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전 위험 전선, 무너지는 천장, 곳곳 쥐구멍
직원 40여명 짬짬이 시간, 자투리 자재 활용해 주택 보수

전남대가 3월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던 김정순 할머니의 집을 보수했다. 주택보수 전(왼쪽)과 후
전남대가 3월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던 김정순 할머니의 집을 보수했다. 주택보수 전(왼쪽)과 후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전남대학교(총장 정병석)는 3월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던 노점상 김정순 할머니의 기부에 주택보수 봉사로 화답했다고 밝혔다.

전남대 직원들은 김정순 할머니의 집이 너무 헐고, 부분적으로 무너지는 등 위태롭기까지 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간단한 수리와 청소를 해드리고자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그러나 할머니의 집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지경에 놓여있었다. 퓨즈를 사용하는 옛날식 두꺼비집과 전선은 노후화해 누전·화재의 위험이 있고 안방 천장은 터져 내려앉았으며 슬레이트로 된 허름한 흙집은 쥐들이 다니는 수준이었다. 또 낡은 전등으로 집안은 어두침침하고, 마당에는 농사 부산물과 방치된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방치돼 있었다.

이에 전남대 시설과 직원 40여 명이 3개조로 나눠 돌아가며 집수리에 나서기로 했다.

보름이 넘는 시간동안 직원들은 두꺼비 집을 누전차단기로 바꾸고, 전등을 고쳐 집안을 환하게 바꿨다. 스위치도 할머니가 쓰기에 편하도록 다시 달았으며 쥐구멍을 메우고 천장 수리 및 도배와 장판도 새로 했다. 대문과 우물용 양수기 모터도 고치고, 빨래걸이와 평상도 설치했다. 마루 앞에는 섀시를 달아 외풍을 막았으며 마당 배수로도 정비했다. 5톤정도 되는 쓰레기 처리는 해보면 사무소가 도왔다.

최천호 시설과장은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은 할머니가 존경스럽다”며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작은 봉사활동에 이렇듯 고마워하시니 저희도 기쁘다”고 말했다.

김정순 할머니는 “미안해서 한사코 마다했으나, 선생님들이 이렇듯 내 집을 말끔하게 고쳐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다”며 “덩실덩실 춤이 절로 나온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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