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 K Son(손경문) 영국 버튼앤사우스더비셔칼리지 동아시아 디렉터

샘 K 손 동아시아 디렉터
샘 K 손 동아시아 디렉터

“놀라셨죠? 제가 이렇게 바뀌었네요.”

두바이 출장 중 반갑게 맞아준 이 친구는 2011년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참가 학생이었다. 처음에는 모습도, 목소리도 너무 아이와 같아서, 16주 기간을 잘 견디어 낼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잘 적응을 하고, 이제는 세계 굴지의 호텔 체인 중에서도 가장 고급 호텔에서 Concierge 매니저급까지 올라가서 당당하게 활동을 하는 멋진 글로벌 인재가 됐다.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7500여 명의 한국의 전문대학생을 4개월 동안 해외기관에 파견해 어학연수와 현장실습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는 청년 해외진출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2014년도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에 참가했던 학생에게도 연락이 왔다. 프로그램 참가 이후에,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중증-장애우 사회 복지 단체에서 장기간 근무를 하고, 이제는 호주의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취득, 호주 멜버른에서 취업해, 근무 중에 인사 차 연락이 왔다. 반가운 마음에, 파일들과 개인 SNS를 통해, 중국의 유명 기업에서 판매담당자로 활동하는 참가자, 현지에서 결혼상대자까지 만나서 정착한 예전 실습생,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강화된 글로벌 업무 능력뿐 아니라, 다문화적 역량을 가지고 한국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또한 창업을 통해서, 한국 내에서도 세계를 품고 활동을 하는 멋진 실습생들을 보며 글로벌 현장 실습을 11년째 영국 현지와 인도, 두바이 등에서 봐온 현지 담당자로서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 된다.

영국에서 2008년부터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을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약 300여 명에 가까운 실습 참가 학생들을 지켜보며 길지도 않지만, 짧지도 않은 16주라는 기간의 경험을 무기로, 세계에 진출하거나, 한국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자신의 업무 영역뿐 아니라, 소속 기업이나 기관에는 우수한 성과로, 또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동기부여 등 무형적 파급효과를 내는 것을 보았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외국 현지 담당자들에게 8~12주라는 기간에 이 아이들에게 실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과정도 어렵고, 해외로 실습을 나오는 학생 중에는 기술력은 훌륭하지만, 아직은 어학 및 글로벌 역량이 부족해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또한 외적으로는 비자나 여러 가지 제도적인 부분으로 학생들이 현장 실습 후에 바로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 또한 우리 학생들이 취업을 선호하는 국가들도 유례없이 지속하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자국민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재 이동 등의 기회의 문을 점차 닫고 있는 현실 등을 볼 때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이 빛을 발하는 시기나 현장은 단기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봐야 그 가치가 드러난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연합 내에도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2013년까지 진행이 됐던 레오나르도 프로그램이 있었으며, 현재는 2020년까지 에라스무스 플러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유럽 연합 내에서 젊은이들의 국제적인 교육, 학습, 인턴십, 도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년 단위의 예산책정, 감사, 최종 평가의 사이클이 아닌, 5~6년 중장기 단위로, 목표 책정 및 예산 편성을 통해, 안정적인 제도적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에라스무스 플러스 제도 또한 성장, 일자리, 포용정책 등을 포함한 Europe 2020 정책 및 교육제도의 중장기 정책인 ET2020 그리고, 고등교육기관 간의 지속 가능한 협력 발전을 위한 EU Youth Strategy 정책을 바탕으로 두고 있으며, 프로그램 평가를 통해 참가자들의 해외 진출을 통한 청년 실업률 하락은 물론 노동 시장에서 우수한 기법 전수, 민주주의 참여 장려, 글로벌 혁신 및 협동 정신을 통해, 지속해서 국가 간의 협력과 이동 등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 정해진 프로그램 기간 후에 참가자에 대한 것뿐 아니라, 혁신과 기업 혹은 기관의 현장의 우수한 사례가 어떻게 공유돼 긍정적인 영향을 끌어냈는지, 그와 함께 이를 통해서, 참여 기관, 지역, 산업, 국가 등 거시적으로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의 기준 등으로 삼은 것으로 본다.

비록 전 세계로 파견된 그동안 모든 학생의 글로벌 현장 실습을 통한 실질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부분을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영국을 기준으로 본다면, 단순히 학생들의 글로벌 현장 실습 이후에 단기간 내에 해외 취업, 국내 취업 등의 정량적인 평가를 넘어서, 본다면, 현지의 기업과 기관들에 끼친 긍정적인 면이 많이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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