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에세이]교육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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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청원고 교사

“인구가 줄고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의 입학 정원은 상대적으로 적게 줄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다르게 여러분이 상위권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다만, 대입 수능시험 응시 인원이 줄기 때문에 수능 성적의 상위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전략적 접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라고 말하는 입시 전문가의 말을 들으면서, 필자는 ‘강대국의 비밀, 대영제국의 탄생’이라는 모 방송국의 다큐멘터리에서 진행자가 한 말이 생각났다.

“역사는 지금까지 자신이 잘 해오던 것에 집착해 새로운 기술을 거부한 무수한 사례들로 가득합니다…. 혁신의 속도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습니다. 당사자들만 모르고 있었을 뿐입니다.”

우리의 교육이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안주한다면 실패한 사례가 될 것이다. 현재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혁신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의 교육은 실패할 것이다. 교육에서 실패한다는 것은 우리 후손들이 실패한 인생을 살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스페인은 1571~1588년까지는 무적의 함대를 자랑했다. 그러나 1588년 영국과의 해전에 패전하면서 그 위상이 무너지고, 영국이 무적의 함대가 돼 바다를 지배하게 됐다. 두 나라의 전략은 아주 달랐다.

스페인은 보병이 아주 우수했기에 잘하는 것에 집착해 배에 보병을 많이 태우고 보병을 이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즉, 적군의 배에 스페인의 배를 붙여서 보병이 적군의 배로 건너가 백병전을 하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영국은 보병이 약했기에 스페인의 배와 맞닥뜨리지 않으면서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그것이 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스페인이 잘하는 것에 집착한 반면, 영국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서 해전에서 게임의 규칙을 바꾼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기존 게임의 규칙을 바꾼 영국이 과거부터 잘하는 것에 집착해 온 스페인을 이겼다.

필자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우리의 교육은 스페인의 생각과 같은 것이 아닌지 걱정됐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입시의 틀이 바뀌고 학교에서 수업이 바뀌고 있지만, 그것은 선상 백병전만을 생각하는 스페인의 생각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우리가 아무리 백병전을 잘한다 해도 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영국처럼 포를 장전한 배를 띄워서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자 하는 것처럼 혁신을 하는데 우리만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입시 제도를 바꾸고자 노력하는 속도에 비해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책을 읽고 신문의 경제면을 조금이나마 보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변화에 대응해 미래를 위한 교육적 전략에 대한 담론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입시의 공평과 공정만을 주장하면서, 정작 필요한 아이들이 미래 역량과 학습 경험을 소홀히 하고 있다. 과거에 잘하는 것에 집착해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과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인간을 더 편하게 할지 모르지만 직업이 없는 인간군을 더 많이 만들게 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이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무섭기까지 하다. 그렇게 빠르게 변화되는 사회의 모습을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 아니, 변화를 예측하고 그 이상의 모습을 교육해야 한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가는 교육만을 계속하고 있다면,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잘하는 것에 집착하는 교육이 아닌 혁신을 받아들이는 교육을 해야 한다. 교과서에 매몰된 수업을 지양하고 새롭게 대두되는 지식과 역량을 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점수 단 몇 점을 어떻게 공정하게 부여했는가를 감시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발전시켰는가를 더 중요하게 권장해야 할 것이다. 이제 교육을 평가와 선발의 잣대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다. 변해가는 세계에서 우리 후손들이 살아남기 위한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전초기지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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