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운동 재현, 민족대표 수채화전 등 행사 다양
국민대, 단국대, 덕성여대 등 독립운동가 설립 대학 주목
대학가·교육계, 새로운 100년 위해 협력 다짐

숙명여대가 2월 28일 서울 효창공원에서 3.1절 100주년을 맞아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강정애 총장과 재학생들은 용산구청이 주최하는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애국선열의 독립염원의 뜻을 기렸다.​
숙명여대가 2월 28일 서울 효창공원에서 3.1절 100주년을 맞아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강정애 총장(앞줄 가운데)과 재학생들은 용산구청이 주최하는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애국선열의 독립염원의 뜻을 기렸다.​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의 말이다. 올해 3·1절은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이 지나도, 200년이 지나도 3·1절 역사를 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 대학가가 3·1절 역사 계승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독립운동가 설립 대학들이 3·1절 100주년과 함께 주목받고 있으며, 대학가와 교육계가 3·1절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향해 손을 잡았다.   

■ 대학가 3·1절 100주년 기념행사 '활발' = 2월 28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이날 용산구청 주최로 3·1절 100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효창공원은 우리나라 대표 역사·보훈 유적지다. 숙명여대는 효창공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효창공원에는 의열사가 있다. 의열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 이봉창·윤봉길·백정기 등 3의사, 이동녕·조성환·차리석 등 임시정부 요인의 영정을 비치한 곳이다.

숙명여대는 3·1절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어 강 총장과 숙명여대 재학생 80여 명은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숙명여대 학생들은 1919년 3월 1일 당시 선조들처럼 치마 저고리 복장에 태극기를 들고, 효창공원 정문부터 효창동주민센터까지 행진했다. 숙명여대는 3·1절 10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연중 행사·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 총장은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대한제국 고종 황제 서거라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라면서 "숙명여대는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민족사학이다. 국가와 민족,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여성지도자를 배출하고자 설립된 숙명여대의 인재들이 애국선열들의 뜻을 기리고, 이어나가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대는 1일부터 7일까지 한신대 서울캠퍼스 채플실 2층(갤러리 한신)에서 3·1절 100주년 기념 '민족대표 33인 존영' 수채화전을 개최한다. 민족대표 33인은 3·1운동 때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대표적이다. 

수채화전은 한신대 서울평생교육원생들이 준비했다. 강선자, 김미옥, 김용숙, 장상훈, 이민숙, 이의란, 이월희, 이종희씨 등. 교육원생들의 나이는 56세부터 73세까지로 장상근 한신대 교수(독립기념관 이사)에게 20주간 지도를 받았다. 연규홍 한신대 총장은 "한신대가 민족대표 33인 존영 수채화전을 진행해 매우 뜻이 깊다"며 "교육원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5일 대구 유스티노캠퍼스 대강당에서 '3‧1운동과 대구대교구'를 주제로 3·5 만세운동 재조명 기념 학술대회와 음악회를 개최한다. 학술대회에서는 이경규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국채보상운동의 성격과 3‧1운동'을 주제로, 김정숙 영남대 교수가 '대구 평신도들의 항일 운동'을 주제로, 김태형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성유스티노신학교의 3‧1운동'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음악회에서는 기미독립선언문 낭독, 태극기 현양 퍼포먼스, 합창과 앙상블 연주 등이 진행된다.

그렇다면 3·5 만세운동은 무엇일까? 플로리안 드망즈 주교(파리외방전교회 대구교구 초대 교구장)의 일기에 따르면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 이후 성유스티노신학교 학생들은 1919년 3월 5일 만세운동을 벌였다. 성유스티노신학교는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이다.

김정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3·5 만세운동은 대구‧경북 최초 일제 항거 만세운동이었다. 3월 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개신교 학교 학생들을 주축으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됐다"면서 "민족 정신을 일깨운 그날의 외침을 우리 지역민과 학생들이 반드시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한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설립자이자 독립유공자인 유일한 선생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유한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설립자이자 독립유공자인 유일한 선생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 독립운동가 설립 대학 '주목' = 문재인 대통령은 2월 21일 유한대학교 졸업식장을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유한대학교 깜짝 방문은 3·1절 100주년과 맞물린다. 유한대학교의 설립자는 독립운동가이자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선생이다. 유일한 선생은 재미한인국방경위대(맹호군) 창설을 주도했다. 한국광복군 침공작전인 '냅코(NAPKO) 작전' 핵심요원으로도 활약했다. 문 대통령은 유한대학교 깜짝 방문에 앞서 유일한 선생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졸업식)에 오기 전 유일한 선생 묘역을 다녀왔다. 선생은 9살 나이에 유학길에 올라 미국에서 성장했지만 꿈은 '독립군 사령관'이었다"면서 "조국이 위기에 놓이자 15살 유일한 선생은 한인소년병학교를 지원했다. 용기 있는 선택으로 재미 한인들로 구성된 맹호군 창설의 주역이 됐다. 이후 기업을 일으켜 독립군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의 유한대학교 깜짝 방문과 3·1절 100주년으로 독립운동가 설립 대학이 주목받고 있다. 국민대가 대표적이다. 국민대의 설립자는 해공 신익희 선생이다. 신익희 선생은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뒤 임시정부에서 내무차장과 외무차장 등을 지냈다. 신익희 선생은 임시정부의 구국정신과 독립정신을 계승, 국민대를 설립했다. 신익희 선생은 1946년 9월 1일 창학 연설에서 "대학의 학문활동은 궁극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구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국대의 설립자는 범정 장형 선생과 혜당 조희재 여사다. 단국대에 따르면 장형 선생은 보성전문학교 재학 시절 조선총독부 설치에 울분을 느끼고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특히 장형 선생은 박기홍 선생(조희재 여사 부군)과 우의가 깊었다. 이에 광복 이후 조희재 여사와 뜻을 합쳐 단국대를 설립했다. 박기홍 선생은 광복 이전 별세했다. 장형 선생은 1963년 3·1절 기념식에서는 독립투쟁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덕성여대도 빼놓을 수 없다. 덕성여대의 설립자는 차미리사 선생. 차미리사 선생은 여성독립운동가다. 일제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항일민족계몽운동을 전개했다. 구체적으로 1905년부터 1910년까지 미국에서 한인교육기관 대동교육회와 대동보국회 발기인으로 활동했고 <대동공보> 발간에 기여했다. 귀국 후에는 배화학당 사감으로 3·1운동을 겪으면서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1920년 조선여자교육회를 설립했고 1923년 근화학원(槿花學院)을 설립, 민족교육운동을 전개했다. 차미리사 선생은 1955년 6월 1일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2002년 차미리사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선정하고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追敍)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을 포함한 교육기관이 2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 모여 '3.1운동 100주년 맞이,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선언'을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을 포함한 교육기관이 2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 모여 '3.1운동 100주년 맞이,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계 공동선언'을 했다.

■ 대학가·교육계, 3ㆍ1절 100주년 넘어 새로운 100년 준비 = 대학가가 교육계와 함께 3ㆍ1절 100주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비롯해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국회 교육희망포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학생참여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혁신연대(이하 대학가·교육계)는 2월 28일 국회에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학가·교육계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지난 100년 동안 우리 교육은 독립운동의 역사이자,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이며, 세계인이 부러워할 만큼 최단기간 잘 사는 나라를 만든 국민의 역사"라며 "일제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 그리고 분단국가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우리 국민의 저력이며, 그 힘의 원천은 바로 교육이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대학가·교육계는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며 굳어진 우리 교육은 중앙집중적 권력의 과도한 하향식 개입, 교육의 시장화와 사적 영역화를 비롯해 지나친 경쟁주의, 획일적 서열화와 학벌주의 심화, 계층·지역 간 불균형 등의 문제를 안게 됐다. 이로 인해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불신과 갈등이 자못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초지능화, 자동화, 가상화, 초연결 등의 흐름 속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인구절벽이라 불릴 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가·교육계는 "한편으로 우리 앞에 남북평화의 시대가 열리며,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평화와 번영은 동심원이 돼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과거 민주화와 산업화에 기여했던 우리 교육의 저력을 계승하고, 국민의 독창적 역량을 고양하는 교육을 새롭게 세울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대학가·교육계는 "100년 전 우리 선열들은 이미 3.1독립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에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세계 속의 교육 강국, 사람과 사람-세계와 세계를 화해와 평화로 잇는 대한민국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걸맞은 교육체제를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가·교육계는 "우리는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 3ㆍ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100년을 열어나가는 데 힘을 모을 것을 선언한다"며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사회적 합의를 거쳐 희망찬 내일을 만들어 갈 미래교육의 비전과 체제를 수립하고, 평화시대에 걸맞은 공존 교육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