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니어 세대, 주체적으로 여가(餘暇)를 찾아야
[기고] 시니어 세대, 주체적으로 여가(餘暇)를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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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언론인, 前 전주대 홍보실장 )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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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초 동국대 미래융합교육원 'PRO 시니어스타 최고위과정‘에 입학을 했다. 필자가 그날 느낀 일인데 우리 시니어는 지금까지 진정한 여가(餘暇)가 없었던 것 같다. 그날 개강식을 마치고 각자 개인 소개 시간이 있었다. 개개인의 소개 발표 내용을 귀담아 들어 보니 대체로 내용이 비슷했다. 젊을 적 꿈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살다 보니 그 꿈을 펼 시간이 없었다는 발언이 주류였다. 그래서 이 과정에 입학하게 됐다는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시니어가 그러지 않을까 싶다. 시니어의 인생 2막을 꿈꾸는 수요가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사람들은 60~70대 산업화시대에 노동의 덫에 걸려 여가를 잊고 살았다. 그러다 2004년 7월 이후 주 40시간 근무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자유시간이 늘어나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아마 이 때부터 우리 사회에 여가문화가 자리 잡은 것 같다. 한꺼번에 삶의 질이 껑충 도약한 시기이지 않았을까. 그 몇 년 후 설문조사 내용을 보니 늘어난 자유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가족과 함께 지낸다는 응답이 늘었다. 이제 가족여가는 기본이다. 여기에 취미활동이나 사회적 참여 등 문화적 여가, 사회적 여가 등이 증가하고 있다. 아직도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은 일찍부터 근로하는 분이 많지만, 그래도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정착된다면 새로운 변화가 또 시작될 것이다. 우리의 삶이 질적으로 향상됨은 물론 시니어들에게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휴식활동, 관광활동, 스포츠활동, 문화․예술활동 등과 함께 인생 2막을 실현하려는 각 분야별 전문화 활동이 증가할 것이다.

동국대 최고위과정에서 채동욱 화가(전 검찰총장)의 멘트는 감동적이었다. 그는 인사 서두에 ’제 나이 지금 32세입니다‘라고 말했다. 청중들은 어리둥절 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해 30년 동안 검사생활을 했습니다. 대학입학 당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법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지금 시니어 화가가 돼 그림 그리는 입장에서 본다면 30년은 잃어버린 기간입니다. 그래서 32세라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원생들은 그때서야 어의를 알게 됐다. 그리고 누구나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보는 것, 또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을 것이다.

베이붐 세대를 비롯한 시니어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국가적으로 기여했고, 가정적으로 책임을 완수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아발견이고 자아존중이다. 생업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돌보지 않았던 나 자신을 돌봐야 할 때가 왔다. 자신을 가꾸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고단한 몸과 상처 받은 마음도 치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 그리고 자아를 재발견해야 한다.

지금 시니어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여가생활이 필요하다. 하루는 누구나 똑같이 24시간이다. 자녀나 주위 사람들이 여가를 찾아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주체적으로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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