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9' 2차 콘퍼런스 사례 발표

장순흥 한동대 총장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장순흥 한동대 총장이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미네르바스쿨과 에콜42(프랑스의 민간 소프트웨어 교육기관) 형태의 대학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9’ 2차 콘퍼런스가 11일 서울클럽 한라산홀에서 개최됐다. 2차 콘퍼런스에서는 ‘미래대학’ 미네르바스쿨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혁신교육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사례발표를 통해 미네르바스쿨식 혁신교육의 시사점, 통용성, 가능범위를 진단했다.

장순흥 총장은 “최근 셰어링 이코노미(공유형 경제)가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버(Uber·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기술 플랫폼)다. 우버는 자동차가 한 대도 없지만GM보다 (가치가) 비싸다. 또한 에어비앤비(Airbnb·숙박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는 호텔이 하나도 없는데 힐튼호텔보다 가격이 높다”면서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가 없다. 대신 학생들이 학기별로 유럽, 아시아 등을 돌아다닌다. 미네르바스쿨이 캠퍼스가 없으니 전 세계를 뛰어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은행을 예로 들면 자유 경쟁에서 기존 전통 은행이 인터넷 은행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미네르바스쿨은 사이버대학이다. 혁신적 교육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온라인 강의를 한다. 따라서 미네르바스쿨이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미네르바스쿨과 비슷한 대학이 프랑스 파리에 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란 이름의 에콜42이다. 대학에 교수가 없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미 교수가 필요 없는 시대에 와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은 1단계(전통대학), 2단계(사이버대학)수준이다. 3단계(미네르바스쿨), 4단계(에콜42) 형태의 대학도 우리나라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총장은 미네르바스쿨의 교육목표와 교육방법을 소개했다. 장 총장에 따르면 미네르바스쿨의 교육목표는 △리더십(인성) △혁신(무엇이 필요한가?) △넓게 생각할 줄 아는 능력(문제해결능력) △글로벌 시민 의식(세계시민역량)이고, 교육방법은 △Active learning(액티브 러닝·능동학습) △Flipped Learning(플립트러닝·거꾸로학습) △Convergence(컨버전스·융합) △Global Activities(글로벌 액티비티·세계적 활동)로 요약된다.

장 총장은 “미네르바스쿨은 1학년 때부터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어떤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강조한다”면서 “교육방법에서는 액티브 러닝을 가장 강조한다. 즉 티칭보다 러닝을, 지식보다 지혜를 강조한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얼마나 질문하고 토론했는지를 보기 위해 동영상 화면에 열심히 참여한 학생의 경우 빨간색이, 그렇지 않을 경우 푸른색이 표시된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플립트러닝은 학생들이 미리 예습하고 수업을 받는 것이다. 컨버전스는 예술인문학, 컴퓨터과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비즈니스의 융합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액티비티는 전 세계 7개 도시에서 수업을 받는 것으로 적어도 미네르바스쿨을 졸업하면 아시아, 유럽, 미국을 알게 된다. 좋은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네르바스쿨이 우리나라에서 적용 가능할까? 장 총장은 한동대 사례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전망했다. 앞서 한동대와 미네르바스쿨은 지난해 7월 협력 미팅을 가진 바 있다. 장 총장은 “미네르바스쿨을 어떻게 전통대학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런데 한동대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에 놀랐다”면서 “한동대는 최고의 인성과 영성을 강조한다. 무감독 시험이 대표적이다. 또한 글로벌 인재,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 총장은 “미네르바스쿨은 컨버전스를 강조한다. 학생들은 1학년 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2학년 때 전공과목 하나를 선택, 배운 것을 적용한다. 이어 3학년 때 2개 이상 전공에 학습법을 융합하고 4학년 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느냐를 한동대 교수들에게 많이 얘기한다. 교수에게 강의를 많이 하지 말고, 수업 시간에 적게 얘기하라고 말한다. 미네르바스쿨도 교수가 5분 이상 얘기하면 빨간불이 들어온다. 미네르바스쿨이 던진 물음들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개혁을 지켜보고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총장은 전통대학들의 생존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장 총장은 “전통대학이 없어질 것인지 예측했다. 과연 어떤 대학이 살아남을 것인가. 얼마 전 전통대학이 살아남는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특히 좋은 브랜드를 지닌 전통대학이 살아남을 거다. 돈이 많이 들지 않고  효율성을 갖춘 대학들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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