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 아이돌보미 학대 사건과 대학의 역할
[기자수첩] 정부 아이돌보미 학대 사건과 대학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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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육아지원 서비스를 통해 만난 아이돌봄 교사가 14개월 아이를 3개월간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이 드러나며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 아이 부모는 아이돌봄 지원사업의 제도적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아이가 당한 학대 장면을 담은 CCTV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믿기 힘든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돌보미는 14개월 아이의 볼을 때려 울음이 터지자 음식을 우겨 넣는다. 아이의 뺨을 수시로 때리고 넘어진 아이의 울고 있는 입에 고구마를 밀어 넣는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를 구타하고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지자 침대에 다시 눕힌 뒤 거실로 나간 모습도 나온다. 폭력과 방치가 난무하다.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가정에 정부가 소개한 아이돌보미가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가족부 사업이다.

사실상 아이돌보미의 역할은 어린이집 교사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에 나선 뒤 ‘걸음마만 떼면’ 어린이집을 보내는 가정이 크게 늘었다. 어린이집 입소 연령은 만 0세부터 6세까지로 교육보다는 ‘보육’에 가깝다. 출산 후 경력단절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사회 복귀는 어린이집과 아이돌봄 교사의 손길을 동시에 재촉하는 추세다.

그러나 정책은 현실과 괴리를 나타낸다.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춰야 하는 반면 돌보미는 전업주부, 경력단절 여성, 60세 이상 여성 등도 지원할 수 있다. 돌보미는 범죄나 정신질환 등 결격사유가 없으면 서류와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육아 관련 자격증이나 경력이 없어도 80시간 양성 교육만 받으면 아이돌보미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아이돌보미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해 자격 검증과 교육을 거의 방치하고 있다는 방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80시간 양성 과정에서는 아이 돌봄 기본 방법부터 놀이지도, 응급처치 등을 배우는데 초보자가 익히기엔 충분치 않다. 아동학대 예방교육도 2시간에 불과하다. 올해 아이돌보미를 3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발표가 나오며 수천 명이 단기간에 늘어나면 질적 관리에 구멍이 생긴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 아이돌봄 서비스에 대학 인프라를 활용하자.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대학·전문대학·대학원 등에 영유아교육전공을 비롯한 관련 전공 531개가 개설돼 있다. 국내 21개 사이버대학만 보더라도 15여 곳이 ‘아동’ 관련 학과를 두고 있다.

이왕에 준비된 전문인력과 고급 교육 콘텐츠를 정부 아이돌봄 서비스와 접목하면 보다 효율성 있게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 그간 이뤄졌던 아이돌보미 활동 점검을 대폭 강화한다는 여성가족부 계획이나 보수교육 시간을 늘리겠다는 대책과 관련해 대학도 역할을 분배할 수 있다. 유아교육전공 학생들의 실습이나 방학 봉사 등과 연계해 활동 점검에 나서고 대학의 관련 콘텐츠를 돌보미에게 제공해 전문성을 쌓도록 하자.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은 대한민국 보육 현실에 가장 필요한 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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