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가 2월 27일 서울 '마루 180'(창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미래교육위원회 발족식 및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가 2월 27일 서울 '마루 180'(창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미래교육위원회 발족식 및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대한민국 대학가와 교육계에 새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미래교육이다.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은혜)와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의장 김진경)가 미래교육체제를 수립하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추진한다. 그러나 대학 혁신 없이 미래교육 논의는 무의미하다. 특히 미래교육을 위한 대학 혁신이 성공하려면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 국가교육회의-교육부, 미래교육 행보 ‘시동’ = 국가교육회의는 2월 2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제9차 국가교육회의를 개최하고 ‘2019년 국가교육회의 운영계획’을 심의·의결했다. ‘2019년 국가교육회의 운영계획’의 핵심은 2030 미래교육체제 수립과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다.

교육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교육부 자문기구 미래교육위원회가 2월 27일 발족한 것. 미래교육위원회는 벤처 창업가, 로봇 공학자, 캐릭터 디자이너, 화이트 해커, 대학 교수 등 36명으로 구성된다. 미래교육위원회는 미래교육 추진 의제를 도출하고, 연말까지 미래교육 보고서를 마련한다.

또한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국회교육희망포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2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새로운 교육 100년과 국가교육위원회’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으로 새로운 미래교육을 여는 원년”이라면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통해 지난 100년의 교육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0년의 교육방향을 국민들과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대학가, 미래교육 공감···재정 지원, 제도 개선 ‘한목소리’ = 대학가도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의 미래교육 시동에 공감하고 있다. 미래교육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명확하다. 바로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은 대학교육 혁신의 열쇠다. 대학가는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을 통한 대학교육 혁신 없이 미래교육의 청사진이 완성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영섭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부경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교수가 좋아야 한다. 좋은 사람들이 지식과 경험을 갖고 현장에서 잘 가르쳐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운이 좋다. 1970년대생 교수들이 대학의 4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런데 시스템은 돈이 들어야 해결된다. 재정지원사업 등도 있겠지만 대학 사정에 맞춰 빨리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처럼 한 교실에 많은 학생들을 넣어놓고 교육하라는 것은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정책 차원에서 대학 현장을 바꾸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미래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대입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대입 환경 변화를 위해 대학 간 격차가 해소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교육 여건이 좋은 명문대에 진학이 집중된다. 실제 서울대와 거점국립대들 간 교육 여건 격차가 크다. 따라서 대학 간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나머지는 미사여구와 장밋빛에 불과하다.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일정 교육여건을 갖춘 대학의 경우 특성화 분야나 미래사회 분야를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미국에서는 펜실베이니아대를 비롯해 소위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학위를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아직 학위를 그렇게 줄 수 없게 법령화돼 있다”며 “왜 그래야 하는지 의문이다. 산업시대에는 똑같은 엔지니어를 대량으로 길러내는 게 중요했지만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가치를 갖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 대학 자정 노력도 주문, 평생교육까지 시야 확대 필요 = 재정 지원, 제도 개선과 함께 대학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예전에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남의 얘기였다. 엔지니어(engineer)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인문사회계열 교수에게는 일종의 도전”이라며 “나이가 들었음에도 계속 공부해야 하고, 학생들이 많이 쓰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도 많이 써봐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과의 갭이 줄어든다.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래교육을 평생교육까지 확대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조세홍 한성대 교육혁신원장은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고 최저 출생률까지 보이는 상황에서 미래 산업인력 양성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면서 “미래교육 방점은 특정 학문이나 직업교육에 있지 않다. 앞으로 100세 시대인데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새로운 것과 공부에 적응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이는 평생교육과도 연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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