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오 총장(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과 대전보건대학교 관계자들이 20일 호주 직업교육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이강오 총장(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과 대전보건대학교 관계자들이 20일 호주 직업교육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 관계자들이 방한 일정 중 한국의 고등직업교육기관을 찾아 교육 환경을 탐방했다.

이번 대표단은 섀넌 펜티만(Shannon Fentiman) 퀸즐랜드 주정부 고용중소기업부 장관 겸 훈련기술개발부 장관을 중심으로 퀸즐랜드주정부 교육국(Study Queensland) 관계자와 국립 직업교육훈련기관인 테이프 퀸즐랜드(TAFE Queensland)와 3개 직업교육훈련기관, 2개 영어교육기관, 사설교육기관단체 관계자들이다.

특히 대표단의 교육국 및 교육기관 관계자들은 18일 경복대학교 방문을 시작으로 연성대학교(19일), 대전보건대학교(20일)를 차례로 방문하며 전문대학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실습 공간을 탐방했다. 또 19일에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의향서를 체결하고 직업교육훈련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가기로 약속했다.

19일 연성대학교를 방문한 퀸즈랜드 관계자들과 연성대학교 교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성대학교 제공)
19일 연성대학교를 방문한 퀸즈랜드 관계자들과 연성대학교 교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성대학교 제공)

■호주 교육 관계자들, 전문대학 ‘첫 대면’ = 대표단은 이번 방한에서 세 곳의 전문대학을 방문하며 교류의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한국의 직업교육 현황을 새롭게 인식했다.

대표단의 20일 대전보건대학교 방문 일정은 △대학 소개 △호주 직업교육기관 소개 △대전보건대학교 간호시뮬레이션센터 탐방으로 이뤄졌다. 대표단이 대전보건대학교를 방문한 것은 퀸즐랜드 주정부가 대전과 자매도시 협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해 대전의 대표적 보건계열 직업교육기관과 교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개 순서에서 호주 직업교육기관 관계자들은 교류의 의지를 강조했다. 자넬 채프만(Janelle Chapman) 테이프 퀸즐랜드 전무이사는 “한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고, K-Move 스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전보건대학교와도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협력을 통해 실습생과 어학연수생을 유치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제안도 이어졌다. 영어교육 기관인 유니언 어학 교육원(Union Institute of Language)의 휴 리치(Hugh Ritchie) 대표는 “학생들이 호주에서 유학하고 취업하려면 영어 공부가 무척 중요하다”면서 “호주 교육환경을 그대로 옮겨서 외국에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전보건대학교와 향후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이강오 대전보건대학교 총장은 어학교육에 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강오 총장은 “현재 우리 정부는 단순 어학연수보다 현장실습과 연계한 어학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를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도 기본 어학실력뿐 아니라 전공 관련 언어 능력”이라며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대전보건대학교 간호시뮬레이션센터에서 호주 직업교육기관 관계자들이 송예헌 간호학과 학과장(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허지은 기자)
대전보건대학교 간호시뮬레이션센터에서 호주 직업교육기관 관계자들이 송예헌 간호학과 학과장(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허지은 기자)

간호시뮬레이션센터 탐방에서는 실제 근무환경과 유사한 실습 환경에 관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단은 마련된 환자 침대 숫자와 같은 센터 현황과 환자 더미의 기능, 실습 시 기자재 활용 방법, 한국 간호학과 학생들의 임상실습시간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경복대학교를 찾아 직업교육 운영 노하우에 대한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일정은 상호기관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치위생과 실습시설(임상실습실·시뮬레이션 실습실·방사선 실습실) △간호학과 실습실(기본간호학 실습실·시뮬레이션 실습실·건강사정 실습실) △항공서비스과 실습실 △준오헤어디자인 실습실을 살펴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18일 경복대학교에서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 대표단과 경복대학교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경복대학교 제공)
18일 경복대학교에서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 대표단과 경복대학교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경복대학교 제공)

김영진 경복대학교 교학처장은 “대표단은 특히 경복대학교와 어학연수 프로그램, 인턴십 프로그램, 학점교류 및 학사학위연계프로그램, 해외취업 분야에 상호발전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대학과 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파트너로서 적극적인 협력을 위한 상호교류를 강화하고, 2019학년도부터 물리치료과‧작업치료과‧유아교육과의 해외 취업 및 인턴십 모형을 확립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일 연성대학교에서는 한국 학생들의 테이프 공동 학위 취득, 해외취업과 연계된 현장실습 추진 등의 논의가 진행됐다.

국고 지원을 받는 산학협력 현황도 소개됐다. 대표단은 사회맞춤형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연성대학교 뷰티스타일리스트과의 ESTEE LAUDER 뷰티어드바이저 과정 강의실과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 사업)으로 세워진 호텔관광 식음료실습실을 둘러보고, 실제 학생들의 수업장면을 참관하기도 했다.

퀸즐랜드 주정부 대표단의 방한 일정의 기획단계에 참여하고 일정 대부분에 동행한 정지은 퀸즐랜드 주정부 한국대표부 상무관은 “이번 대표단의 직업교육기관 관계자가 전문대학의 실습 시설을 둘러보고 진심으로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국가가 지원해 산학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도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20일에는 섀넌 펜티만 장관과 스티븐 콕(Steven Koch) 고용중소기업부 훈련국 부국장, 섀넌 윌러비(Shannon Willoughby) 주정부 교육국 국장, 다니엘 김 주정부 한국대표부 대표 등 퀸즐랜드 주정부 관계자들이 배재대를 방문, 2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위한 조언을 전하는 패널 토론 형식의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퀸즐랜드 교육 관계자들 한국 전문대학 방문 이유는 = 대표단의 이번 방한은 한국 학생들에게 호주 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한국의 직업교육기관을 방문해 교류 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한국산업인력공단, 세종시교육청, 전문대교협과는 K-Move 스쿨 및 글로벌현장학습 등의 구체적인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대표단의 이번 방한 일정에서 전문대학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앞서 퀸즐랜드 주정부 관계자들이 2016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었으나 당시 전문대학 방문은 없었다. 이외의 방문은 교육 분야 외의 내용이 주가 된 방문이었다.

이들이 이번 일정에서 전문대학 탐방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대표단 구성원이 직업교육관계자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은 퀸즐랜드 주정부 교육국에서 운영하는 정부 예산인 파트너십 펀드(Partnership Fund)를 테이프 퀸즐랜드가 승인 받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이뤄졌다. 이번 대표단 중 직업교육훈련 기관은 컨소시엄 멤버들이다.

정지은 상무관은 “테이프 퀸즐랜드의 외국인 유학생 중 한국 학생 비중이 가장 높다. 이번 방한을 통해 호주의 직업교육훈련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의 직업교육기관과 교류하고자 했다”며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퀸즐랜드 주정부 관계자들이 이번 방한을 통해 거둔 성과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지난 2016년 맺은 업무협약을 연장하고 세종시교육청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한 점이다. 2016년 협약으로 한국 학생들은 산업인력공단의 K-Move 스쿨 사업을 통해 퀸즐랜드에서 요리(cookery)‧호스피탤러티(hospitality)‧노인요양보호(individual aged care)‧육가공(meat processing) 분야의 실무교육을 받았다.

또 퀸즐랜드 주정부는 이번 세종시교육청과의 협약으로 양 기관은 세종시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과 단기 유학, 원격교육 시스템 개발 등을 지원하는 한편 영어교육 및 NCS 교육을 위한 교사연수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방문의 기대효과는 = 퀸즐랜드 주정부 대표단이 이번 방한으로 전문대학과 나눈 교류는 앞으로의 구체적인 교류 움직임이 동반돼야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학생의 호주 유학뿐 아니라 호주 현지취업 지원 프로그램, 공동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장승희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장안대학교 교수)은 “호주는 직업교육의 선진국이고, 전문직 기술이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인 만큼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한국 학생들의 호주 취업 기회를 넓히는 것도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정 상무관은 “테이프의 경우 자신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제공하고 이들에게 호주 테이프의 자격을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전문대학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이프에서 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국 학생들이 호주에 와 영어를 익히고 훈련을 받으려면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경제적 비용이 더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공부를 할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방식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현지 테이프와 동일한 자격 기준을 발급하려면 수업의 질과 교수자의 역량 관리가 중요하고, 교육 시설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방문이 구체적인 논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오상조 동양미래대학교 교수는 제약조건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이뤄져야 교육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 분석했다. 오상조 교수는 “전문대학은 학위 위주고, 호주 직업교육기관은 자격을 발급한다”며 협력에 앞서 양 기관의 특성 차이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보고 “공동 교육프로그램 운영은 일부 프로그램 및 단기 프로그램에 대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비도 호주가 우리나라 전문대학보다 비싼 경향이 있어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개별 전문대학이 협력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대표단은 21일에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K-Move 스쿨의 운영 성과와 교류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실시했다. 21일 저녁에는 만찬을 열고 퀸즐랜드 주정부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지역자치단체, 기관 및 대학 관계자와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22일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KoSEA) 관계자들과 만나 KoSEA의 역할과 전략, 사업 현황 등을 듣고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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