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혁신지원사업, 3년 후를 바라봐야 한다
[사설] 대학혁신지원사업, 3년 후를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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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지원사업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131개 자율개선대학들은 사업계획서를 모두 제출했다. 교육부는 4월부터 사업계획서를 기반으로 컨설팅을 실시한다. 컨설팅 이후 사업비가 배부된다. 대학혁신지원사업 기간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다. 교육부는 올해 별도 평가 없이 사업비를 배분한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연차평가를 실시한다. 연차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비가 차등 배분된다.

주지하다시피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일반재정지원사업이다. 목적성 사업은 지원금 사용이 제한된다. 반면 일반재정지원사업은 지원금 사용이 비교적 자유롭다. 대학들은 △인건비 △장학금 △교육·연구프로그램 개발·운영비 △교육·연구환경 개선비 △실험실습 기자재 구입·운영비 △기타 사업 운영 경비(여비, 교육활동 지원비, 학술활동 지원비, 도서 구입비, 일반 수용비, 홍보비, 회의비, 행사 경비) 등에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야심작이다. 따라서 사업의 성패 여부가 관건이다. 대학들이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자율성을 기반으로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다면 최선의 결과다. 반면 별다른 소득 없이 사업이 종료되면 세금 낭비 논란까지 우려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성공을 위해 단기적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당장 올해만 해도 사업비가 5월에 배부되면 내년 회계연도(2월)까지 사업 기간이 길지 않다. 대학들은 곧바로 연차평가를 받아야 한다.

자칫 대학들이 연차평가에 급급해 단기성 성과에 매몰될 수 있다. 장학금이 대표적이다. 가시적으로 장학금 혜택이 늘어나면 일견 사업 성과로 비쳐진다. 또한 정규 교과과정 개편은 용이하지 않다. 대학 입장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에 맞춰 정규 교과과정을 개편하기보다 비교과 프로그램을 늘리는 게 수월하다. 비교과 프로그램에는 해외 연수, 특강 등이 포함된다. 비교과 프로그램 확대도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주요 성과다. 

그러나 단기성 성과는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학금 혜택을 늘리고,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유명인사 초청 특강을 대폭 개설한다고 가정하자. 사업 종료 이후에는 어찌할 것인가. 교비로 충당하면 좋다. 하지만 대학들의 재정난을 감안할 때 장담할 수 없다. 실례로 A대학은 기존 CK(대학 특성화) 사업 시행 당시 재선정에 탈락되자 사업단을 해체했고, 장학금 등 혜택을 중단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었다.

이렇게 볼 때 연차평가는 두고두고 아쉽다. 물론 대학들의 책임을 담보하기 위해 연차평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연차평가가 대학들이 장기적 관점, 정확히 말하면 3년 후를 바라보며 사업을 수행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교육적 성과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교육에서는 '인풋'과 '아웃풋'이 즉시 이뤄질 수 없다. 어찌보면 교육은 '기다림의 미학'이다. 대학들이 '기다림의 미학' 차원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수행할 때 사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기다림은 정부의 몫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에는 올해에만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세금이다. 정부도, 대학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대학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해야 한다. 연차평가도 재고돼야 한다. 평가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사업 성과를 위한 평가가 무엇인지 고민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3년 후 정부도, 대학도, 국민도 모두 웃을 수 있다. 나아가 대학혁신지원사업 시즌2와 시즌3,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실행이 시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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