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치(徐嘉启)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4

쉬자치(徐嘉启)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쉬자치(徐嘉启). 

저는 하얼빈에서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6개월 동안 하얼빈에 있는 대학의 한국어과를 다니던 중 한국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한국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한국에 온 지는 올해로 4년 차입니다.

벌써 개강한 지 3주나 지났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수강신청을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강신청을 잘 하지 못한 학생도 있습니다.

중국 대학생들에게는 한국 대학생들이 경험하는 수강 신청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중국 대학생들의 커리큘럼 수업은 전부 대학에서 결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트레스가 없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제 경험에 따르면 각자의 방식에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중국 대학생들은 고등학교처럼 같은 반으로 정해진 친구들 또는 같은 학과 친구들과 졸업 전까지 함께 수업을 듣습니다. 기숙사를 같은 곳에 배정받을 수 있어 친구를 사귀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정해준 커리큘럼과 수업이 학생 개개인에게 진짜 필요한 수업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수업들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학생이 필요로 하지 않는 수업도 학교 규정에 따라 이수할 것이 강제됩니다.

반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수강신청에 대한 스트레스가 큽니다. 학교에서 정한 수강 신청 날짜와 수강신청 시작 시간에 맞춰 동시에 신청이 이뤄지기 때문에 1초만 늦어도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1000명 이상의 대기줄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한국 학생들은 친한 사이끼리 시간표를 맞춰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강신청이 자유롭다 보니 지속적으로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가 적거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학기 동안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끼리 인사나 대화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대학에 다니면서 외로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한국 대학 교육의 장점은 자기가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자신의 진로나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간혹 첫 수업 때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면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전공·학과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유학생 단상〉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칼럼입니다. 대학생활이나 한국생활에서 느낀 점, 유학 생활의 애환, 그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보내주실 곳 opinion@unn.net  자세한 문의는 02- 2223-5030.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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