구조부터 살펴보면, 전문대학은 직업교육 특성상 연구를 통한 기술개발이 어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규모의 학교기업운영이 곤란하고, 법인 재산규모 역시 영세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출금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불어, 최근 입학금 폐지, 학생 수 감소 등의 요인으로 대학의 재정은 더욱 악화돼 등록금에 대한 의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연차별 입학금 감소 추정치자료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연차별 입학금 감소 추정치자료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등록금 의존율은 2010년 63.1%에서 2017년 53.7%로 9.4%p가 감소했으나, 이는 국가장학금의 증가로 인한 왜곡된 결과다. 사립 전문대학 전체에서 국가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5.9%에서 2017년 20.5%로 무려 14.6%p가 증가했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등록금의존율은 2010년 63.1%에서 2017년 67.5%로 4.4%p 증가해 오히려 등록금의존이 심화돼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또한, 학생 1인당 등록금이 일반대학과 비교해 최근 3년간 평균 79.1% 수준이며, 특히, 일반대와 학제가 동일한 간호학과(4년제)의 경우, 투입되는 필수과정, 현장실습, 동등한 면허자격 등 차이가 없음에도 등록금은 일반대학의 86.6% 수준에 불과하다(2016년 결산 간호과 등록금 비교: 전문대 6086천원 vs 일반대 7028천원).

수입 중 정부 지원액 구성비를 분석해 보면 2017년 기준으로 일반대학 88%, 전문대학은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학생 수는 일반대학은 172만8475명, 전문대학은 44만4887명으로 구성비는 각각 80%, 20%의 비율을 보여 정부재정지원이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현장중심의 실습을 할 수 있는 직업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교양과 학문중심의 교육보다 더 많은 재정투자가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전문대학의 지난 10년간 지출구조를 분석해 보면, 연구학생경비가 15.3%에서 34.7%(19.4%p 상승)로 대폭 증가했다. 연구학생경비의 대부분은 장학금으로 학생들의 교육기회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교육환경 개선과 실험실습비 등은 감소해 질 낮은 교육이 우려된다. 예를 들어 학생 1인당 기계·기구매입비가 2015년 27만7000원에서 2016년 25만4000원으로 2만4000원(8.6%)의 큰 폭의 감소를 보여 향후 실습 중심의 직업교육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주당 52시간 법정근로 및 강사제도 도입 등으로 경직성 경비의 추가적인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학에 대한 교육부 등 중앙정부의 재정 배분은 일반대학 편중지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전문대학의 수입구조에서 보듯이 2017년 기준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금액은 12%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원방법에서도 교육의 특성을 고려해 각 대학의 중장기 계획에 따른 지원과 운영이 요구되나, 현행 재정지원정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잦은 사업 변경으로 대학현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사업 참여를 위한 일회성, 전시성 예산집행으로 재정의 비효율적 집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현장에서 말한다. 또한, 경직된 예산 집행지침의 획일적 적용으로 상황과 여건이 다른 대학의 자율적 교육정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적 측면에서도 전문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턱없이 낮다. OECD 국가의 전문대 학생 1인당 연간 공교육비(1만1022달러)와 비교할 때 한국 전문대학(5817달러)은 52.8% 수준으로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OECD 국가의 경우 전문대 학생의 60%가 국공립 교육기관에 재학 중이며, 정부의존형 사립 고등직업교육기관에 19.2%, 독립형 고등직업교육기관에 20.8%가 재학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문대 학생의 98.1%가 사립전문대학에 재학 중이며, 정부의존형 전문대학은 전무하고 모두 독립형 전문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전문대학의 재정실태 분석을 종합해 보면, 첫째,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총규모가 턱없이 작다. 둘째,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막아놓아 전문대학의 수입은 물가상승률 수준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셋째, 직업교육을 위한 고정지출비용은 물가 및 인건비 상승과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교육환경 개선이나 실습기자재 및 재료비 구매에 대한 비용지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넷째로 일반대학 중심의 재정지원정책으로 정부 재정지원규모 구성비에서 전문대학 재정지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정부재정의 경직된 집행지침으로 인해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중장기 발전에 투자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국가가 직업교육은 국가책무로 보고 정부에서 직업교육과 관련된 비용을 전액 또는 상당히 높은 비중을 부담하고 있다. 대학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50% 이상을 정부에서 부담하는 정부의존형 전문대학 비율을 살펴보면 독일 100%, 영국 100%, 중국 100%, 스페인 93%, 미국 90%, 프랑스 79%의 비율을 보인다. 일본(8%)과 한국(2%)만이 10% 미만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즉 OECD 국가들은 최소한의 복지차원에서 직업교육을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비용의 상당부분을 정부에서 부담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4차산업혁명의 촉발로 창의성교육, 융합교육, 인성교육, 맞춤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교육정책과 재정지원 정책의 틀은 산업화시대의 교육체제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대학이 장학금을 확대해 교육기회는 확대됐으나, 전문대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35명으로 창의성교육, 맞춤교육을 실현하기 어려운 환경에 머물러 있고, 임금 및 대학운영비 등 고정성 경비의 증가로 시설개선에 투자할 자금 여력은 약해지고 있다. 즉, 현재의 재정정책은 교육기회 확대와 교육기관 간 경쟁체제를 강화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고등직업교육의 질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대학은 몰리고 있다. ‘반값 등록금’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있는 10년 동안 고등직업교육의 질적 성장 동력은 약해져 왔고, 이러한 교육정책이 지속될 경우 당장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의 산업성장과 사회발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값 등록금 실현’에 ‘직업교육의 질적 성장’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이 더해진,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재정지원 체제로 정책방향을 수정․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등직업교육을 하는 전문대학에 대한 재정확충 논의는 우리 사회에서 직업교육을 누가, 왜 제공해야 하는가?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직업교육은 양성 인력의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현장과 유사한 실습환경이 필요하며, 실무중심의 교육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직업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구성원이자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성장할 수 있는 질 높은 교육이어야 할 것이다. 전자는 고비용구조의 직업교육 특성이며, 후자는 국민복지적 관점의 직업교육 특성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직업교육은 사적 영역보다 공적 영역의 특성이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선진 국가에서 국가주도로 또는 국가의 적극적 지원으로 직업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등직업교육의 98.1%를 사학이 담당하고 있다. 과거 국가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고등직업교육을 사학이 담당해 왔으나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합하는 양질의 직업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일반교육과 위상을 대등하게 하는 우수한 품질의 직업교육을 공급하기 위해 국가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한 때이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대학 재정규모를 연차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재정규모의 확대는 우선, OECD 국가 평균수준으로 설정하고 중장기 달성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015년 기준으로 전문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OECD 평균의 약 절반수준이므로 현재의 약 2배의 증액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비용은 학부모 및 학생 등 민간부담으로 할 것인지 정부부담으로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고등교육 재원의 정부부담은 OECD 국가평균은 66%이며, 한국은 36%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부담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재정지원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의 사업중심 재정지원방식의 한계점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고등직업교육교부금 제도 도입 방안과 포뮬러 펀딩 방안 검토가 가능할 것이다. 특수목적지원 사업 형태의 재정지원은 재정사용처에 제약이 따르며, 대학의 기본적인 교육환경 개선과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교부금 또는 포뮬러 펀딩 형식의 재정을 지원하고, 지원금 집행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중을 높여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근거해 재정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대학의 책무성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정부재정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의 책무성도 담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재정을 지원, 관리, 성과평가하는 전담기관의 설치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직업교육과 관련이 없는 비전문기관의 재정지원 관리는 성과보다는 관리적 측면이 강해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영국은 교육재정지원청(ESFA; Education & Skills Funding Ageny)을 설립해 대학이 건전한 금전 및 회계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공적 자금을 사용하는 방식이 기관 목표와 일치하는지를 평가 관리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고등직업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전문 평가기관도 설치, 운영할 필요가 있다. 재정지원과는 별개로 직업교육의 품질향상을 위한 전문평가기관이 필수적이다. 영국은 직업교육기관 질 관리 평가기관으로서 교육기준청(Ofsted; The 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 Children's Services and Skills)을 설치해 독립성을 보장하며, 직업교육기관경영의 효율성, 학업성취도, 학생복지, 학교장의 지도역량과 경영, 건강보건, 안전성 등 교육의 질을 포괄적이고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넷째, 재정확보 및 관리, 지원방법, 교육 질 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 각 대학들이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해 직업교육의 질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수입의 예측가능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재정지원의 책무성과 배분방식, 운영, 평가 등에 대한 내용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한 법적 규정의 필요성에 따라 2004년 처음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입법발의가 있은 이후 총 10회 발의됐으며, 20대 국회에서도 3건(안민석, 윤소하, 서영교 의원)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이 소관상임위원회에 접수된 상태지만, 아직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수한 품질의 고등직업교육을 하루속히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조속한 국회통과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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