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은 대학 경영자 아닌 교육자 가운데 한 사람 철칙
학생 인성교육이 최우선 과제…대학은 신성한 교육기관
자율개선대학 선정 바탕 ‘휴먼케어 특성화 대학’ 비전 강화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여러분은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입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구성원과 함께 수성대학교를 가꾸겠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 모두가 귀중한 자녀들이기 때문이지요.”

김선순 수성대학교 총장은 엄마의 마음, ‘마더 리더십’으로 수성대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이를 위한 교육방법만이 강조되면서, 정작 학생들의 인성에 대한 교육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김선순 총장은 ‘기술 만능주의’에 빠진 교육시장에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절대 꾸지람을 하지 마라’ ‘교수는 자신의 눈이 아니라, 학생의 마음으로 그 학생을 바라봐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려거든 학생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자신도 모르게 교화되게 인도해야 한다’.

김 총장이 몸소 실천하며, 교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재정지원 사업의 선정과 재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지 고민하는 것은 수성대학교도 다른 대학과 다르지 않지만, 여기에 더해 김 총장은 그래도 ‘학생을 위한 교육’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항상 보직자들에게 신신당부를 한다.

“‘청렴’ ‘무욕’을 실천하는 것은 말이 쉽지, 실제 대학을 경영하다 보면 유혹에 빠지기 쉽다. 특히 사학은 더 그렇다. 하지만 대학은 교육기관이다. 이익을 남기는 곳이 아닌 학생을 교육하는 신성한 곳이다. 주변에서는 수성대학교의 감사 결과가 항상 깨끗한 것이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또 칭찬받았다고 좋아해서는 안 된다. 한 점 부끄럼 없이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만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총장이라는 자리가 대학 경영자가 아닌 교육자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김 총장을 지난달 26일 만났다.

- 대학 운영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내가 이 자리에 있으면서 ‘인성교육’은 빼놓지 않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 나는 가톨릭 신자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교리를 행하면서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수성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배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자식의 성장과 미래를 위해 온 정성과 노력을 다하는 ‘부모의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 ‘엄마의 마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데, 학생들이 이것을 느낄까.
“지난달 있었던 신입생 인성함양 캠프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가 모든 신입생을 하나하나 안아주며 입학을 축하했다. 말을 건네는데, 한 학생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더라. ‘안아줘서 너무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아, 우리 학생들이 이제까지 ‘당연한 사랑’에 너무나도 굶주렸구나. 이러한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교수들에게 단순히 출석을 부르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모두 외우라고 지침을 내렸다. 학생과 사제지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식처럼 보듬으려고 노력하라’고 부탁하는데, 이를 위해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한 교재도 발간한 것으로 안다.
“교수들이 교재를 직접 만들고, 교재인세는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인성연구회’를 결성했는데, 소속 교수 10명이 ‘직업기초능력,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주제로 인성교재를 발간했다. 인성과 리더십, 자기계발, 직업윤리와 직장예절 등 학생들의 자기계발과 취업현장에서 경험하게 될 다양한 인간관계와 문제 해결능력을 풀어내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가르치기 위해 교수들이 매달 세미나를 열고,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직업윤리 등을 연구하고 토론해 나온 성과물이다.”

- 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더 있는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시험기간이 되면 도서관이나 캠퍼스 곳곳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선물한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피 한 잔으로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잠시나마 잊고서 여유를 찾으라는 의미다. 학생들에게 작은 무언가라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내 안의 ‘엄마 마음’이 아닐까 한다. 고등학교 수험생들을 위해 무더운 여름이면 실시하는 ‘수험생 힘내라 힘! 수성대가 쏜다’ 이벤트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 입시를 위해 무더운 여름철 애쓰는 수험생들에게 과일도시락 선물,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친구들, 선생님과 잠시나마 기쁨을 나누라는 의미로 꾸준히 하고 있다.”

- 인성을 이렇게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수성대학교는 ‘휴먼케어 특성화 대학’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입학에서부터 졸업까지 인성을 끊임없이 교육하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역시 오래전부터 먹고 마시는 행사가 아니라 ‘인성함양 캠프’로 실시하고 있다. 인성함양 캠프는 총장인 나는 물론이고 대학 건물을 청소하시는 ‘청소 엄마’들에게도 깍듯이 인사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 이 정도면 교과목에도 당연히 ‘인성’을 반영했을 것 같다.
“당연하다. 인성교육을 교양과목으로 학점화하고 있다. 인성리더십과 여러 봉사활동을 이수한 학생을 인증해 주는 ‘HC품성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성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인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이야기가 전공실무 능력보다도 기본적인 인성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인성도 갖추지 못하고 졸업한다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 대학의 몫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성을 항상 강조하고 가르치고 있다.”

- 대외적인 사회 봉사활동도 많이 하기로 유명하다.
“오래전부터 성당에서 종교활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또 철마다 김장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쉽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다. 대한적십자사,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등 여러 기관에서도 봉사활동을 했었다. ‘대구팝스오케스트라’ 등 문화예술 단체 후원회장을 맡아서 지역의 문화예술인 후원도 열심히 하고 있다.”

- 특별한 건강관리 방법이 있는지. 자투리 시간은 어떻게 쓰고 있나.
“건강관리를 위해 걷기와 등산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일 아침이면 집 근처인 수성못을 걷고 있다. 주말이면 지인들과 주변 산을 꾸준히 찾고 있다. 민화를 즐겨 그리고 있다. 민화를 그리면 온갖 잡념을 잊고, 그리기에만 몰두할 수 있어 정신건강 관리에도 너무 좋은 것 같다. 동호인들과 함께 이번 달에 작은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TIP] ‘자율개선대학’ 수성대학교, 휴먼케어 특성화 대학으로 한 단계 더 도약

수성대학교는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대학 비전인 ‘휴먼케어 특성화 대학’을 위해 중·장기발전계획을 새롭게 세우는 등 대학을 혁신하고 있다.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인위적인 정원 감축 없이 정부의 일반재정지원을 받게 됐고, 여러 특수목적 사업도 지원할 수 있는 혜택을 활용해 대학을 한 단계 더욱 도약시킨다는 각오다. 또 수성대학교 학생들 역시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등 여러 정부의 장학제도 이용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게 됐다.

수성대학교는 ‘휴먼케어 특성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BIG(Business 마인드·Information 소통능력·Global 감각)를 대대적으로 실천한다. 17대 추진전략과 30대 추진과제, 60개 세부실행과제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간호보건계열 특성화 건물인 젬마관과 다목적 강당인 마티아관을 신축했으며, 숲속운동장 조성과 400석 규모의 행복기숙사 등 학생들의 쾌적한 교육환경을 위한 노력들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비즈니스 친화 캠퍼스 구축을 위해 MBLC(Medi Beauty Leader Center)를 조성하고, 학생·시민들의 창의융합교육을 위한 ‘창의융합교육센터’와 창업 아이디어를 제품화 할 수 있는 ‘수성 팹랩’ 구축, VR콘텐츠과·드론기계과 신설 등 대학의 4차 산업혁명 역량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선순 총장은…
지난 2011년부터 수성대학교 제13대 총장직을 수행하며, 대구국제교류협의회 산하 한·스웨덴 교류협의회장, 대구평화통일포럼 상임고문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법인 성요셉교육재단 이사와 법인 산하 리오바어린이집 원장, 수성대학교 제10·11대 총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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