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법제, 이제는 정비할 때 ①] 역대 정부별 직업교육 정책 살펴보니…학제간 차별화가 관건
[직업교육법제, 이제는 정비할 때 ①] 역대 정부별 직업교육 정책 살펴보니…학제간 차별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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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역대 정부는 다양한 직업교육 관련 정책을 내놓고 시행해왔다. 그러나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경제적‧법제도적 차별이나 낮은 인식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업교육제도와 정책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에 본지는 ‘직업교육법제 정비방안’에 대한 10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현행 직업교육 관련법을 검토‧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우리나라 직업교육법제의 정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연재가 고등직업교육을 위한 새로운 법을 제정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하게 직업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현하는 사회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① 역대 정부별 직업교육 관련 정책
② 해외 직업교육 현황(Ⅰ) - 유럽형
③ 해외 직업교육 현황(Ⅱ) - 미국형
④ 해외 직업교육 현황(Ⅲ) – 동아시아형(대만, 일본)
⑤ 해외 직업교육 관련법 현황(Ⅰ) - 유럽형
⑥ 해외 직업교육 관련법 현황(Ⅱ) - 미국형
⑦ 해외 직업교육 관련법 현황(Ⅲ) – 동아시아형(대만, 일본)
⑧ 우리나라 직업교육 현황 및 개선방안
⑨ 현행 직업교육 관련법 정비방안
⑩ 전문가 좌담회  

허영준 직능원 연구위원
허영준 직능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직업교육은 현재 중등직업교육과 고등직업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자에는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전문학과를 설치한 일반고 등이 있고, 고등직업교육은 전문대학, 폴리텍대학 등이 있다. 중등직업교육기관을 통칭하는 용어로 실업계고(~2007년), 전문계고(2007~2010년), 특성화고(2010~2016년), 직업계고(2016~현재)가 사용돼 왔고, 전문대학은 1979년 기존의 초급대학․전문학교․고등전문학교를 전문대학으로 일원화해 이후 ○○전문대학(~1998년), ○○대학(1998~2011년), ○○대학교(2011~현재) 등으로 변경돼 왔다. 이러한 직업교육기관의 명칭 변경은 시대적 흐름과 사회․산업의 변화 과정에서 직업교육의 역할과 기능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측면도 있지만, 직업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고자 한 측면도 있다. 이 글에서는 김영삼 정부 이후 역대 정부별 직업교육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향후 직업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영삼 정부

김영삼 정부(1993~1998)는 직업교육과 산업현장간의 괴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직업교육체제 구축'을 목표로 직업교육 정책을 추진했다. '교육개혁방안Ⅱ(1996년 2월 9일)'에 제시된 직업교육 추진 과제는 고등학교 단계 직업교육의 다양화(특성화고 확대, 공고 2․1체제), 전문대학․개방대학․기능대학의 직업교육 활성화, 신대학(기술대학, 사내대학)의 도입, 전문직업분야의 학위제도(전문학사, 산업학사) 도입, 자격제도의 개편, 직업교육훈련 행․재정 지원 체제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중등직업교육 관련 대표적인 정책은 특성화고등학교의 법적 근거 마련, 공고 2․1체제의 시범 도입․운영, 일반계․실업계 교육과정을 통합한 통합형 고등학교 도입․운영, 우수 학생의 공고 진학 유도를 위한 장학금 지급 대상의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고등직업교육 관련 대표적인 정책은 고교-전문대학 연계 교육과정, 전문대학-개방대․일반대․방송대 연계 교육과정, 소규모 특성화전문대학 설립, 전문학사 학위 신설, 전공심화과정 제도 도입 등을 들 수 있다.

김영삼 정부 직업교육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직업교육의 중심 축을 중등교육 단계에서 고등교육 단계로 이동시킨 것이다. 즉, 중등직업교육은 보통교육과 기초직업교육에 초점을 두고, 고등직업교육은 중등직업교육과 연계한 보다 전문화된 직업교육에 초점을 둔 것이다.

김대중 정부

김대중 정부(1998~2003)의 직업교육 정책은 큰 틀에서 김영삼 정부의 ‘신직업교육체제’ 구축 정책을 이어 나갔다. 즉, 전문계고를 특성화고로 확대 지정하고, 특성화고-전문대학간 연계교육과정을 확대 운영했으며, 전문계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 기회를 확대했다. 이 시기의 중등 직업교육 정책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고졸수준의 기능인력 양성과 중견․전문 기술자 양성을 위한 직업기초교육을 동시에 추구하는(즉, 진학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중등단계 직업교육기관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대학·산업대학의 특별전형 유지, 4년제 일반대학 특별전형 권장, 평생학습 차원의 계속교육 기회 확대 등을 담은 '실업계고교 육성대책(2000년)'을 발표하고, 이어 실업고교생의 대학 정원 외 입학 허용, 대학수능시험에 실업계열 신설 등을 담은 '실업교육 육성방안(2001)'을 발표했다.

김대중 정부 직업교육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의 수립․시행’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11월 29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함으로써, 교육부의 기능을 인적 자원의 양성 및 공급에서 인적자원의 활용과 관리까지도 포괄하도록 했다.

노무현 정부

노무현 정부(2003~2008)는 국가균형발전을 반영한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 및 산학연 협력 활성화 종합대책의 추진을 위해 산업교육진흥법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시행했다. 국가균형 발전 및 산학협력 활성화 정책에 맞춰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에서 '직업교육체제 혁신 방안'을 마련했는데, 직업교육체제의 혁신 방향으로 “‘학교에서 일터로, 일터에서 학교로’의 원활한 이해를 통해 평생에 걸쳐 직업능력이 개발되도록 직능지향의 열린 직업교육체제 구축”을 설정했다.

중등직업교육 관련 정책으로 산업수요와 직결되는 ‘명품 특성화고’ 대폭 확대, 일반 실업고의 기초직업교육 내실화, 실업고 학생 현장실습의 다양화․내실화, 경제단체의 실업고 학생 현장실습 지원, 우수 실업고 학생 해외 직업교육연수 프로그램 도입, 실업고 장학금 지급의 단계적 확대 등이 제시됐다. 반면, 고등직업교육 관련 정책으로 전문대의 지역사회 계속교육센터로의 역할 확대,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전문대 지원체제 구축, 각 정부부처의 참여에 의한 전문대학․대학 특성화, 직능인의 대학입학 문화 확대, 사내대학 및 기술대학 지원, 산업체 참여에 의한 실업고-전문대학․대학 협약학과 운영 등이 제시됐다.

노무현 정부 직업교육 정책은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의 직업교육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국가 균형 발전 및 관련부처 인적자원개발 계획에 근거한 정부부처 특성화고 육성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2008~2013)의 직업교육 정책은 2010년 5월 12일에 발표된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 방안은 대학 진학 급증, 기술․기능 인력 확보의 애로 및 인력수급 불일치 가중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전문계고를 분야별 특화된 직업교육기관으로 개편하고 산업계․정부부처 공동으로 '선취업-후진학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전문계고 체제 개편을 위해 마이스터고(50개교)를 통한 취업 선도모델 정착, 산학협력형 특성화고 개편․확대(350개교), 종합고 등 전문계고의 일반계고 전환(291개교)을 추진하기로 하고, 전문계고 체제개편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 강화, 선취업 후진학 체제 구축, 재정지원 및 평가․관리제도 마련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 후속으로 '교육희망사다리 구축 방안(2010년 9월)' '학업-취업 병행 교육체제 구축 방안(2011년 1월)' '공생발전을 위한 열린 고용사회 구현 방안(2011년 9월)' '고졸 시대 정착을 위한 후진학 열린 고용 강화 방안(2012년 7월)' 등 중등 직업교육 강화 및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대책들이 발표됐다. 반면, 전문대학 관련 정책으로 전문대학 교육역량 강화 사업,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육성 사업,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 사업 등이 이뤄졌는데, 전문대학 교육역량 강화 사업의 경우에 정량지표 위주의 평가 방식으로 인해 대학의 동질화 유도 및 대학 특성화 미흡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

박근혜 정부(2013~2017)의 직업교육정책은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교육과정 개발․운영, 일학습 병행제를 통한 평생학습 사회 구현, 진로교육체제 강화 등이 있다. 중등직업교육 관련 정책으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제도의 도입․운영, NCS 기반 교육과정의 도입․운영, 직업계고 비중확대 및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 사업 등을 들 수 있다. 고등직업교육 관련 정책으로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세계로 프로젝트 등을 들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직업교육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NCS 기반 교육과정이 거의 모든 직업교육 지원 사업에 반영될 정도로 국가직무능력표준의 개발 및 활용을 강조했다. 특성화 전문대학 참여 대학의 경우에도 NCS 기반 교육과정의 개발․운영을 의무화함에 따라 부작용도 발생됐다.

유은혜 부총리가 지난 1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유은혜 부총리가 지난 1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문재인 정부

문재인 정부(2017~2022)의 직업교육 정책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제시된 바와 같이 국정과제 ‘51. 교육의 희망사다리 복원’과 ‘52. 고등교육의 질 제고 및 평생․직업교육 혁신’이 대표적이다. 중등직업교육 관련 정책으로는 고졸 취업자 지원 확대, 직업계고 재정 지원 확대, 직업계고의 학점제 단계적 운영 등이 있으며, 고등직업교육 관련 정책으로는 재정 지원 확대 및 공영형 전문대 운영을 통해 전문대학을 직업교육 지역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정부 출범 후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적 효과를 말하긴 어렵지만,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2019년 1월 29일)'의 주요 내용을 볼 때, 이전 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 60%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범부처적 지원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사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김영삼 정부부터 지금까지의 직업교육 정책들은 중등직업교육과 고등직업교육간의 관계 및 역할 분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상호 보완적 관계이기도 하고, 경쟁관계에 있기도 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에 이르는 기간 동안(약 15년)에는 중등직업교육은 취업과 진학을 모두 추구하되, 진학(특히 전문대학)을 염두에 둔 기초직업교육에 초점을 두었고, 그 결과 고졸 취업률이 1995년 73.5%에서 2008년 19.1%로 하락한 반면에 대학 진학률은 1993년 19.2%에서 2008년 72.9%로 증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중등직업교육의 목적을 취업에 두고 체계 개편(학교수 축소) 및 이를 위한 재정 지원을 통해 취업 중심의 특성화고 전환 및 마이스터고 육성을 유도했고, 이후 박근혜 정부도 이러한 정책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고졸 취업률이 2009년 16.8%에서 2017년 50.6%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직업계고를 중심으로 한 중등직업교육 취업 활성화 정책은 고등직업교육의 중심기관인 전문대학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전문대학은 직업계고와 대학(4년제)과의 관계에서 대학과의 경쟁을, 때로는 직업계고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다. 더욱이, 학령인구의 감소는 이들 모든 교육기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직업교육 정책은 직업계고와 전문대학간, 전문대학과 대학간 역할 분담 및 기능을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 또한 이들 기관간 연계 및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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