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전형 비율산정’ 놓고 교육부-대학 갈등 '촉발'
‘대입전형 비율산정’ 놓고 교육부-대학 갈등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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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2학년 정시 30% “재외국민·외국인 포함 방침 확고”
‘이중기준’에 반발하는 대학들…‘1개 사업, 2개 기준?’
정원제한 없는데 ‘방법 있나’…‘현실 모른다’ 비판도
교육부가 대입전형 비율 산정 시 '모수'로 12년 전 교육과정 이수자와 순수외국인 등 모집인원 제한이 없는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대학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촉발될 조짐이다. 사진은 8일 열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설명회. (사진=한국대학신문DB)
교육부가 대입전형 비율 산정 시 '모수'로 12년 전 교육과정 이수자와 순수외국인 등 모집인원 제한이 없는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대학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촉발될 조짐이다. 사진은 8일 열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설명회.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아….” 8일 열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설명회에서 교육부가 수시·정시 비율 산정 시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포함시키겠다고 하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입학정원의 제한이 없는 순수외국인과 해외 전교육과정 이수 재외국민 등은 정원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이를 전형비율 산정 시 참고하겠다는 교육부의 발언은 ‘무리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2022학년 대입 개편안이 발표되던 때부터 대학들은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제외하고 전형비율을 계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교육부는 ‘요지부동’이다. 교육부는 대입전형 시행계획 통계와 대입 개편안 발표 당시 수치 등을 이유로 두 전형이 포함돼야 할 당위성을 얘기하지만, 제대로 된 통계가 아니며 ‘이중기준’에 불과하다는 대학들의 설명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교육부, 전형비율 산정 시 재외국민·외국인 포함 방침 = 지난해 8월 교육부가 내놓은 ‘2022학년 대입제도 개편안’. 그중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수능위주전형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개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주제인 데다 정부가 나서 특정 전형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들은 일단 2022학년 대입에서 정부 방침을 따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대학 자율성 훼손과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바뀐 대입 기조 등을 볼 때 “여론을 의식한 졸속 처리와 발표로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은 유효하지만 이미 발표된 개편안을 뒤집기란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다. 수능위주전형을 30% 이상으로 늘리지 않거나 학생부교과전형이 이를 밑돌 경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여 자격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교육부가 공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30%를 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대입전형 모집인원을 계산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정원내 인원만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가 하면, 정원내와 정원외를 모두 합산하는 것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정원외 가운데 재외국민과 순수외국인 등이 포함되느냐에 따라서도 인원이 달라진다. ‘수능위주’가 정시모집 전체를 뜻하는 것인지, 정시에서 예체능실기전형을 제외하고 수능위주전형만을 따지는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교육부는 정원 내와 정원 외는 물론이고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까지 전부 포함해 수능위주 인원 비율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대입 개편안과 함께 발표된 통계와 동일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타당하다고 본다. 방향은 확실하다. 정원내 인원과 정원외 인원은 물론이고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 인원들도 모두 들어가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통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언급한 ‘대입개편안과 함께 발표된 통계’는 2022 대입개편안 발표 당시 함께 나온 대학 명단을 일컫는다. 당시 교육부는 수능위주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이 30%를 밑도는 대학이 전국 35개교에 불과해 혼란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들의 전형별 비율과 전체 모집인원을 함께 발표했다. 당시 전체 모집인원에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이 포함돼 있었으니 2022학년 수능위주전형 30% 여부를 따질 때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게 교육부 주장의 골자다. 

교육부가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포함해야 한다고 내세우는 또 다른 당위성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통계다. 통상 ‘전형계획’으로 불리는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현재 대입 사전예고제에 따라 해당 연도 대입을 치를 수험생들이 고2 4월 말이 되면 대학들이 모집요강에 준하는 형태로 발표하는 선발계획안을 뜻한다.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할 때도 재외국민전형이나 외국인전형을 빼지 않는다. 전체적인 틀이 동일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반발하는 대학들…재외국민·외국인 포함 ‘논리 결여’ ‘현실적으로 불가능’ = 대학들은 교육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것과 달리 ‘이중기준’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현재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학생부종합전형 모집비율 산정기준에서는 정원외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이 제외되고 있다”며 “지원사업 신청서 작성 시 제외하는 재외국민·외국인을 30% 산정 시 포함시키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현실적으로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을 포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전 교육과정 이수 재외국민이나 ‘순수 외국인’의 경우 모집인원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입전형에서의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은 크게 3개로 구분할 수 있다. 12년 전 교육과정을 해외에서 이수한 12년 과정 이수자, 부모 모두 외국인인 일명 ‘순수 외국인’, 이외 재외국민과 외국인이다. 이 중 재외국민과 외국인은 입학정원의 2% 이내로 모집인원 제한이 존재하지만, 12년 과정 이수자와 순수 외국인은 별도 모집인원 제한이 없다. 

대학들의 지적은 이처럼 인원 제한이 없어 몇 명을 뽑더라도 상관이 없는 전형까지 포함해 정시 비율을 따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겨냥하고 있다. 한 대학 입학 관계자는 “애당초 정원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전형들까지 교육부는 전부 정원으로 간주하려 한다. 대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실제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보더라도 그렇다. 대학들은 3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운영 중인 시스템을 활용해 시행계획을 제출한다. 인원 등을 입력해 제출한 시행계획은 이후 심의를 거쳐 4월 말 확정 발표된다. 

이 시스템을 보면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은 별도 모집인원을 넣지 않아도 되도록 구성돼 있다. 몇 명을 뽑더라도 상관이 없다 보니 미리 선발계획을 공고하기 쉽지 않아 대학들에 계획 제출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계획 제출이 강제돼 있지 않다 보니 대학들의 수치는 중구난방이다. 대학들 가운데 상당수는 2% 이내에서 선발해야 하는 재외국민전형 정도만 제출하고 있을 뿐 이외 모집인원 제한이 없는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의 경우 ‘0명’으로 모집인원을 입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교육부가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이 포함돼야 할 당위성으로 내세운 대입전형 시행계획 통계부터가 제대로 된 수치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실제 대교협이 취합해 발표한 2018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만 보더라도 수치 ‘오류’를 찾아볼 수 있다. 대교협이 발표한 재외국민 모집인원은 2019학년과 2020학년 모두 4000명대. 하지만 대학알리미에 공고된 2018년 12년 과정 이수자와 순수외국인 수만 보더라도 9500여 명에 달한다.

이처럼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명확히 계산할 일관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에 나서고 있으니 교육부를 보는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임 사정관은 “일률적인 기준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전부 기준으로 삼겠다 하면, 제대로 인원을 넣은 대학만 손해를 보게 된다. 기계적 해석만 앞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시스템 개선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재외국민과 외국인전형을 포함해 전형비율을 계산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전형 시스템에 재외국민과 외국인을 넣지 않아도 되다 보니 대학들이 각기 다른 식으로 이를 처리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본다.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들 기대 받아들여질까…파급력 크지만 교육부는 ‘요지부동’ = 대학들이 전형비율 산정기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 포함 여부가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은 2%의 재외국민 및 외국인, 11%의 기회균형을 정원외로 선발한다. 정원이 3000명인 대학에 대입하면 11%는 330명이다. 대학들은 아무리 범위를 넓게 잡더라도 이 정도 선에서 전형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수능위주전형 30%의 범위는 990명이 된다. 

하지만 교육부가 주장하는 대로 모집인원 제한이 없는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을 전부 포함시키면 어떻게 될까.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8년 50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을 선발한 대학도 존재한다. 이 인원들을 더한 상태에서 수능위주전형 3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140명을 선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원내만 놓고 보면 38%를 수능위주전형으로 뽑아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선발인원은 40%를 훌쩍 넘기게 된다. 
 
대학들은 오히려 실질적인 전형비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예체능실기전형까지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기 없이 선발이 어려운 특성 때문에 예체능 모집단위가 큰 대학일수록 수능위주전형을 크게 늘려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국중대 한양대 입학팀장은 “9개 대학에서는 이미 교육부에 예체능실기전형을 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대학들은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입학처장협의회를 통해 교육부가 외국인전형과 재외국민전형에 대해 다른 생각을 표명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전국 대학 입학처장이 모이는 자리에서 교육부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파장이 클 것이다.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길 기다리는 중”이라며 “당장 이달 말까지 2021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야 한다. 2022학년까지 순차적으로 수능위주전형을 늘리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쉽사리 생각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재외국민전형과 외국인전형 포함 여부가 ‘확정’됐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내년 사업에 적용될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입학처장협의회에서 많은 질의가 나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방침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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