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김희선,백수린,이주란,정영수,김봉곤,이미상 지음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일곱 편을 선정해 수여하는 젊은작가상. 2010년에 제정된 이래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글쓰기를 조명하며 ‘지금-여기’의 한국소설과 만나는 가장 확실한 패스트 트랙의 역할을 해온 젊은작가상의 2019년 제10회 수상 작가는 박상영 김희선 백수린 이주란 정영수 김봉곤 이미상이다. 작년에 이어 연속해서 수상자가 된 박상영과 정영수, 올해로 세번째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백수린, 그리고 한국소설의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하는 작품들을 활발히 써내고 있는 김희선, 이주란, 김봉곤, 여기에 힘있는 데뷔작으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 이미상까지, 10주년을 맞아 더 뜻깊은《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고 풍요로운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제10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은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선정됐다. 아들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엄마와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애인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그들을 떠나지 못하는 ‘나’를 통해 사랑의 어쩔 수 없음과 관습화된 세계에 내재한 속물성 등을 웃음과 눈물, 단맛과 짠맛을 모두 동원해 속도감 있게 그려내며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희선의 「공의 기원」은 개화기 조선의 소년이 우연히 얻은 축구공의 기원을 뛰어난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면서, 거대한 역사적 흐름 이면에 방기된 개인의 삶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다. 백수린의 「시간의 궤적」은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나’와 프랑스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언니, 그리고 ‘나’의 프랑스인 연인 사이에 긴 시간을 두고 그어지는 관계의 궤적을 설득력 있는 문장과 인상적인 장면으로 펼쳐 보인다. 이주란의 「넌 쉽게 말했지만」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일상을 담담한 목소리로 그려냄으로써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선한 작품이다. 정영수의 「우리들」은 불륜 커플 사이에 놓인 주인공이 그들의 관계 속으로 스며들고 자신의 옛 연인에 대한 기억을 재정립해나가는 과정을 더없이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묘사하며 사랑의 진실과 글쓰기의 지난함에 대해 사유한다. 김봉곤의 「데이 포 나이트」는 소설가가 되어 모교로 돌아간 화자가 위험한 폭력 앞에서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고, 그것마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한 걸음 더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이미상의 「하긴」은 딸의 대입에 투신한 민주화운동 세대 아버지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면서 입시제도의 모순, 중산층 가정의 도덕적 허위 등을 개성 있는 문체로 드러낸다. (문학동네 / 5500원)

또 하나,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젊은작가상의 성취와 취지를 알리고, 그동안의 수상작을 새로이 조명하기 위해 선보이는 작품집으로, 젊은작가상 10년의 풍성한 결실을 만나볼 수 있다.

1회부터 10회까지 총 43명의 역대 수상 작가에게 1회부터 9회까지의 63편의 수상작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 3편을 추천받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7편의 작품을 묶었다. 독보적인 스타일로 믿고 읽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편혜영, 김애란, 이장욱, 황정은부터 한국문학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손보미, 정지돈, 강화길까지 한 번에 만나보기 어려운 7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문학동네 /7700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