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식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회장
(경남정보대학교 학생처장)

주원식 회장
주원식 회장

캠퍼스에 봄이 찾아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모두가 기지개를 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시즌이다.

우리는 이런 봄을 맞이하기 위해 총성 없는 입시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대학마다 독자적인 특성화와 자랑거리를 가지고 학령인구 절벽시대에서 어렵게 학생모집을 해 왔고 이제 그 결실을 가지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시점이다.

지난 2월 부산 해운대에서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처장들이 모여서 1박 2일 동계워크숍을 가졌다. 화두는 당연히 입시와 학생지도였고, 당일 축사를 했던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의 첫 일성 역시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었다.

구조개혁의 압박과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대학재정, 고등직업교육의 혁신을 제약하고 있는 여러 제도의 한계에서도 대학의 존재 이유는 바로 학생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이기에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과정과 시설, 첨단캠퍼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이고, 더욱 우선돼야 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 즉 교수의 마음가짐이며, 대학의 생명은 교수와 학생의 호흡을 통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지도에 왕도가 없겠지만, 필자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에서 학생지도의 길을 다같이 찾아보길 원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요즘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학생들 인성이 왜 이래! 기초능력이 너무 부족해! 옛날하고는 너무 달라!”

모든 걸 학생 탓으로만 돌린다. 하지만 그 학생도 자세히 보면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학습능력으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각자의 달란트를 잘 계발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은 평생지도교수제를 채택해서 정착화시켰다. 이는 단순한 제도 내에서의 지도를 떠나서, 학생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고 지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짧은 시간의 교육을 통해 좋은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필자는 수업시간에 주요 내용을 학생들에게 읽도록 한다. 사전학습을 하고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은 읽기에서 차이가 난다. 서투른 학생에게 반복 읽기를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고쳐주면 더 나은 표현을 하게 되고 종강의 시점에서는 양질의 읽기 능력을 갖게 되며 졸업할 즈음이면 멋진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 발전하는 것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요즘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다수는 칭찬보다는 질책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 학생들에게 칭찬을 하자. 무조건적인 칭찬이 아니라 변화되는 모습에 칭찬을 하라는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복도에서도, 길거리에서도 한마디씩 던지자.

칭찬에도 타이밍이 있다. 이 칭찬은 학생들의 성장에 커다란 동력이 될 것이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할 것이다. 이 자신감이 변화의 시작이다.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됐다.

요즘 교수들이 다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이 가장 가치 있고 행복하다는 것과 가르치는 달란트를 가진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학생들을 자세히 보고, 오래 보고, 칭찬을 통해서 그들이 원하는 바를 향해 잘 갈 수 있도록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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