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득 전국대학교 학사행정관리자 협의회장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학사지원과장)

전국대학교학사행정관리자 협의회 전국 4년제 국·공립대 및 사립대 2백18개교들이 교육개방을 대비해 학사행정의 개선방향을 연구·개발하고 상호간 학사정보를 교환코자 운영하는 단체다. 우리는 매년 10월말경 정기총회 및 세미나를 실시하는데, 올해에는 처음으로 외국 우수대학을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중국 청도대학. 물론 청도대학의 제한된 단면만 보고 중국대학의 전반적인 평가는 불가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 글이 방문기간의 한계성으로 인해 조심스러우며 제한된 부분만 소개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 바란다. 청도대학은 광활한 땅을 보유한 중국이라는 나라의 대학이어서 그런지 학교부지만 해도 85만여평이나 됐다. 학생수도 3만5천여명의 대규모 학교인데다 중국 10대 대학으로 손색없을 정도의 각종 편의시설 등 교육여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학교측 관계자가 설명했다. 특히 한국유학생이 6백여명정도이고 이들은 모두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으며, 정부로부터 학생 1인당 2천위엔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 대학에서는 벌써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유학생 유치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 부총장과 교무처장, 외사처장 등 학교 주요 보직자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교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세미나 등 우리를 맞을 준비를 했다. 비록 한국의 학사행정과장 협의회에 불가하지만 비교적 많은 회원교가 참석했다는 사실에 그들은 손익계산서를 이미 파악한 듯 보였다. 국내에서는 말 또는 구호로만 ‘국제화’ ‘글로벌화’를 주장했지 실제로 국제화할 수 있는 여건마련에는 모두가 매우 인색했다. 당장 국제화를 위해서는 각 분야의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따르기 때문이다. 탐방목적으로 동남아나 유럽등지에 단기파견단으로 참가한다고해서 국제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화는 말로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이면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적인 의지가 있을때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국제적 감각과 능력을 갖춘 인재양성없이 국제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당장 외국학생들을 유치, 계획하고 실행하려면 업무담당자가 해당국가의 원활한 언어소통능력의 충족을 기본으로 한다. 청도대학은 주요보직자뿐만 아니라 행정직원도 2개국어(영어·일본어 등)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국내에서는 근래에 들어 정부차원의 대학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대학의 환경변화 즉, 학령인구의 감소, 교육시장의 개방으로 인한 외국교육시장 자본의 유입, 정규교육 수요감소, 특히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의 질적발전의 필요성 등이 국내대학의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했다고 본다. 이제 우리대학들도 생존전략 차원에서라도 불필요한 군더더기의 몸집을 과감히 줄이고 한국체형에 맞는 각 대학간 특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들어 ‘가’ 대학은 A전공, ‘나’ 대학은 B전공이 국내외적으로 경쟁력확보와 인정을 받아야만 생존 가능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들은 대학의 역할과 기능을 상실한 불량품 대학들로 전락되어 폐교되는 시대가 곧 도래하리라 예상한다. 과거 국내 대학들이 해왔던 ‘전공수가 몇 개이고 학생수가 몇 명’이라는 식의 단순한 숫자자랑은 군살 빠지듯 사라질 것이다. 이제는 실질적인 경쟁력확보 없이는 살아남을 수가 없으며 그 경쟁력을 정부나 학교차원에서 보장해 주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본다. 해당 전공교수들의 끊임없는 연구는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이 어떤 전공분야를 기피하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향후 해당전공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학생들이나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그동안에 누렸던 안전보장은 어느누구도 장담할수 없으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지금이야말로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과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협의회 차원에서 외부의 도움없이 어렵게 성사시킨 청도대학 방문이 넉넉하고 충분한 시간배정이 여의치않아 폭넓고 심도있는 학사행정 세미나를 진행하지 못한점등이 개인적으로 많은 아쉬움이있었다. 그러나 국내 처음으로 본 협의회 독자적이고 자체적으로 외국대학 방문을 실현하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향후 본 협의회 회원교와 청도대학간의 학술교류 증진과 더불어 양국의 학사행정 발전과 고등인재양성이라는 대학의 공동목표 실현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층 교류가 활발해져야한다는데 청도대학과 의견일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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