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학 초기부터 ‘공공성’ 추구해온 경희, 그 가치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경희대 전경
경희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경희대학교가 세계 최고 권위의 대학평가기관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의 대학 영향력 평가(THE University Impact Rankings 2019)에서 세계 27위, 국내 1위에 올랐다. 창학이념인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기치 아래 창학 초기부터 학술기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공적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남다른 길을 열어온 경희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 처음 시행된 THE 대학 영향력 평가는 교육과 연구 성과에 집중한 다른 대학평가와 달리 대학의 사회적·지구적 책무, 즉 ‘공공성’을 주요 잣대로 삼았다. 연구 항목을 평가하더라도 ‘인류의 보편적·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인가’로 판단해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평가 기준은 UN의 17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1개 목표 달성에 대한 기여도였다. 대학 공공성 평가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지표에 따라 이번 평가에서는 전통적인 명문대학이 아니라 사회공헌에 앞장서온 대학들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THE는 각 대학에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협력(SDG 17)을 반드시 포함해 최소 4개 목표와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75개국 551개 대학이 평가에 참여했다. 종합 순위는 점수가 가장 높은 3개 목표와 SDG 17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THE는 각 목표에 대해 △인류의 보편적·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운영과 관리 △지역사회와 국가, 지구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량평가와 질문을 세부 지표로 제시했다.

경희는 평가 기준 11개 목표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 전 항목에서 평가를 받았다. SDGs 11개 목표 모두 경희가 계승·발전시켜온 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SDGs는 2015년 UN 총회가 채택한 의제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시행해야 할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를 담고 있다. 빈곤, 기아, 질병, 교육, 성평등, 물, 에너지, 경제, 고용, 불평등,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사회구조 등 지구적 난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아프리카 봉사활동.
아프리카 봉사활동.

경희가 추구해온 가치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희가 추구하는 ‘문화세계’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계다. ‘문화세계의 창조’는 생명과 우주, 역사와 문명의 격동 속에서 인간적인 삶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사유하고 실천하는 행위다.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세계’를 꿈꾸며 평화로운 지구사회, 풍요로운 미래문명을 창달하는 것이 경희의 창학정신이다. 이를 위해 경희는 교육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적, 국가적, 지구적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 대학의 공적 책임을 실천해왔다. 교육, 연구, 실천의 창조적 결합은 경희 고유의 학풍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평가에서 경희는 11개 목표 모두 세계 200위 내에 진입했고 8개 목표에서 국내 1위를 차지, 사회적·지구적 책무 실현의 탁월성을 입증했다.

종합 순위 산출에 반영된 4개 목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SDG 11) 세계 1위, 국내 1위 △지속가능한 산업화·혁신과 재생가능한 인프라(SDG 9) 세계 8위, 국내 4위 △평화·정의 구현을 위한 제도(SDG 16) 세계 26위, 국내 1위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협력(SDG 17) 세계 53위, 국내 1위.

경희가 세계 1위에 오른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SDG 11)는 예술 및 문화유산, 지속가능한 공동체 정책 등을 평가했다. 경희대 캠퍼스에는 지난해 말 등록문화재 제741호로 지정된 서울캠퍼스 본관을 비롯해 개교 10~50주년을 기념해 건립한 웃는사자상, 경희인상, 경희의 탑, 경희사자상, 평화의 전당 등 ‘학문과 평화’의 전통과 가치를 담은 건물과 기념물이 가득하다. 처음부터 대학의 명확한 비전을 반영해 캠퍼스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1954년 국내 대학 최초로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지금의 서울캠퍼스를 건설한 경희는 1979년 국제캠퍼스 건설도 그 연장선에서 추진했다. 최근엔 ‘학문과 평화’의 전통 속에 쌓아온 학술적 탁월성을 실천으로 연결, ‘대학다운 미래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미래비전을 반영해 2기 마스터플랜 ‘Space21’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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