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르포] “다음 학기는 어떻게 될지…” 강사 불안감 속 개강
[수요르포] “다음 학기는 어떻게 될지…” 강사 불안감 속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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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속 시작한 2019년 1학기…강사법 개정 그 후 대학은
시간강사, 고용 불안 속 강의 진행 중
일대일 수업 합반 운영에 학생들 수업만족도 하락 우려
전임교원 책임시수 증가…보직교수도 강의 부담 늘어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 강사 대량해고와 수강신청 대란의 원인과 해법' 토론회 현장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 강사 대량해고와 수강신청 대란의 원인과 해법' 토론회 현장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강사법 시행은 8월로 미뤄졌지만 대학들은 이미 '강사법 체제'에 돌입했다. 강사 해고, 강의 수 감소, 졸업이수학점 축소 등은 예상된 일이었고 2019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자 현실로 드러났다.

한 전문대학 시간강사 A씨는 이번 학기 개강 전 불어닥친 해고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번 학기에 강의를 배정받았지만, 그 역시도 다음 학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A씨를 만나고자 3월 14일, 그가 일하고 있는 전문대학을 찾았다.

오전 9시께 캠퍼스에 들어서자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들이 스쿨버스에서 내려 뛰기도 하고, 몇몇 학생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여느 날처럼 평범한 목요일의 대학이었다. A씨는 이 대학 B학과에서 전공 기초 수업을 맡고 있었다. 수업은 2개 분반으로 나뉘어, 10시부터 2시까지 연이어 강의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이 화이트데이라고 커피며 간식거리를 A씨에게 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A씨는 인기 있고 신뢰받는 교수의 모습이었다.

■개강한 대학가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수업 줄어 ‘노는 강의실’ = 모든 게 평화로워 보였지만, A씨도 학생들도 마음 속으로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A씨는 기자에게 “이번 학기에는 수업을 받기는 했지만, 다음 학기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미 이 대학은 이번 1학기를 시작하기 전 시간강사들을 한 차례 해고한 일이 있다. ‘강사법 개정’이 그 이유였다. 학생들이 강사법을 인식하게 된 것도 이 일 때문이었다. 이 대학 B학과의 한 2학년 학생은 “들을 때는 강의에 집중하다가도, 문득 다음 학기에 이 교수님을 못 뵐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안감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강사들이 해고된 후 일대일로 진행됐던 실기 수업은 그룹 수업으로 바뀌었다. ‘강사법’이라는 단어를 꺼내자, 많은 학생들이 이 수업의 변화를 지적했다.

“작년부터 ‘강사법 때문에 수업이 조정될 거고, 강사 교수님들이 많이 못 나오실 것 같다’는 안내가 있었어요. 그리고 원래 강사 한 분이 학생 한 명을 코치하는 일대일 수업이었던 전공실기가 이번 학기부터 전공별 그룹 수업으로 바뀌었죠. 어떤 전공은 다섯 명 이상이 같이 한 그룹으로 수업을 듣기도 하는데, 교수님이 실기를 지도하시기가 좀 애매해요.”

실제로 이날 12시부터 이어지는 전공실기 수업도 참관해보았다. 수업은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연습량을 체크하고, 실습 과정과 결과에 대한 조언을 전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같은 시간이라면 학생 수가 적을수록 더욱 세밀한 지도가 가능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한참 수업이 이뤄질 2시 40분경, 전공실기 수업이 이뤄지는 이 대학 강의실은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비어 있었다. 강의실 마다 붙어있는 강의시간표도 '강의시간표'라고 하기에는 빈 공간이 너무 많았다. 한 강의실 앞에 붙어있는 강의시간표에는 겨우 여섯 시간 정도의 강의 계획이 적혀 있었다. 이 대학 3학년 학생은 1학년 후배들의 시간표를 보다가 수업 자체가 줄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올해 입학한 1학년 수업 중에는 작년 1학년 수업에 비해 빠진 수업이 많다고 들었어요. 1학년들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제가 들었던 수업 중에 없는 게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1학년 때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공강인 날이 없었는데, 지금 1학년들은 공강인 날이 있더라고요. 수업이 줄었다는 걸 느꼈죠. 실제로 올해 1학년부터 졸업이수학점도 10학점 줄었어요.”

■전임교원 책임시수‧전담 강의 늘어 = 강사, 학생만이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강사가 줄어든 만큼 전임교원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C 전문대학은 최근 강사법과 대학 재정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전임교원들의 책임시수를 9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렸다. 책임시수를 초과하는 강의 시간에 대해서는 교육비가 지급되도록 돼 있다. C대학 교수협의회장은 “전임교원의 의무시수를 늘려 인건비를 삭감하는 것은 취업규칙 불이익(근로조건 악화) 변경에 해당한다”며 학교 측의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C 대학 교학팀 관계자는 “10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상태에서 강사법이 개정되면서 재정적 압박을 강하게 받았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되고 있는 상황도 아니라 이러한(전임교원의 책임시수를 늘리는)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우리 대학뿐 아니라 많은 대학이 비슷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실제로 D 전문대학에서는 보직교수도 지난해보다 강의를 더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D 대학의 한 보직교수는 “작년에는 강의를 3시수 받았는데, 올해는 6시수를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기자가 만난 전문대 재학생 E씨는 강사법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묻자 “강사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강사법 때문에 더 많은 강사들이 해고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작년과 올해 수업방식이 바뀌면서 강사법의 영향을 피부로 느끼는 중”이라고 답했다. 교육부는 강사법이 안착할 수 있도록 대학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더불어 정책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미 개강한 대학가에는 불안과 혼란이 만연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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