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학생감소 우려하기 전 생각해 봐야할 ‘전문대 직업교육 본질’
[이슈진단] 학생감소 우려하기 전 생각해 봐야할 ‘전문대 직업교육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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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 교무입학처장협 입학회장, 학령인구 감소로 노심초사 전문대에 던지는 직언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학과, 교육과정 변화 필요…전문대 직업교육을 찾자”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앞으로는 전문대학 입시 박람회에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학 홍보도 중요하지만, 직업교육의 본질에서 전문대학 생존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앞으로는 전문대학 입시 박람회에서 이렇게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학 홍보도 중요하지만, 직업교육의 본질에서 전문대학 생존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앞으로 2년 뒤면 대학 입학자원이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학령인구가 대거 감소하자 대학들은, 특히 지방대학들은 벌써부터 노심초사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향후 과연 존폐의 기로에서 과연 몇 개의 대학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잔뜩 겁을 집어 먹고 있다.

이럴수록 더욱 급해질 수밖에 없는 대학 부처는 입학처다. 사방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학생 모집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급하면 그만큼 시야는 좁아지고,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학령인구 감소 현상을 마주한 전문대학이 자칫 ‘직업교육의 본질’을 잊고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학생모집방안을 ‘전문대학 직업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민국서 벌어지고 있는 일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0학년도 입학전형부터 미충원 문제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학년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57만9250명이었다. 이보다 5만6876명이 줄어든 52만2374명이 2020학년도의 고3 학생 수다. 2021학년도에는 전년보다 무려 6만여 명이 감소한 약 45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입시에서는 고3 졸업자, 이른바 ‘현역’뿐 아니라 N수생도 입학자원에 포함되므로 진학 추정자 수를 더 주목해야 한다. 전문대교협은 2020학년도 진학 추정자 수를 51만1488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1학년도에는 46만7899명이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2019학년도 입시에서는 55만1194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급감하는 학령인구에 당황한 지난 정부는 ‘대학 구조개혁평가’라는 입학정원 감축 정책을 내렸고, 현 정부 ‘대학 기본역량진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각 대학들이 입학자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맥시멈’을 줄이겠다는, 어찌보면 ‘단순한’ 논리였다. 입학정원 감축 조치는 곧바로 대학들에 정부가 칼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정책이 됐다.

물론 대학 구조개혁평가와 대학 기본역량진단에는 ‘정부 재정지원’에 선정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교육의 질 제고’라는 기본 취지와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대학들은 ‘정부 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TF를 꾸리거나, 보직 교수, 직원들이 대학들의 생존을 위해 1년 내내 ‘보고서 작성’에 매달리며 심사를 기다린다. A평가가 끝나면 B평가가 시작되는 식이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두 가지 이상의 평가를 동시에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고등교육 콘텐츠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투입하기에는 여건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고등교육을 받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배움의 길은 막혔다. 수능 중심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사교육에 내몰린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사교육 시장으로 떨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미 일반대를 ‘학점만 잘 따서, 졸업장 받으면 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문대도 다를 것 없다. 취업을 위한 컨설팅이나 기술·직업과 관련된 각종 자격증을 위해서 대학생들은 학원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대비반’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강의가 성행한다.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는 고등교육의 고질적 병폐다.

■전문대 직업교육을 찾는 것이 먼저 =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욱 부정적인 곳은 일반대보다는 ‘전문대’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여전히 전문대 진학보다는 일반대 선호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직업교육에 대한 국내 인지도, 이해도가 낮은 것도 전문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직업교육은 전문대학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 이미 많은 일반대에서 전문대학과 유사하거나 같은 직업교육 학과를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계획 하에 실시되고 있는 한국폴리텍대의 직업훈련 역시 전문대학이 넘어야 할 산이다.

‘고졸 성공 시대’를 천명한 교육부의 직업계고 취업 활성화 정책도 직업교육의 기관 간 경쟁이 치열해지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에서 언급된 ‘중등-고등 교육 간 연계’ 가능성은 진행형이긴 하지만, 세부플랜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이것만 바라보다간 학령인구 감소의 타격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찬열 전국교무입학처장협의회 입학회장(부산여자대학교 입학홍보처장)은 고등학교 학생 수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대학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전문대가 일반대와 교육과정과의 차별성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찬열 입학회장은 “현재 교과목이 한 학기에 10과목 정도인데, 학생이 소화할 수 있다고 보는가. 10과목 정도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중간·기말시험을 대비해서 학점만 따는 수준으로 학기를 마치는 것”이라며 “교과목을 받았을 때 ‘나의 지식이 높아졌다’는 것이 느껴져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에게 너무나 과다한 백화점식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문대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교육기관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집중교육이 될 수 있도록 5과목 정도로 줄이는 교육과정 개편을 제안했다. 그는 “기존 한 과목 기준으로 교수들이 1~3학점으로 만들어 놨던 것을 바꿔야 한다. 과목당 학점수를 늘리고 과목의 수는 줄여 집중적으로 교육해야 전문대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과정은 교수들의 시수를 위한 측면이 강한데, 이것이 산업과 동떨어진 교육과정으로 변질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과정에 이론과 실습의 비율이 1대1인 교육과정이 돼야 진정한 직업교육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며 “특성화 사업이나 역량진단 결과를 통한 재정지원으로 교육과정에 할 수 없는 과목을 비교과 과정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스타 교수’를 양성해야 한다. 나중에 수업연한이 다양화된다면 그 스타 교수들이 제 역할을 함으로써 전문대와 직업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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