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아싸 등 줄임말에 익숙… 편리성 추구하는 소비 패턴
“연애하기보다 썸타기”… 에너지·시간·감정 소모 이유로 연애 포기
민감한 정치·경제·사회 이슈 등에 대해 SNS 통해 적극 의사 표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와 함께 성장해 디지털에 능하고 친숙해

요즘 대학가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소통 방식, 가치관, 소비패턴, 학습 방식 등을 보이고 있다. 워라밸과 소확행을 중시하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세종대 기자단과 나눈 얘기들을 메신저 대화방에 표현해봤다.[그래픽=오지희 에디터]
요즘 대학가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소통 방식, 가치관, 소비패턴, 학습 방식 등을 보이고 있다. 워라밸과 소확행을 중시하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세종대 기자단과 나눈 얘기들을 메신저 대화방에 표현해봤다.[그래픽=오지희 에디터]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요즘 대학가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generation)가 주도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에서 2000년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이들은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소셜미디어(SNS) 등 정보기술(IT)에 익숙하다는 특징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를 겪기도 했다. 과거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권위주의 리더십이나 집단주의 문화가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세종대에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세종대 기자단’을 만나 솔직하고 거침없는 밀레니얼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참가자 프로필
▷한상우/경제통상 15학번
▷김정관/행정·국문 14학번
▷정상일/미디어커뮤니케이션 14학번
▷이정은/데이터사이언스학 17학번
▷이보라/일어일문학 16학번
▷이석주/나노신소재공학 15학번
▷김현진/영어영문학 17학번
▷박지은/미디어커뮤니케이션 19학번

(왼쪽부터)한상우, 김정관, 정상일, 이정은 학생.
(왼쪽부터)한상우, 김정관, 정상일, 이정은 학생.
(왼쪽부터)이보라, 이석주, 김현진, 박지은 학생.
(왼쪽부터)이보라, 이석주, 김현진, 박지은 학생.

Q. 밀레니얼 세대를 구분 짓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신조어다. 일상생활에서 신조어를 어떻게 쓰고 있나.

이석주: 군대에 다녀온 이후 후배들이 신조어를 진짜 많이 사용하는 것을 느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이런 말들이 아예 없었다. 당최 무슨 말인지 알기 힘들었다. ‘별다줄’이라는 말도 들어봤는데 ‘별걸 다 줄인다’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다.

정상일: 나 역시 전역 이후 후배들이 신조어를 많이 쓰는 것을 체감했다. 심지어 읽는 방법도 다르다. 보통 ‘꼰대’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요즘 젊은 후배들은 ‘꼰대’라고 바로 표현하면 어른들이 눈치 채기에 ‘꼰머’라고 한다. 즉 ‘대’의 글자가 ‘ㄷ ㅣ ㅓ’라는 점을 착안해 ‘ㄷ ㅣ’를 붙여 쓰면 ‘ㅁ’ 모양과 같아서 ‘꼰머’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른들은 눈치 채기 어렵지만 자기네들끼리는 ‘꼰대’라고 이해한다. 

한상우: 유튜브 등 각종 미디어 채널을 보면 신조어 콘텐츠가 마구 생겨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신조어 가운데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케바케(상황에 따라 다르다) 등이 있다. 또래들과 서로 대화의 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신조어를 어느 정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석주: 대학생들 사이에서 핫한 신조어인 ‘인싸(인사이더)’와 ‘아싸(아웃사이더)’가 있다. 학과 생활에서 외향적인 친구들은 이런 단어를 많이 접하고 빨리 습득하는 편이다. 특히 ‘아싸’라고 불리는 친구들은 이 같은 단어를 경험할 가능성이 적다. 같은 학번이라도 인싸와 아싸는 무리에 잘 융화하느냐로 구분된다.  

이정은: 신조어를 얼만큼 사용하느냐가 나이나 세대 차이에 있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그룹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과 차이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예컨대 공과대 학생들은 신조어를 잘 안 쓰는 편이지만, 미디어 관련 학과나 인문사회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신조어를 꽤 많이 쓴다. 

Q. 직장인은 물론 요즘 세대들 역시 더치페이(Dutch pay·각자 부담)가 익숙해져 있다. 더치페이를 비롯해 소비패턴은 어떤가. 기성세대와는 뭔가 다른 양상을 띨 것 같은데. 

박지은: 내 경우엔 식비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데 친구들과 함께 먹을 때 더치페이가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더치페이를 할 경우 토스나 카카오페이를 많이 쓴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지문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김정관: 웬만한 건 더치페이를 한다. 1만~2만원 정도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는 내가 산다. 간편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를 많이 이용한다. 

이보라: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무래도 더치페이가 편하다. 그렇지만 융통성 있게 얻어 먹기도 하고 내가 사기도 한다. 주변을 보면 대부분 더치페이를 한다. 

정상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많이 사려고 한다. 특히 후배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면 내가 쏘는 편이다. 그래도 3명 초과되면 감당 못 할 때가 많다. 더치페이할 경우에는 카카오페이를 사용한다. 단체 카톡방에서 돈을 받으면 편리하다는 점에서 이용 빈도가 높다. 

한상우: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문 인식으로 가능하니까 편리할 뿐만 아니라 더치페이 기능이 있어 손쉽게 N분의 1을 할 수 있다.  

김현진: 개인적으로 더치페이가 좋다고 생각한다. 평소 더치페이를 하면 식당에서 자기가 시킨 메뉴를 계산하거나 총 금액을 인원수로 나눠 현장에서 결제하는 것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 많이 결제하고 각자 그 사람에게 보내주는 방식으로 처리하다 보면 돈을 안 보내는 사람도 있어서 약간의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변 여러 동기들을 보면 카카오페이와 토스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나도 이런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지 요즘 고민이 된다. 

Q. 밀레니얼 세대를 특징짓는 용어 중 하나가 ‘N포 세대(연애·결혼·출산)’다. 이중 연애를 대하는 인식과 태도가 궁금하다. 

이정은: 과거보다는 개방적이고 각자의 생활을 갖는 연애를 추구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 공부를 비롯해 대외활동, 공모전 등 스펙을 쌓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돼버렸다. 그런데 연애를 하면 시간과 감정 그리고 돈을 소모하게 돼 무엇인가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차라리 연애를 포기하자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았을까 어렴풋이 짐작해본다. 

정상일: 연애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못해봤다. 개인적으로 연애도 하나의 소비라고 생각한다. 연애를 위한 에너지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인가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연애하기 어렵다.

김정관: 10~20대인 밀레니얼 세대들이 연애를 하면서 ‘썸(some)’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썸’이라는 용어 자체가 설렘이 있는 단어다 보니 더 그러하다. 연애에 대한 즐거운 경험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반면, 시간이나 돈은 쓰려고 하지 않는 인식이 강하다. 

김현진: 밀레니얼 세대의 연애라고 해서 기성세대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연애를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확연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굳이 자신의 짝이 없더라도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사실 나를 포함해 내 주변 사람들은 거의 비혼주의자가 많을 정도로 결혼이나 연애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도 꽤 많다. 

이보라: 다들 얘기한 것처럼 연애를 무엇인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여긴다. 연애는 일종의 미션과도 같다. 연애를 하다보면 싸우기도 하고 감정의 기복이 생기는데 그런 게 신경 쓰기 싫은 것이다.  

Q.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의사와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거나 솔직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다. 한편으로는 또 이전 세대에 비해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공정함’이라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어떻게 이해하면 좋나.

정상일: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는 얘기가 있다.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온다는 뜻을 가진 커밍아웃(coming out)이 합쳐진 개념이다. 미닝아웃 트렌드는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우리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돼 있다. 하지만 민감한 정치·사회적 문제나 젠더 이슈 등은 온라인이나 SNS 등을 통해 의견을 올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석주: 요즘 세대들 대부분은 SNS를 이용한다. 여기를 통해 정치·사회적, 종교적, 젠더 이슈 등을 접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보면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정은: 이런 주제에 관련해선 잘 얘기하지 않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을뿐더러, 실제로 사회적 이슈 얘기를 하다 친구와 사이가 틀어진 적도 있어서다. 요즘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 SNS에 개인적 견해를 올리거나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거기서 또 하나의 집단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전보다 개인적 견해를 많이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김현진: 친구들과 의외로 정치·경제적 이슈들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하기보다는 나와 가치관이 통하는 사람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듯하다. 엄마아빠 세대는 대부분 남들이 옳다고 하는 의견이 대다수라면 본인의 의견을 숨기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요즘 친구들이나 대학 동기들, 선후배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한상우: 경제적인 이슈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최저임금제, 소득주도성장, 페미니즘 등을 대화의 주제로 삼기도 하고 이것에 대해 과제로 주어질 경우도 있다. 그러면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수업 시간에 발표하면서 방향성을 잡기도 한다. 같은 학과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 학생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의 폭을 넓혀나간다. 

박지은: 내 경우엔 개인적인 생각에만 그칠 때가 많다. 공식적 자리에서 언급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이상 혼자 생각하고 지나가는 정도다. 

김정관: 민감한 주제라서 얘기를 잘 안 꺼내려고 한다. 관심사와 가치관이 다른 친구들이 모여도 이러한 주제로 얘기하는 경우가 드물다. 내 경험은 아니지만 친구들 가운데 정치 얘기를 하다 친구 관계가 틀어졌다는 소식도 들었다.   

Q.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로서 수업과 학습 측면에서 보면 기성세대와 달라진 측면이 있을 것 같다. 변화상이 궁금하다.

김현진: 우리 위 세대는 혼자 공책을 펴고 앉아 글을 읽고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비해 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우리들은 암기를 완전히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플 방식으로 공부한다. 가령 여러 명이 다 같이 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분석이나 연구를 하는 일들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협업해 학습하는 방식이 잦아졌다.  

박지은: 어떤 수업은 단톡(카카오톡 단체방)을 이용해 수업을 한다. 각자 서칭한 자료나 동영상을 찾아 단톡방에 공유하기도 한다. 단톡방을 통해 학습을 병행하다 보면 과연 이게 수업을 듣는 것인지, 휴대폰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휴대폰을 하다보면 메신저, 게임 등을 몰래 하는 학생도 간혹 있다. 수업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 교수님이 자료를 보내줄 경우 불편함을 겪는다. 업무 시간 이후 카톡 알림이 와 방해받는 느낌이랄까. 

이석주: 군대 다녀온 이후 생경한 풍경이 있었다. 상당수 학생들이 아이패드 등 스마트기기를 들고 다니는 거였다. 가령 20명 수강인원일 경우 5명 정도는 스마트기기를 수업에서 활용한다. 교수님이 수업 자료를 들고 다니지 않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강의를 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이정은: 확실히 과거에 비해 스마트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학과 특성상 그런 측면도 있지만, 노트북이 없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 고등학교와 달리 책보다는 PPT로 수업을 많이 진행하게 된다. 과제도 직접 내는 경우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한상우: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주입식, 정답찾기식 교육에 가까웠다. 대학에 와서는 상당히 달라졌다. 내가 스스로 사고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강의실도 계단식으로 바뀌어 교수님과 소통하면서 수업을 듣거나 자유롭게 손을 들고 얘기하는 과정에서 내 의견이 수업 과정에 반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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