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대로 골라보는 10인 10색의 영화

조용했던 극장가는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개봉 열기가 달아오른다. 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들이 극장가로 달려오기 때문이다. 10인10색으로, 보고 싶은 취향대로 영화를 고를 수 있는 모처럼의 푸짐한 상차림이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 전설의 레슬러 역도산 그의 삶에 빠져보자 '역도산'
어디에 있는 산이냐고? 역도산은 산의 이름이 아니라 사람의 이름이다. 조선 이름 김신락,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17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전설적인 프로 레슬러가 된 일본의 영웅, 그가 바로 역도산이다. 스모 선수를 꿈꾸다 레슬링을 접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 레슬러가 되어 일본으로 귀환한 역도산. 미국선수들을 다운시키며 제2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실의에 빠져 있던 일본인들의 가슴에 불꽃을 피워올린다. 감독은 <파이란>을 연출했던 송해성. 뒷골목 3류 인생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었던 그가 그리는 역도산은 앞모습이 아니다. 최고의 인간의 뒷모습에 드리워진 짙은 그늘이다. ‘고무줄 몸무게’로 유명한 설경구가 역도산을 연기하기 위해 20킬로그램을 불려‘국민의 영웅’에서‘수완좋은 비즈니스맨’을 연기한다. 일주일 간 촬영했다는 레슬링 경기 장면이 압권일 듯. 경기 실황을 보는 것처럼 사실적이다. 설경구도 역도산의 삶에 동화되었는지, 이 장면을 촬영한 뒤 눈물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링>의 주인공 나카타니 미키, <감각의 제국>의 후지타츠야, <큐어>의 연쇄살인범 하기와라 마사토 등 이름있는 일본 배우들이 함께한다. 한일합작으로 만들어졌으며,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 뒤 내년 초 일본에서도 개봉된다. 영화로 만나는 2004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1911년 첫선을 보인 프랑스의 추리소설가 가스통 루르의 <오페라의 유령>은 지금까지 수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선보이는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화려한 뮤지컬 넘버들과 <베트맨 포에버>를 만들었던 조엘 슈마허의 영상이 결합한 2004년 버전. 고전적인 사랑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어떤 식으로 요리될까? 뮤지컬에서는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팬텀(제라드 버틀러)의 과거를 그린 장면이나 라울(패트릭 윌슨)의 회상 장면이 복구된다고. 여기에 영화를 위해 창작된 15분의 새로운 음악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으로 온 크리스마스 요정 '엘프'
산타클로스 밑에서 여러 가지 선물용장난감을 만들어 내는 크리스마스의 요정을 엘프라고 부른다. 엘프 마을이 만들어진 것은 30여 년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 마을에 입양된 꺽다리 버디(윌 페럴)는 자신의 출신성분을 알고 가출을 감행, 아버지를 찾아 뉴욕으로 떠난다. 그러나 뉴욕은‘촌사람’이 살아가기에 녹록한 곳이 아니다. 게다가 친부는 버디를 냉냉하게 대한다. 삭막하고 메마른 사람들 속에서 지내다 자신의 할 일을 깨닫게 되는 엘프.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감동적인‘크리스마스용’영화다. 열정과 애정으로 좌충우돌 사랑 통통 '브리짓 존스의 일기2'
2001년 수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브리짓 존스가 다시 일기를 썼다. 이번의 주제는‘열정과 애정’. 1편 만큼 재밌을까,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사이 존스는 어떻게 변했냐고?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66킬로그램의 뚱뚱한 몸매를 자랑하고(르네 젤위거는 이 역할을 위해 실제 살을 불렸다) 여전히 담배를 사랑한다(남자 친구 몰래 담배를 피는!).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반듯하고 번듯한 자랑스러운‘변호사’마크 (콜린 퍼스)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것. 뒤늦게 돌아온 바람둥이 다니엘(휴그랜트)과 마크 사이에서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좌충우돌 여기저기 통통통 튀어 다니며 자신의 마음과 사랑을 확인한다. 장대한 액션, 흡혈귀 사냥의 완결편 '블레이드 3'
주저없는 칼놀림과 스타일,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했던 블레이드가 다시 찾아온다. 인간 반, 흡혈귀 반의 흡혈귀 사냥꾼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우선 두 명의 딸림 식구가 늘었다. 블레이드의 영원한 파트너인 휘슬러의 딸 아비게일(제시카 빌)이 멋진 활 실력을 자랑하고, 독자 노선을 고수하던 뱀파이어 헌터 한니발 킨(라이어 레이놀즈)이 그들. 힘을 합친 이유? 뱀파이어의 모체를 깨워 지구를 정복하려는 음모를 초전박살시키기 위해서란다. 훨씬 장대해진 액션과 영상을 기대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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