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30% 확대 반대한다고? ‘억울함’ 토로하는 대학들
정시 30% 확대 반대한다고? ‘억울함’ 토로하는 대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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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한 ‘기준점’ 마련 요구 ‘곡해’…30% 확대안 “반대 아니다”
재외국민·외국인은 전형비율 모수 활용 불가…입학처장협의회 건의안 제출
예체능 제외 주장 ‘합당’에 무게…수험생 재도전기회 등 정시확대 취지 돌이켜봐야
​2022학년 대입에서 대학들은 수능위주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중 하나를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30% 비율을 산정하는 기준점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2022학년 대입에서 대학들은 수능위주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중 하나를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30% 비율을 산정하는 기준점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2학년 대입에서 수능위주전형(이하 정시)을 3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대학들이 반대한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이어지는 데 대해 대학가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재외국민과 특성화고졸재직자 등 정시선발이 불가능한 전형들을 제외해 달라는 요구가 정시확대 반대 주장으로 ‘곡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편안 발표 당시 재외국민 등이 포함된 잘못된 통계가 제시됐음에도 손을 놓고 있던 교육부는 이제 와서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2022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의 기본 틀을 제시할 대입전형 기본사항 발표 시기는 올해 8월. 그 전까지는 어떻게든 결론이 내려져야 하는 상황이다.

■‘정시 30% 이상으로 확대’ 놓고 대학들 반대 표명? 사실 아니다 = 지난해 8월 발표된 2022학년 대입 개편안의 중심 내용은 정시모집 가운데 수능위주전형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정시’를 30% 이상으로 늘리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은 단순 모집시기에 따른 구분에 불과하다. 정시모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예체능실기전형 등이 실시될 수 있는데, 이들 전형은 확대 대상이 아니다. 오로지 수능위주전형으로만 30%를 넘기라는 것이 개편안에 담긴 권고 내용이다. 수능위주전형을 늘리기 쉽지 않은 비수도권 대학들의 사정을 고려해 수능위주전형 대신 학생부교과전형을 30% 이상으로 하는 것도 인정한다는 단서도 더해졌다. 

최근 이러한 개편안 내용에 대해 대학들이 ‘불복’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줄지어 나왔다. 전국입학처장협의회에 모인 입학처장들이 △30%가 과도한 비율이라는 점 △우수학생 확보 차원에서 정시모집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정시확대 비율을 낮춰달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기껏 결정된 대입 개편안이 무위로 돌아가고,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대학들이 정시확대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정부가 나서 특정 전형의 비율을 정하는 것, 앞서 학생부위주전형을 확대해놓고 갑자기 반대 방향의 정책을 펼치는 것, 선다형 시험인 수능을 미래형 교육제도로 보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한다는 것 등 적절성과 타당성 면에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나온 개편안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학들은 동의하고 있다. 공론화 절차를 거쳐 나온 방안들이 뒤집히는 경우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대학들은 잘 안다. 

당초 교육부가 공언한 대로 대입 개편안과 연계한 정부재정지원사업도 대학들이 반대의견을 내놓지 못하게끔 만드는 요인이다. 내년 3월 말까지 대교협에 제출, 4월 말 수요자들에게 공개될 2022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통해 정시나 학생부교과전형 가운데 단 하나도 30%를 넘기지 못한 것이 밝혀지는 경우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여 자격이 박탈된다. 현재 대다수 대학이 입학사정관 인건비를 해당 사업을 통해 마련한다는 점을 볼 때 개편안을 대놓고 거부하는 대학은 극소수에 그칠 수밖에 없다. 

■재외국민전형 등 제외해 ‘기준점’ 명확히 하자는 것 = 배경이 어떻든 간에 대학들이 2022 대입개편안의 주요 내용인 ‘정시 30% 이상으로 확대’를 거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 그럼에도 대학들이 정시확대를 반대한다는 얘기가 나오게 된 이유는 뭘까.

근원은 지난해 8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22 대입 개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시된 공론화 당시 수능위주전형을 따지는 기준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이었다. 수능위주전형이 30%를 밑도는 대학들의 명단도 시행계획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문제는 대입전형 시행계획에는 모든 대입전형이 수록돼 있다는 데 있다. 통상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실기위주전형, 수능위주전형만 시행계획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재외국민전형과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 등 정원외전형들도 시행계획에 담겨 있다.

대학들의 주장은 이러한 정원외 전형들을 ‘모수’에서 제외하자는 것이다. 수능으로 선발하지 않는 재외국민전형이나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까지 포함하면, 전형비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시행 중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도 대학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대입전형 간소화와 고교교육 정상화 등의 취지를 담고 시행되는 이 사업은 그간 재외국민 등을 제외하는 형태로 실시돼 왔다. 대학들은 재외국민 등을 제외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교육부가 유독 개편안에 따른 전형비율 산정에서만 재외국민 등을 포함하는 것은 ‘이중기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능위주전형 확대안의 취지가 수험생의 ‘재도전 기회’에 있다는 점을 볼 때 대학들의 주장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30%라는 기준은 재도전을 위한 최소한의 선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통상의 수험생과 전혀 무관한 전형들을 넣어 비율을 계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잘못된 통계 제시에도 손 놓고 있던 교육부, ‘어쩔 수 없다’ 답변만 되풀이 = 공론화 당시 잘못된 통계를 바로잡아야 했던 교육부는 어떠한 행동도 보이지 않더니 이제 와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전국입학처장협의회에 강연자로 참석한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교육부가 재량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 공론화위원회에서 활용한 시행계획 기반 데이터를 존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중기준’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지원사업과 전형비율 산정은 다른 문제라고 해명했다. 송근현 과장은 “기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는 재외국민 전형 등이 배제됐다. 사업 취지인 고교교육 정상화 등과 연관이 없는 전형이기에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며 “하지만 수능위주전형 30% 기준은 다른 문제다. 공론화위원회에서 대학들이 발표한 시행계획을 활용했는데 이를 거부하기는 어렵다. 만약 일부 전형을 배제해 다른 기준이 적용되면, ‘꼼수’ 내지는 ‘눈 가리고 아웅’이란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향후 전개 어떻게 될까…대학들 공식 건의, 8월까지 결론내야 = 이미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교육부에 정식으로 건의문을 제출한 상태다. 협의회 당시 교육부는 “재외국민 등을 포함하는 문제는 재고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한 입학처장의 질문에 “교육부가 먼저 이의제기 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며 “입학처장들이 의견을 모아 준다면 협의과정을 한 차례 더 가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도 일단 대학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송 과장은 ”수능으로 절대 선발하지 못하는 전형까지 모수로 삼는 것은 문제“라며, 재외국민 등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다만, 일부 대학들이 주장하고 있는 '예체능실기위주전형'을 모수에서 제외하는 문제는 대학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재도전 기회라는 취지나 수능으로 선발하지 못하는 전형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예체능실기위주는 모수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굳이 뺄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하나를 내주고 하나를 얻어오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다소 무리하다고 볼 수 있는 예체능실기위주를 논의 대상으로 끌어들인 것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

어찌됐든 이 문제의 결론은 최대한 빠르게 내려져야 한다. 특히 내년 4월 말 발표될 2022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의 토대인 대입전형 기본사항이 나오는 8월 전까지 결론이 나야 차질 없이 대입전형이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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